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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경제] 광주형 일자리, 정부는 현대차에 주도권 줘야

2018.11.23 오후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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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경제] 광주형 일자리, 정부는 현대차에 주도권 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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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혜민 PD

■ 대담 : 신세돈 숙명여대 교수, 박상인 서울대 교수



[생생경제] 광주형 일자리, 정부는 현대차에 주도권 줘야






◇ 김혜민 PD(이하 김혜민)> 한 달에 한 번 만나는 분들입니다. '토론 아니고 수다, 신박세상'의 두 주인공. 숙명여대의 신세돈 교수, 서울대 박상인 교수 나오셨어요. 안녕하세요?

◆ 신세돈 숙명여대 교수(이하 신세돈)> 네, 안녕하세요.

◆ 박상인 서울대 교수(이하 박상인)> 네, 안녕하세요.

◇ 김혜민> 오늘 신박세상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최근 가장 큰 노동계 이슈라고 할 수 있는 광주형 일자리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신박세상에서 두 분과 이야기하려고 이걸 아껴놨는데요. 먼저 광주형 일자리가 어떤 것인지 우리 박 교수님께서 쉽게 설명해주세요.

◆ 박상인> 기본 아이디어는 임금을 기존 업계의 절반 수준으로 줄이는 대신에 일자리를 늘리자는 아이디어고요. 광주시가 현대차에게 제안한 겁니다. 구체적으로 광주시와 현대차, 그리고 차입하는 것을 포함해서 7,000억 규모를 투입해서 광주에 빛그린 산업단지를 만들고, 여기서 경형 SUV 연간 10만 대를 생산하고 1,000명 정도 직접 고용하겠다는 아이디어였고요. 노사 간에, 또는 정부하고 같이 협의하는 사항이 임금의 적정성, 노동시간을 어떻게 할 것인가, 또 노사책임 경영, 원하청 관계 등 네 가지 쟁점이 있습니다. 네 가지 쟁점에 대해서 지금 합의가 나오지 않으면서 상당히 어려움을 겪고 있고요. 시와 정부는 임금이 줄어드는 것 대신에 주거, 문화, 복지, 보육, 이런 지원을 통해서 보존하겠다는 게 기본적인 아이디어입니다.

◇ 김혜민> 그러니까 주거나 복지에 들어갈 비용을 사회에서 전반적인 시설로 만들고, 그것을 월급에서 빼겠다는 거죠, 쉽게 말하면요.

◆ 박상인> 그렇죠. 임금이 줄어드는 것을 그렇게 보존해주고, 그리고 일부 노동시간도 줄이고요. 그래서 일자리를 늘리자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것이죠.

◇ 김혜민> 아까 우리 박 교수님께서 4대 쟁점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사실 신 교수님. 이 4대 쟁점을 해결 못 해서 모든 노사가 고생하고 있는 것 아닙니까? 쉬운 일은 아닌데요. 이게 노사 상생의 모델이라고는 하지만, 노사 분쟁의 새로운 모델이 되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갈등이 큽니다. 분쟁이 된 쟁점에 대해서 조금 더 설명해주시겠어요?

◆ 신세돈> 굉장히 많은 것 같아요. 가장 현안이 되는 게 임금 수준 문제. 임금 수준 문제도 사실 들여다보니까 광주시가 조금 오락가락한 것 같아요. 3,500만 원이라고 했다가 또 다른 얘기를 했다가요. 임금 수준에 대해서 현대차 쪽과 광주시 또는 노사정협의회 쪽에서의 생각이 다른 것 같고, 현대차는 앞으로 5년 동안은 임단협을 중단하자, 그래서 더 이상은 임금 문제나 근로 조건 가지고 서로 ‘밀당’ 하지 말자, 이런 부분에 대해서도 광주시는 난색을 표현하고 있고요. 그다음에 노동 이사제를 도입하자고 하는 요구에 대해서도 현대차는 조금 어렵다고 하고 있고요. 차종에 대해서도 현대차는 소형, 경형 SUV, 휘발유 차 중심으로 만들겠다고 하는데, 또 다른 쪽에서는 전기차, 수소차라고 말하고 있고요. 그러니까 들여다보니까 도대체 합의하는 쪽이 별로 없는 정도로 협상이 진척되면 될수록 새로운 이슈들이 나오면서 문제가 복잡해지는 것 같아서 저는 문제를 조금 심플하게 했으면 좋겠어요. 뭐냐면, 현대차가 공장을 운영하는 주체잖아요? 현대차의 주도하에서 광주시가 일자리를 만든다는 차원에서 주도권을 현대차에 조금 더 주는 쪽으로 일단은 앞으로 5년 동안만 해서 시작을 하는 게 좋은데요. 서로 양쪽이 너무 당기다 보니까 출범도 하기 전에 저는 오히려 탈선할 가능성이 큰 것 같아요.

◇ 김혜민> 기차가 출발하기도 전에 탈선할 것 같다. 결론부터 신 교수님이 말씀해주셨어요. 일단 현대차가 리드해서 출발이라도 하자고 말씀하셨고요. 그러면 박 교수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 박상인> 글쎄요, 이게 정부가 주도적으로, 특히 광주시가 주도적으로 시작하면서 현대차라든지, 노동조합이라든지, 지역 노동계가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끌고 가면서 생긴, 어떻게 보면 필연적으로 일어날 수밖에 없었던 생각입니다. 폭스바겐 아우토 5000 모델 가지고서 광주형 일자리가 만들어진 배경이라고 얘기하는데요. 사실 보면 폭스바겐 아우토 5000이 만들어졌을 때는 폭스바겐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게 됩니다. 필요성이 있어서요. 그러면서 또 역시 노동조합이 필요성이 있었기 때문에 합의가 이루어진 것이고요. 거기에 정부는 보조적으로 도와주는 역할을 했었는데, 우리는 거꾸로 정부가 주도적으로 하겠다. 일자리 창출에 대한 과욕이라고 저는 생각이 들고요. 그래서 이런 세부적인 측면에서 우리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습니까? 세부적인 문제에 대해서 조율되지 않은 상태에서 밀어붙이다 보니까 오히려 될 것도 안 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 김혜민> 그런데 이게 노사 상생 모델이라고 처음에 정부에서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기업이 상생의 모델을 같이 이끌어주면 되는데, 사실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에 정부가 주도적으로 해보자고 해서 시작된 것이었잖아요? 배경이 사실은 기업이 주도적으로 상생 모델을 못 만들었기 때문에 정부가 해보자는 것 아니었나요?

◆ 신세돈> 서로 상(相)이라고 하는 상생에서 아까 말씀하시기를 기업이 상생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했다는 부분은 분명히 어폐가 있죠. 상생이라고 하는 것은 양쪽이 다 만들어야 하는 것이 상생이잖아요. 그리고 저는 깔창을 까는 것은 기업이란 말이에요. 그러니까 이번 모델도 광주시에서 주도했지만, 무엇을 이해해야 하냐면 결국은 이 공장을 끌고 가고, 그리고 이 공장을 성공시켜야 할 주체는 기업이란 말이에요. 그래서 저는 조금 더 기업한테 많은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

◇ 김혜민> 정부가 기업에 인센티브를 많이 주고, 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신세돈> 폭스바겐도 그랬잖아요. 폭스바겐도 주도는 폭스바겐이 하고, 저는 그런 차원에서 여태까지 진행된 스토리를 보면 앞뒤가 완전히 바뀐 것이다. 현대차가 끌어가는 것이라는 거죠. 그렇게 하면 성공할 수가 없다. 그래서 조금 더 현대자동차가 운신의 폭을 더 넓힐 수 있는 쪽으로 가되, 그동안 대기업들이 근로자들에게 해오지 못했던 상생의 불만족스러운 부분들을 광주시가 점진적으로 다잡아 나가는 방향으로 가면 되는 것이고요. 그런 면에서 노조나 정부 쪽에서는 조금 양보하고, 이해력을 넓히고 하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저는 문재인 대통령이 이야기하시는 게 포용인데요. 왜 자꾸 포용을 한쪽에만 강요해요? 기업에만 포용을 강요해요?

◇ 김혜민> 상생을 왜 기업에만 말하느냐고 저한테 말씀하신 것처럼요. 제 말에 어폐가 있다고 말씀하셨어요. 그러면 인정합니다. 상생이라고 하는 건 서로 해야 하는데요. 그러면 노동자 측에서 제가 이야기를 해볼게요. 민주노총, 특히 이번 광주형 일자리에 깊이 관련된 것이 현대차 노조잖아요? 현대차 노조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귀족 노조다, 고용 세습이다. 지금처럼 이렇게 경제가 좋지 않을 때 정말 상생을 위해서는 노동계도 한발 대승적인 양보를 해야 하지 않나 하는 내부 지적도 있거든요? 박상인 교수님, 어떻게 생각하세요?

◆ 박상인> 동의하고요. 그런데 기본적으로 노사정 협의체가 제대로 작동 안 되는 것은 심각한 삼자 간의 불신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불신을 해소할 수 있는 근본적인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이 아쉽다. 그런 상황에서 노사정을 통해서 뭘 한다고 할 때 제대로 되기 어렵다는 게 우리 과거의 경험이고요. 현재도 그게 반복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먼저 하나 들고요. 두 번째는 광주형 일자리의 아이디어가 사실 우리나라에서 제대로 하려면 광주가 아니라 군산에서 해야 했어요.

◇ 김혜민> 그래서 지금 군산이 오라고 했잖아요.

◆ 박상인> 예를 들어서 폭스바겐 같은 경우에도 2000년대 초에 무슨 일이 있었냐면, 동유럽 국가들로 생산기지를 이동해가려고 하면서 독일 지역에 있었던 공장을 폐쇄하려고 했던 것이죠. 그러면서 지역 사회나 여론이 악화되고, 그게 폭스바겐에게 굉장한 압력으로 작용한 겁니다. 시설의 한 5,000명, 반 정도 줄여서 하고, 노동시간도 줄이고, 임금을 줄이는 대신에 생산을 계속하는 식으로 합의가 이루어지고, 그래서 독립 자회사를 세우는 일련의 과정들을 거쳤던 거죠. 우리 상황을 생각해보면, 광주가 아니고 군산에 대우 GM의 경우가 더 비슷한 경우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그런 경우에 대우 GM과 노사가 잘 합의할 수 있도록 정부가 역할 하는 게 더 바람직한 상황이었는데, 광주 같은 경우는 있는 공장을 폐쇄하고 하는 것이 아니고 새로 만들겠다고 하는 것이죠. 그러니까 오히려 많은 문제점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경형 SUV를 만들겠다고 하는 것은 울산에서 현대차가 만들려고 하고 있는데, 만약에 이게 우리 내수에서 소화될 만큼 될 것이냐, 수출하는 만큼 될 것이냐, 가격 경쟁력으로 유지될 것이냐, 이런 많은 의문들이 생기는 것이죠. 이게 기본 외국에서 어떤 것이 성공을 했을 때 국내에 도입하는 것이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하는 것이 바람직할까 하는 고려가 없이 잘되니까 무턱대고 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고요. 노동조합 말씀을 아까 하셨는데, 지금 경제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고, 그런 것을 기본적으로 우리가 회피하고 경제 구조를 원활하게 바꾸기 위해서 저는 시장 매커니즘이 기본적으로 작동하는 유인이 있어야 하지만,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노사정과 같은 조금 더 주도적인 역할이 필요하다는 것에 절대로 공감하고요. 그렇기 위해서는 노사 간의 불신, 정부와 노동계, 정부와 기업 간의 불신 문제가 해소될 수 있어야 한다. 해소의 단초는 그러한 역할을 할 수 있는 분들의 면모가 일신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동안은 비서실장이라든지, 여당의 원내대표 등 굉장히 자극적인 이야기를 하셨어요. 협상 과정에서 많은 좌절이 있고, 실망이 있어서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공식적으로 그렇게 좌절적인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그런 것부터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 김혜민> 수요일에도 민주노총 대변인 하고 인터뷰를 했는데, 원내대표 이야기에 상처를 많이 받았더라고요. 그런 것들이 점점 불신의 늪으로 들어가게 되는데, 정부의 역할이라는 지적을 두 분이 계속해주고 계세요. 제가 신 교수님께 여쭤볼게요. 정부, 이런 평가가 있어요. 충분한 조사와 법률 검토 없이 광주에서 재선을 노리는 전임 시장이 급하게 협약안에 합의했고, 또 대통령 직속 일자리 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낸 후임 시장도 조급한 거예요. 그래서 속도를 낸 것 아니냐? 이런 지적이 있습니다. 어떻게 보세요?

◆ 신세돈> 저는 타당한 말씀이라고 봅니다. 왜 타당하냐고 보냐면, 저는 이 프로젝트가 성공하려면 일단 광주를 뛰어넘어야 해요. 광주라는 말 때문에 정치적인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고, 따라서 아까 군산도 저는 가능성 있는 부분이라고 보지만, 울산도 만만치 않다는 거죠. 따라서 저는 이 부분이 성공하려고 하면 기존 자동차 업체에 있는 분들이 특히 은퇴를 앞두거나 은퇴한 지 얼마 안 되는 분들이 충분히 싼 인건비로 일할 수 있는 의욕이 있는, 그리고 숙련된 기술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있단 말이에요. 저는 그래서 이 광주형 일자리가 성공하려면 은퇴했거나 은퇴하려고 하는 기존의 숙련된 노동자들을 들여오면, 전혀 자동차에 몸담지 않았던 젊은 사람들을 끌고 들어와서 많은 분량을 내는 것보다 훨씬 더 성공할 확률이 높다고 보기 때문에 이런 공장을 세운다고 하면, 광주로 국한할 것이 아니라 광주면, 광주도 하고, 울산도 하고 해서 5만 대 정도. 5만 대만 해도 굉장히 큰 공장이에요. 자꾸 10만 대, 20만 대, 이렇게 간이 부어서 큰 공장만 할 생각을 마시고요. 왜냐하면, 영국이나 이탈리아에 가보면 연간 생산 대수가 1만 대, 2만 대 만드는 공장들이 많거든요. 저는 그래서 이게 광주라는 말이 들어갔기 때문에 정치적인 비판이 나올 수 있다는 부분은 충분히 동의하면서 문제의 본질은 그것이 아니고, 자동차 관련 업종에서 근무하던 많은 분들이 연령이 되어서 나오시는 분들 있는데요. 나오면 당장 할 일이 없잖습니까? 이런 숙련된 노동을 값싼 가격과 경험을 살리는 쪽으로 흡수하고요. 그리고 공장에서는 새로운 차라든지 해서 굉장히 윈윈할 여지가 많은 부분이라고 봅니다.

◇ 김혜민> 또 다른 의미의 상생이네요.

◆ 신세돈> 그렇죠. 저는 정치권들이 자꾸 자기의 정치적인 이익을 위해서 숟가락, 젓가락 놓고 끼어들지 말고, 이것은 놔둬라. 놔두면 잘될 수 있는 부분인데, 정치권들이, 중앙정부든, 지방정부든, 너무 이렇게 자기의 공적을 위해서 또는 스트레스에 쫓기다 보니까 서둘러서 일이 오히려 거꾸로 되는 경향이 있다고 보는 거죠.

◆ 박상인> 신 교수님 말씀에 전반적으로 동의는 하는데, 하나는 퇴직자분들로 해서 값싸게 한다는 것은 지금 우리 자동차 산업의 상황을 볼 때는 그게 가능한가, 하는 생각이 먼저 들어요. 왜냐하면, 지금 생산량이 막 늘고 해서 더 일자리가 필요하고, 이런 상황이 아니거든요. 현대차라든지, 1차, 2차 부품업체들이 굉장히 어려운 상황에 있습니다. 구조조정의 과정을 거칠 수밖에 없는데, 그런 과정에서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원하청 관계의 왜곡을 바로잡을 수 있는 지혜를 모으는 아이디어 차원에서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고요. 그것은 기존에 생산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 이런 아이디어가 적용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어차피 지금 상당한 구조조정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노사 간의 불신, 또 정부와 노동조합, 기업의 불신이 심각한 상태에서는 상당히 나빠질 때까지 내버려질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그것을 막는 방법으로 이러한 상생 모형 같은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 신세돈> 그런데 자동차 공정이라고 하는 것은 가보면 알겠지만, 숙련된 노동이냐, 숙련되지 않은 노동이냐에 따라서 자동차 품질에 굉장한 영향을 줍니다. 공장을 세우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그 공장에서 나오는 제품들이 호응을 받고, 품질에 문제가 없어야 하거든요. 그러면 품질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숙련공입니다. 그 숙련공을 자동차업에 전혀 종사해보지 못했던, 설사 자동차 고등학교를 나왔다고 하더라도 이런 분들을 투입해서 만든다고 하면, 최소한 4, 5년 동안 엄청난 품질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차원에서 숙련된 노동자들, 특히 정년을 앞둔 분들에 적용하는 것이 자동차 산업에 가장 좋다고 봐요.

◇ 김혜민> 신 교수님은 조금 효율적인 측면으로 상생 모델을 사용해보자는 뜻 같고요. 박상인 교수님은 아주 본질적인, 상생에 접근할 수 있는 모델로 만들어보자는 것 같아요. 맞나요?

◆ 박상인> 네, 맞습니다. 그리고 신 교수님이 말씀하신 숙련공 문제가 사실은 굉장히 중요한 문제인데요, 자동차 조립에서요. 그래서 사실은 노사 양쪽 다 조금 광주형 일자리에 대해서 확신을 못 하는 거죠. 폭스바겐 아우토 5000과 다른 점이 거기에 있는 거죠. 거기서는 기존에 일하던 분들이 한 1만 명 실직될 위기에 있었고, 생산량을 줄이고, 임금도 줄이고, 근로시간도 줄이면서 상생하는 협약을 할 수 있는 유인들이 있었죠. 그런 어려움들이 오기 전에 이런 모형이라는 것이 작동하기가 어려운데요. 제가 걱정하는 것은 우리의 현실은 그런 어려움이 오더라도, 예견이 되더라도 이런 모형이 나올 수 없는 사회적인 구조가 되어 있다. 이런 사회적인 불신의 문제를 해소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정부가 지금 해야 하는 일인데, 자꾸 이것을 정해놓고 양쪽 다 하라는 식으로 끌고 가려는 것은 불신만 더 키운다는 것이죠.

◇ 김혜민> 계속 폭스바겐 얘기를 해주셨는데요. 그 경우에는 실직 상태에 있는 사람들이 어느 정도의 헌신과 어느 정도의 내려놓음을 통해서 다시 할 수 있었고요. 여기서는 노조 측에서는 최저임금도 안 되는 임금으로 시작하라고 요구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거잖아요? 출발점이 다르기는 한 것 같아요. 같은 선상에 두고 이야기할 수는 없는 것 같아요.

◆ 신세돈> 그러니까 그 공통분모를 찾는 게 바로 제가 제안하는 부분이라고 보는 것이죠. 말하자면, 현대기아 자동차에 울산이든, 광주에 근무하시던 분들 중에서 정년을 1년, 2년 앞두고 이 사람들은 나가면 바로 백수가 된단 말이에요.

◇ 김혜민> 교수님 말씀이 맞는데요. 우리가 사실 정년 이후의 일자리도 책임져야 하지만, 사실 청년 실업이나 30, 40대 실업률도 높기 때문에요.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모델로 이걸 하는 거라는 거죠.

◆ 신세돈> 그게 아니라는 거죠, 저는. 청년 실업을 해결하는 문제로 자동차 공장을 만들어서 청년을 채용한다고 하는 것은 공생이 아니라 공멸의 방법이라는 것이죠.

◆ 박상인> 이게 기존에 있는 자동차 시설이라든지, 공장 노동자들에 대해서 우리가 자동차 구조조정 문제가 곧 닥칠 겁니다. 거기에 대응하는 하나의 상생 모형으로 생각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 하는 기본적인 생각이고요. 그렇기 위해서는 다시 강조합니다만, 노사, 정부와 노동계, 정부와 기업 간에 있어서 문제 인식에 대한 공유와 신뢰의 문제없이는 어렵다. 정부가 해야 할 것은 문제 인식의 공유와 신뢰의 문제다. 새로운 공장을 만들어서 일자리를 더 만들겠다는, 제가 볼 때는 황당한 생각들을 하시는 것 같아요. 자동차 산업에 대한, 또 우리 경제 전반에 대한 인식이 굉장히 잘못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 김혜민> 일자리를 늘리고, 만드는 것도 중요한데 지금 자동차 산업의 현재 상황이 그렇게 넉넉지 않다고 언급하셨습니다. 오늘 광주형 일자리에 대한 여러 가지 이슈들을 이야기해봤는데요. 이 두 분의 결론은 기업에게 드라이브할 수 있는 힘을 주고, 정부가 정부의 역할을 하면서 노와 사가 함께 상생할 수 있도록 세 주체가 힘을 모아보자.

◆ 신세돈> 그중에서도 노조, 특히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의 기존 직원들이 이 프로그램이 나한테 굉장히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느낄 수 있는 인센티브를 줘야 그 사람들이 이것을 강력하게 밀고 나간다는 거죠. 이게 지금 전혀 관련 없다 보니까 계속해서 초만 치는 거예요. 노동 임금제해라, 하는 거죠. 저는 이런 식으로 하면 성공 못한다고 봐요.

◇ 김혜민> 노사가 다 매력을 느낄 수 있게 해야 한다?

◆ 신세돈> 노조가 특히, 특별히 매력을 일으킬 수 있는 쪽으로 인센티브를 줘야한다는 거죠. 노동 임금제 말고요.

◇ 김혜민> 그것을 기업에게만 부담하게 하지 말고, 정부가 적극적으로 도와줘라?

◆ 박상인> 동의는 하는데요. 하나 제가 조금 우려하는 것은 지금 독일 폭스바겐 아우토 5000 같은 경우에는 임금을 사실 80% 수준으로 했습니다. 20%만 받고 했는데, 지금은 반으로 하겠다는 거고요. 아마도 나머지 30%에 해당하는 것을 정부가 재정 지원해주겠다는 아이디어인데요. 이게 잘못하면 WTO 같은 국제 무역 분쟁에 휩쓸릴 수 있어요. 정부가 너무 나이브하게 생각하고, 그런 것을 공식적으로 말하면 무역 분쟁의 소지가 있다는 것이죠.

◆ 신세돈> 바로 그런 점 때문에 정부의 역할을 축소하고, 노조하고 업체의 주도권을 가지고 서로 협상하도록 해야 하는데요. 정부가 너무 머리를 많이 들이민 거예요. 그리고 너무 많은 것을 제시하려고 하다 보니까 오만 문제가 생긴 것이죠.

◆ 박상인> 그런 측면에서 지금 노사정 위원회가 지금 이름은 바뀌었습니다만, 새로 출범했는데요. 민주노총이 참여를 안 하고 있는데요. 광주형 일자리를 포함해서 논의의 폭을 조금 더 넓혀서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는 게 바람직하다는 생각입니다.

◇ 김혜민> 신박세상 1부, 오늘 광주형 일자리에 대한 논란, 함께 이야기 나눴습니다. 저희는 2부에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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