[앵커]
지난달 한미연합훈련을 위해 부산을 방문한 미국의 항공모함이 일반 시민들과 우리 장병들을 위한 공개 행사를 열었는데요
하지만 당시 육군 고위 간부들이 항공모함에 있던 미 최신형 헬기에 올라 기념사진을 찍다 미군의 제지를 받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해당 간부들은 비싼 장비인 줄 몰랐다고 해명했지만 부적절한 처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최기성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한 육군 대령이 환하게 웃으며 기념사진을 찍고 있습니다.
발밑에는 미 대잠헬기 '시호크'에 장착된 전방 적외선 감시 카메라가 보입니다.
야간에 적을 식별할 때 쓰는 적외선 카메라는 10억 원에 달하는 고가장비로 알려졌습니다.
사진 촬영은 미군 측이 제지할 때까지 5분여 동안 계속됐습니다.
[목격자 : (육상선수)우사인 볼트가 기념하는 (자세로) 촬영을 하고, 걸터앉아서도 찍고…. 급기야는 미군이 제지해서 사진 촬영이 중단됐던….]
지난달 19일, 부산에서 열린 미 항공모함 로널드레이건호 공개 행사 때 빚어진 일입니다.
항공모함을 방문한 육군 53사단 소속 연대장 등 고위 간부 두 명은 시호크 헬기 장비 위에 올라가 사진을 찍었습니다.
간부들이 올라간 곳은 바로 아래 고가의 적외선 카메라가 달린 이른바 플랫폼.
사진을 직접 본 군사전문가들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양욱 /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 : 장비 자체에 고장을 일으키거나 접속 부위에 문제를 일으켜서 항공기 작전에 지장을 줄 수도 있는 행위입니다.]
[신인균 /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 : 전 세계적으로 저는 플리어(적외선 카메라) 위에 사람이 올라가서 사진 찍은 것을 본 적이 없어요. 그것이 우리 군의 수준으로 비칠까 봐 아주 참 부끄럽습니다.]
이에 대해 기념사진을 찍은 군 간부는 고가장비인 줄 몰랐다면서 고의는 아니었다고 말했습니다.
육군 본부 측도 행사 당시 안내하던 미군에게 문의해 동의를 구한 뒤 사진을 찍었고, 적외선 카메라 위에 올라간 것이 아니라 단순히 플랫폼에 올라간 것이어서 문제 될 것이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육군 관계자 : 미 항공모함 내에서도 이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에 아예 어떤 보고도 있지 않았다고 했잖아요.]
사진을 찍은 군 간부들은 당초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고 성능이 떨어지는 링스헬기에 올라갔다고 보고했다가 상급부대 지적을 받고서야 시호크 헬기로 뒤늦게 정정한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군 당국은 문제가 안 된다는 입장이지만 천 여명이 넘는 부하 군인을 통솔하는 연대장급의 군 간부로서 과연 적절한 행동이었는지 논란이 적지 않습니다.
YTN 최기성[choiks7@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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