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지나간 태풍 피해로 일본 수도권 주민들이 그야말로 사투를 벌이는 와중에 아베 총리가 개각을 단행해 비판이 커지고 있습니다.
평소 가까운 인사들을 대거 각료로 임명한 것에 대해서도 일본 내부 시선이 곱지 않습니다.
도쿄에서 황보연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9일 지나간 태풍 피해로 아직도 40만 가구 가까이 전기 공급이 끊긴 도쿄 동쪽 지바현.
밤은 칠 흙으로 변했고 주민들은 급수차에 의지해 힘겨운 하루하루를 보냅니다.
[지바현 주민 : 화장실과 목욕은 물론이고 빨래도 불가능해요.]
계속되는 정전에 설상가상 폭염까지 닥치면서 노약자들은 말 그대로 사투를 벌이는 중입니다.
[입원 환자 : 냉방이 안되니까 솔직히 더워서 힘들어요. 제가 82살인데 이런 건 처음입니다.]
이런 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옆 동네 도쿄에서는 아베 총리가 낙점한 19명의 새 장관 이름이 속속 발표되면서 후끈 달아올랐습니다.
[스가 요시히데 / 일본 관방장관(9월 11일) : 아베 새 내각의 각료 명부를 발표하겠습니다.]
정치권이 온통 개각에 정신이 팔린 사이 인터넷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습니다.
유명 방송인은 SNS에 정전 복구도 안 됐는데 이때 꼭 개각을 해야 하냐며 불만을 터뜨렸습니다.
이어 새 각료가 뿜는 빛이 정전 피해 지역까지 비출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냐며 바보 같은 짓이라고 일갈했습니다.
다른 방송인은 정전과 물 부족, 열사병의 공포로 주민들이 비명을 지르는 상황에서 개각은 미뤄야 했다고 꼬집었습니다.
측근들을 전면에 내세운 아베 총리에 대한 비판도 끓어 올랐습니다.
한 시사 평론가는 서로 마음 맞는 사람들이 모이는 바비큐 파티 같다면서 이번 내각을 '바비큐 내각'이라고 비꼬았습니다.
엉뚱한 답변을 하는 사람들이 여럿 기용됐다고 지적한 저널리스트는 '생활감각 제로 내각'이라는 별명을 붙였습니다.
도쿄에서 YTN 황보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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