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미동맹 위기관리 각서'라는 문서가 있습니다.
한반도 위기 상황이 발생했을 때 한미연합사령부가 어떻게 대응할지를 규정해놓은 기밀문서인데요.
최근 한미 군 당국이 이 각서를 개정하기 위한 협의를 시작했는데, 미국이 위기 범위를 '미국의 유사시'로 확대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미국이 개입한 해외 분쟁에 우리 군을 파병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점 때문입니다.
임성호 기자입니다.
[기자]
한미 군 당국은 최근 '한미동맹 위기관리 각서' 개정을 위한 협의를 시작했습니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이후 들어서는 미래연합사의 위기 상황 대응 방침을 규정하고 한미 양측의 역할을 재정립하기 위해섭니다.
그런데 미국이 협의 과정에서, '한반도 유사시'로 돼 있는 위기관리 범위에 '미국의 유사시'도 추가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확정될 경우 호르무즈 해협이나 남중국해 등 한국이 직접 얽히지 않았지만, 미국이 위협받는 전 세계 분쟁지역에 한국군을 파병해야 하는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제안은 상호방위 범위를 '태평양 지역'으로 국한한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논란이 일자 국방부는 해외 파병이 잦아진다는 건 사실이 아니라면서도, 미국이 이런 제안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습니다.
[최현수 / 국방부 대변인 : 전작권 전환 후에 미국이 위기라고 판단하는 해외 분쟁지역에 우리 군을 보내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닌 것임을 밝혀드립니다.]
'동맹의 공정한 기여'를 강조하는 미국이 방위비 분담금 대폭 인상 요구에 이어 우리 군의 역할 확대까지 압박하고 나서면서, 정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YTN 임성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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