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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새아침] 헌법학자가 말하는 최적의 ‘개헌 타임테이블’은?

2018.04.25 오전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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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새아침] 헌법학자가 말하는 최적의 ‘개헌 타임테이블’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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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8년 4월 25일 (수요일) 
□ 출연자 :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개헌 중단되는 불상사, 국회 직무유기 역사적으로 비판 받아야
-사소한 개정하나 못 바꾸다니...한국 정치 실종 
-국회 파행 속 국민투표법 개정 시한 연장한들 의미 없어
-대통령 개헌안 유효한 상태, 국회는 헌법대로 개헌안 심의해야 
-대통령 개헌안 철회 후 국민 여론 모아 국회 개헌 합의한 도출해야
-개헌 시점, 올해 안으로 처리하는 것이 적절
-손 놓고 있을 때 아냐...국민들에게 향후 개헌 계획 제시해야

◇ 백병규 앵커(이하 백병규): 오는 6월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 동시 추진이 결국 무산됐습니다. 개헌 국민투표를 하기 위해서는 국민투표법 개정이 필수적인데 국회가 그 시한을 그대로 지나친 탓이죠.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께 다짐했던 약속을 지킬 수 없게 돼 안타깝다”, “개헌안에 대해서는 남북정상회담 후 결정하겠다” 이렇게 이야기했는데요. 이제 차기 개헌 시점으로 관심이 이어지고 있기도 하죠. 관련해서 헌법 학자인,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한상희 교수, 전화로 연결해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이하 한상희):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 백병규: 국민투표법 개정이 결국 무산되면서 6월 지방선거와 개헌 동시투표도 사실상 어렵게 됐습니다. 어떻게 보셨나요? 

◆ 한상희: 참 안타까운 일인데요. 전부터 예상되기는 했습니다만 그래도 개헌이라는 아주 중차대한 국가의 운명이 걸린 그런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국민투표법이라는 가장 주변적인 법 개정이 빌미가 돼서 개헌의 과정이 중단돼야 하는 이런 불상사가 벌어지는 것은, 이것은 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어떻게 보면 국회가 위헌적인 법률을 개정해야 한다는 그런 원론적인 의무 외에도, 개헌과 관련해서 국민과 소통하면서 국민들에게 국가의 운명을 결정권을 넘겨주는 그런 국회의 직무를 유기했다는 점에서는 상당히 이것은 역사적으로도 비판을 받아야 할 일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듭니다.

◇ 백병규: 문재인 대통령이 “상식으로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비상식적인 우리의 정치를 이해하기 어렵다” 이렇게까지 이야기했는데. 이런 상황이 우리 정치권에서는 너무나 당연시되고 있지 않나 싶기도 해요.

◆ 한상희: 개헌이라는 것은 사실 중대한 국가 운영의 방식이거든요. 그리고 정치의 최극단에 존재하는 것이 헌법을 바꾸는 것이죠. 어떻게 보면 일부에서는 ‘21세기의 혁명은 개헌으로 이루어진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그렇게 중요한 국가적인 업무를 이런 식으로, 개헌의 내용에 대해서 또는 ‘우리가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진지한 고민도 열어보지 못한 채 가장 주변적이고 절차적인 이런 사소한 개정 하나를 바꾸는 걸로 해서 아무것도 못하게 되는 이 상황은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에서는 정치가 실종되었다. 그렇게 비판받을 만한 일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 백병규: 정치가 실종되었다, 이런 이야기신데요. 이런 이야기도 있습니다. 27일, 사실 거의 가능성이 없는 일이기는 한데, 27일까지 국민투표법을 개정하면 그래도 6월 지방선거와 동시 개헌 가능하다, 이런 이야기도 있습니다.

◆ 한상희: 국민투표법 개정 시한은 선거관리위원회에서 국민투표 하는 날로부터 50일 전까지는 개정이 돼야 사무 준비를 하고 특히 재외국민 부재자신고 같은 그런 절차를 처리할 수 있다고 해서 시한이 정해졌는데요. 일정을 조금 당기고 업무를 효율적으로 하면 약간 여유는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27일이든, 또는 이 달 말까지도 가능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아주 무리한다면. 그러나 지금 문제의 상황에서 이미 국민투표법의 개정 시한은 지났다는 것이 언론 보도를 통해서 알려졌고, 또 개헌을 반대하고 있는 자유한국당 입장이 변화가 없는 상황이라면 굳이 27일 또는 그 이후까지 연장하는 것은 그렇게 의미가 없을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 백병규: 27일, 30일 이렇게 거론하는 것 자체가 별로 무망한 이야기다, 이런 이야기고요. 국민투표법 개정안은 무산됐습니다만 문 대통령이 발의한 대통령 개헌안, 아직 유효한 상황이잖아요.

◆ 한상희: 그렇죠. 국민투표법이 개정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대통령이 발의한 개헌안의 효력이 흔들리고 하는 것은 아니고 여전히 살아있는 것이죠. 따라서 국회는 대통령이 철회하지 않는 한 헌법에 정한 대로 대통령의 개헌안에 대해서 심의를 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 백병규: 그 시한이 5월 24일인가로 돼있죠?

◆ 한상희: 네, 그렇습니다.

◇ 백병규: 그렇다면 국회에서는 이런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는데요. 6월 지방선거 때 같이, 만약 국민투표법 개정을 하지 않고 이것을 심의한다는 것은 국민투표법에 부칠 수 없는 개헌안을 가지고 심의하겠다는 거잖아요.

◆ 한상희: 네. 그러니까 적어도 절차적으로는, 형식적으로는 무의미한 심의가 되는 것이죠. 물론 헌법 개정안에 대해서 국회가 심의한다는 것은 국민투표에 부치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사실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국회의원들이 그에 대해서 찬반토론을 하면서 그걸 지켜보는 국민들이 개헌안의 내용이 어떤 것이고, 어떤 장점이 있고 어떤 단점이 있고, 그래서 우리의 삶은 어떤 식으로 바뀌어나갈 것인가, 이런 정보를 얻게 되는 아주 소중한 그런 장이 되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이 심의의 과정을 통해서 국민들은 자신들의 의견을 여론의 형태든 또는 집단적인 청원의 형태든 이렇게 표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자체로써도 의미 있는 건 사실입니다.

◇ 백병규: 국회 심의 과정이 개헌안에 대한 국민들이 이해를 돕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 이런 이야긴데요. 청와대 내에서도 이것을 철회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두고 상당히 논란이 있는 것 같은데요. 한상희 교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한상희: 참 어려운 정무적인 판단을 해야 할 것 같은데요. 사실 헌법학자의 입장에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국회에서 심의하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긴 합니다만, 문제는 철회하지 않고 국회에서 심의를 하고 나중에 폐기되는 이런 과정을 거치게 되면 그다음 개헌의 작업에 조금 차질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래서 지난 촛불집회 때 촛불 시민들의 일치된 의견이 헌법을 바꿔서 새로운 나라를 만들자. ‘이게 나라냐’ 하던 그런 시대에서부터 ‘살 만한 나라를 만들자’ 라는 그런 요구들이 있었던 만큼 조금 그래도 일정을 고려해가면서 현재의 대통령 개헌안을 철회하고, 다만 그 대신 국회를 압박해서 국회가 중심이 돼서 새로운 개헌안을 만들 수 있도록. 그래서 국민들의 여론을, 의견을 모을 수 있는 그런 절차를 만들어나가도록, 그렇게 절차를 열어갔으면 좋겠습니다.

◇ 백병규: 일단 대통령 개헌안은 철회하고 국회에서 개헌안을 합의해서 개헌 합의안을 도출할 수 있도록 해나가는 게 중요하겠다, 이렇게 얘기하셨는데요. 그래서 이 부분은 그럴 개연성은 저희가 따져봐야겠습니다만, 만약 5월 24일 전까지 대통령 개헌안에 대해서 여야 합의가 이루어진다. 지금으로서는 별로 무망해 보이긴 합니다만, 그럴 가능성을 상정한다면 그 다음에는 어떻게 되는 건가요?

◆ 한상희: 헌법 130조에서는 국회에서 개헌안에 대해서 의결하게 되면 의결한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국민투표에 부치게 되어 있거든요. 그런데 지금 국민투표법은 위헌으로써 현재로선 무효입니다. 헌법재판소가 헌법불합치 판단을 한 14조는 무효가 되어서 국민투표에 참여할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가 지금 확정돼 있지 않은 상황입니다. 투표할 사람이 없는 것이죠. 그러다 보니까 30일 이내에 국민투표에 부칠 수 없는 상황이 돼버리는 거죠. 설령 경우에 따라서는 5월 24일 합의가 되고, 그래서 6월 13일이 아니라 다른 날짜에 국민투표를 하고 그 날짜에 소급해서 국민투표법을 개정하면 되긴 하는데요. 사실 그렇게 되면 지방선거와 국민투표가 너무 촉박하게 이어서 이뤄진다는 이런 단점이 있기 때문에 그것은 좀 그렇게 가능해 보이진 않죠.

◇ 백병규: 그런데 이런 일이 자주 있나 모르겠어요. 국민투표법에 대해서 헌법재판소가 헌법불합치 판결을 내리지 않았습니까. 그것은 위헌이지만 혹여라도 있을 수 있는 국정운영의 단절을 우려해서 언제까지 고쳐라, 이렇게 이야기한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계속 이런 위헌 상태를 국회가 시한이 넘겨서까지도 방치하는, 이런 경우가 자주 있는 일인가요?

◆ 한상희: 사실 제가 알기로는 국회는 헌법재판소에서 위헌판결 결정을 내리거나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면 제때제때 결정을 한 걸로 알고 있거든요. 그런데 국민투표법 같은 경우에는 아마도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고 그 이후까지도 국민투표를 할 일이 있겠느냐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것은 국회가 조금 부주의하게 직무유기를 한 것이죠.

◇ 백병규: 그러다가 이게 쟁점이 되다 보니까 더욱 더 하기 힘들어진 이런 상황이 됐군요.

◆ 한상희: 네. 사실 그런 점에서는 아무것도 아닌 법 개정인데 그게 개헌이라는 중차대한 국가적인 정책을 앞두고 아주 중요한, 어떻게 보면 정책적인 수단이 돼버린 거죠.

◇ 백병규: 걸림돌이 된 거죠. 알겠습니다. 여야도 개헌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있는 만큼 언제 다시 또 개헌 시점을 잡을 수 있을까, 이게 관심사이긴 한데요. 자유한국당에서 9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2020년 총선과 함께하는 방안도 가능하지 않겠느냐, 이런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는데 어떻게 보고 계시나요?

◆ 한상희: 저는 2020년 국회의원 선거 때 같이 하자는 주장은, 사실 그때는 또 대통령 정권 말기도 되고 이러다 보니까 어떻게 보면 개헌의 후속작업을 하는 데 조금 어려움이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쇠는 달구어졌을 때 두들기라는 말이 있듯이 이제 개헌 논의가 이뤄졌던 이 상황이라고 한다면 적어도 9월이라든지 올해 안으로 처리하는 것이 저는 맞다고 생각하고요. 다만 중요한 것은 지금 국민투표법 개정 시한이 지났다는 이유로 그냥 손 놓고 있을 것이 아니라, 적어도 앞으로 개헌을 어떤 절차에 의해서 어떤 시한으로, 그리고 어떤 일정으로 진행할 것인지 여야가 합의하고 그 합의된 내용과 대통령이 다시, 이런 말이 어떨지는 모르겠습니다만 MOU를 체결한다는 식으로 합의해서, 그것을 국민들에게 공포함으로써 헌법 개정에 대한 어떤 명확한 전망을 국민들한테 제시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는 헌법 개정 절차법을 제정하는 것도 방법일 것 같고요. 분명한 것은, 가장 중요한 것은 향후 언제까지 어떤 절차를 통해서 국민들의 여론, 의견을 수렴하고 그걸 바탕으로 해서 어떻게 해서 헌법을 개정하겠다는 확실한 전망, 이걸 제시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백병규: 여야 간에 이견 차가 큰 만큼 앞으로 이견들을 어떤 방식을 통해서 조율해내고 어떻게 정리할 것인가, 이런 것까지 포함해서 개헌 일정에 대한, 정부여당은 물론이고 정치권이 동의하는 일정표를 제시할 필요가 있겠다, 방식을 제시할 필요가 있겠다. 이렇게 이해해도 되겠군요.

◆ 한상희: 그렇죠.

◇ 백병규: 마지막으로 하나만 간단히 여쭙겠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만약 여야 간에 이견차가 큰 권력구조 개편에 대해서 합의하지 못한다면 나머지 사안이라도 하면 어떻겠느냐’ 이렇게 제시한 바 있거든요. 이런 제안은 어떻게 보십니까?

◆ 한상희: 이건 사실 권력구조의 개편이라는 것은, 그것은 촛불 시민들의 요구사항에서 조금 벗어나 있는 것입니다. 실제 촛불 시민들이 ‘이것이 나라냐’고 이야기했을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너무나 당연한 헌법상의 기본권을 보장받지 못하고, 그래서 삶의 질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그런 잘못된 사회체제가 이뤄졌다는 것에 대한 비판이었거든요. 이렇게 본다면 개헌의 초점은 권력구조가 아니라 어떻게 보면 기본권의 개정이라든지 지방분권이라든지 이런 데를 향해 있어야 합니다.


◇ 백병규: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한상희: 네.

◇ 백병규: 지금까지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한상희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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