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라디오(FM 94.5) [신율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7년 1월 24일(화요일)
□ 출연자 : 정동영 국민의당 의원
-호남 민심, 정치는 생물.. 고착되진 않을 것
-더민주 해놓은 일 없이 촛불민심에 편승, 이익봐
-국민의당 대안 못 미쳐 호남민심 반사이익 문대표쪽으로 가
-호남 정서, 문재인 싫지만 정권교체 현실론 작용
-국민의당 호남 지지 하락, 탄핵국면 판단착오로 역풍 맞은 것
-국민의당 빅텐트, 가능성 열려있지만 후순위
-손학규-국민의당 서로 윈윈관계
-손학규 호남 민심에 도움? 강진 칩거하며 공 들여
◇ 신율 앵커(이하 신율): 야권의 대표적인 대권주자죠. 문재인 전 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가 나란히 야권의 핵심 지지기반, 호남을 찾았습니다. 지난 총선부터, 지지율이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호남민심은, 현재 어디를 바라보고 있을까요. 전북 전주에 지역구를 두신 대표적인 호남의원입니다. 국민의당 정동영 의원, 전화로 연결합니다. 안녕하십니까.
◆ 정동영 국민의당 의원(이하 정동영): 네, 안녕하세요.
◇ 신율: 지금 호남 국민의당 같은 경우예요. 서울 지역 의원이 두 분 계시죠? 비례대표를 빼면 거의 호남 지역 의원으로 구성됐는데 지금 국민의당 인기가 총선 당시만 못하다는 얘기도 있거든요. 현 상황 어떻게 판단하십니까?
◆ 정동영: 어렵죠. 어렵지만 상황은 또 변하는 거기 때문에. 정치는 생물이란 유명한 말이 있듯, 지금 상황이 고착될 거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4.13 총선 땐 국민의당을 대안으로 선택한 건데, 그 기대에 못 미친 것이 오늘의 실망을 가져온 이유라 생각합니다.
◇ 신율: 지금 호남 민심이 더불어민주당으로 갔다고 생각하지 않으세요?
◆ 정동영: 따져보면 더불어민주당이 해놓은 일은 없거든요. 탄핵 정국에서 오히려 일관성을 잃었지요. 촛불광장에 나가는 건 당이 할 일이 아니다, 탄핵을 얘기하면 역풍이 분다, 등의 어정쩡한 자세로 나중에 편승한 셈인데. 결국 새해 대선 정국으로 옮겨가면서 이익을 봤다고 할 수 있겠죠.
◇ 신율: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가 호남을 이틀 연속 방문했죠. 미워도 다시 한 번 손을 잡아달라고 얘기했는데 어떻게 보시는지요.
◆ 정동영: 읍소를 한 것 같은데요. 현재 호남 민심은 혼란스럽다고 말씀 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첫 번째 목표는 정권 교체고요. 대한민국 다수 국민과 같지만 특히 간절함이 있죠. 그리고 정권 교체만이 아니라 기득권 구조를 청산하란 강력한 요구가 호남 민심의 바닥에 있는데, 현재로선 국민의당이 대안에 못 미치니 반사이익이 문 대표 쪽에 가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대안 부재 상황 속에서. 호남 정서에 ‘문재인이 아니었으면 좋겠는데’란 생각이 있는데 ‘현재로선 그가 1등 아닌가’란 현실론이 작용하는 걸로 보입니다.
◇ 신율: 대안 부재 상황이라고 하시는데, 안철수 대표는 지금 대선이 ‘안철수 대 문재인’의 상황이라고 계속 말씀하시지 않습니까.
◆ 정동영: 다시 대안이 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죠. 사실 지난 4월 총선 이후엔 호남에서 압도적으로 안철수 전 대표에 대한 기대가 컸었죠. 지난 9개월 간 무슨 일이 있었는지 되돌아 볼 수밖에 없습니다. 9달 동안 지난 총선에 밀어주셨던 국민적 기대를 놓지 말고 그 길을 갔어야 했는데, 벗어난 거죠. 크게 봐서 두 번의 결정적 실패가 있었죠. 하나는 총선 2달 후에 이른바 리베이트 파동이란 게 있었죠.
◇ 신율: 1심에선 무죄 판정이 났죠.
◆ 정동영: 네, 여기서 무너졌죠. 법원에 의해 전원 무죄가 선고됨으로 굉장히 억울한 측면이 있었죠. 이건 회복 가능하다고 봅니다. 두 번째는 작년 12월 2일, 이른바 조기 탄핵 국면에서 어정쩡하게 했던 게 역풍을 맞은 것. 이건 판단착오라 할 수 밖에 없죠. 계속 광장과 함께 해오다가 마지막 순간에 국민의당이 발을 헛디딘 거거든요. 마치 탄핵 반대세력처럼 매도된 것, 여기서 큰 타격을 받았죠. 이 두 번의 실패가 당에 큰 상처로 남았고 호남에서도 실망감으로 이어졌다고 생각합니다.
◇ 신율: 이런 상황을 회복할 수 있다고 보시는 거잖아요.
◆ 정동영: 지금은 국민의당을 만들 때의 초심을 새기면서, 현재의 국면은 촛불시민혁명이라 일컬어지는 광장의 열기가 아직도 계속되고 있지 않습니까. 촛불시민혁명이 바라는 ‘세상이 확 변했으면 좋겠다’, 재벌개혁, 검찰개혁, 언론개혁도 하고 적폐를 청산하라는 요구에 가장 적극적으로 응답하는 정치세력이 국민의당이 될 때, 국민의당이 야당다운 야당으로서 우리 대안이 될 수 있다 싶을 때 신뢰가 살아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신율: 반기문 전 총장이 입당할 가능성은 어떻게 보십니까?
◆ 정동영: 굉장히 낮다고 봅니다. 이 문제에 있어선 원칙을 가지고 갔으면 합니다. 반기문은 반기문이고 우리가 가야할 길은 광장 시민의 요구에 응답해야 한다는 줄기를 잡고 갔어야 했는데, 계속 창밖을 보면서 갔던 거거든요. 누구랑 손잡아야 한다, 영입해야 한다, 이걸 정치공학이라고 말할 수 있거든요. 정치공학에 골몰하는 정당처럼 보인 게 결정적 패착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이라도 중심을 분명히 하면서 국민의 가슴 속에 원하는 게 무엇인가를 계속 묻고 답하고. 지금은 국민 앞에서 정당이 국민을 이끄는 국면이 아니라, 국민에게 물어야 하거든요. 뭐를 국민이 답답해하고 가려워하는지 찾아내고 여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게 중심이어야 하겠죠.
◇ 신율: 국민의당이 빅텐트에 들어가는 걸 어떻게 보세요?
◆ 정동영: 정치는 생물이기 때문에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그건 후순위에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설사 빅텐트라 하더라도 그 중심에 국민의당이 나름의 원칙을 가지고 서야 의미가 있지, 지금 거론되는 빅텐트의 구성 요소는 정당이 아니거든요. 국민의당은 원내교섭단체를 갖고 있는 명백한 소수정치세력인데 여기 흔들려선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 신율: 손학규 전 대표 영입가능성 얘기도 있던데요.
◆ 정동영: 손학규 전 대표는 국민의당과 몇 가지 공통분모가 있죠. 예전에 같이 당을 했던 처지고, 손 전 대표는 지금 새로운 당을 만들기 어려운 상황이고 국민의당은 문호가 개방됐단 입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서로 윈윈 관계에 있는 건 맞습니다.
◇ 신율: 손학규 대표가 호남에 상당한 지지기반을 갖고 있단 말도 있던데요.
◆ 정동영: 그간 공을 많이 들였지 않습니까. 강진에 칩거하면서 나름의 공을 들여왔죠.
◇ 신율: 정병국 대표께도 여쭤봤는데요. 새누리당 인명진 위원장이 ‘징벌적손해배상제도’를 하겠다, 소위 말해 경제 정책 좌클릭이란 말이 나오거든요. 어떻게 보세요?
◆ 정동영: 지금 저희 경제가 벽에 부딪혔죠. 몇십년 간 해오던 재벌, 수출, 제조업 중심의 방식으로는 가기 어렵게 됐는데. 현실적으로 중소기업은 우리 일자리의 88%를 차지하고 있고, 중소기업의 활력이 나와야 일자리 문제와 성장에서 희망이 생길 텐데. 지금 사실 노예제도라 일컬어질 만큼 재벌의 일방적 횡포가 강합니다. 그래서 징벌적손해배상제 얘기가 재벌 개혁의 한 요소로 제기되는 건데요. 다른 거 없습니다. 법대로 하면 되고 법의 미비한 점을 고치면 됩니다. 지금 국회에 계류된 여러 가지 재벌개혁 관련법이 있는데, 그간 재벌의 벽에 부딪혀서 한 걸음도 못 나간 게 있어요. 상법 개정안도 그렇고, 공정거래법 개정안도 그렇고. 이걸 2월 국회에서 처리하는데 새누리당이 어떤 태도를 보일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신율: 잘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정동영: 네, 감사합니다.
◇ 신율: 지금까지 국민의당 정동영 의원이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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