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유력 대선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내일 오후 귀국합니다.
촛불 시위와 탄핵 정국으로 큰 고비를 맞았던 정치권이 다시, 폭풍전야의 긴장감에 휩싸이고 있습니다.
[반기문 / UN 사무총장(지난해 5월) : 제가 7개월 후에 퇴임하면 무엇을 할 것이냐에 대한 질문을 한국에서만 받는 게 아니라 다른 국가 정상들도 많이 물어봅니다. 저는 어디까지나 유엔 사무총장입니다. 물론 제가 돌아오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역할을 그때 생각을 해보겠습니다만….]
자신과 국내 정치를 엮지 말라면서 항상 선을 그어왔던 반기문 전 유엔 총장은, 언제부턴가 달라지는 답을 내놓기 시작했습니다.
지난해 5월에는, 퇴임 후 계획을 묻자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역할 고민해 보겠다"라고 말하면서 대선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그리고, 현지시각으로 지난달 20일에 사실상 '대권 도전'을 선언했습니다.
[반기문 / 전 유엔 사무총장 : 현지시각 지난달 20일 "대한민국 발전에 도움이 된다, 이렇게 된다면 저는 제 한 몸을 불살라서라도 제가 노력할 용의가 있다.]
귀국 전부터 차기 대선주자로서의 존재감을 부각 시키고 있는 반기문 전 총장.
귀국 후 행보에 많은 관심이 모아진 가운데, 오늘 오전 반 전 총장 측의 첫 언론 브리핑이 있었습니다.
반기문 전 총장의 귀국 후 행보는 '국민통합'핵심으로 하는 메시지를 던지면서 시작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이도운 /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대변인 : 국민화합과 국가 통합이 주요 메시지가 될 것, 이승만, 박정희,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역에 방문하고, 또 사병묘역도 참배할 예정입니다. 팽목항은 어떻게 안 갈 수 있겠습니까? 당연히 가야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도 당연히 참배해야죠.]
반기문 전 총장은 내일 5시 반 귀국 후 승용차편으로 사당동 자택으로 귀가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다음날인 13일 국립현충원 참배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행보에 돌입합니다.
토요일인 14일에, 반 전 총장은 자신의 출신지인 충청권을 방문합니다.
반 전 총장의 귀국 후 행보에 야권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습니다.
반 전 총장이 귀국하기 전 9, 10, 11일에 야권 대선주자들이 충정 지역 일정을 잡으면서 반 전 총장을 견제하는 모습을 모이고 있습니다.
인적청산으로 내홍을 겪고 있는 새누리당은 러브콜을 지속적으로 보냈던 전과는 달리, 반 전 총장에 선을 긋도 있는 모습입니다.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연대설에 대해 "반 전 총장에게 매달리지 않겠다"고 언급했습니다.
내일 귀국을 앞둔 반기문 전 총장과 일단 전략적으로 거리를 두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인명진 / 새누리당 비대위원장 : 저는 그렇게 반기문 총장에게 매달리고 우리 당은 그렇게 안 합니다. 우리 당이 먼저 바로 서고요. 반기문 총장님 뭐 필요가 있으면 우리 정책에 맞는지 우리 이념에 맞는지도 검증해야 되고요.]
국내 정치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도 전에 이미 차기 대권 주자 여론조사에서 1, 2를 엎치락 뒤치락 하면서 존재감을 부각하고 있는 반기문 전 총장.
차기 대선 주자로 우뚝 서는 것과 동시에 여러 가지 의혹들도 함께 제기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이뤄질 혹독한 검증을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 또한 어떤 경쟁력으로 다른 차기 대선 주자들과 대결구도를 이룰 것인지.
반기문 전 유엔총장의 길이 비단길이 될지 가시밭길이 될지는 앞으로의 행보에 달린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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