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올해 비정규직이 지난해보다 86만 명 넘게 증가해 750만 명에 육박한다는 집계가 나왔습니다.
증가 폭과 규모 모두 사상 최대 수준입니다.
정부는 특수한 상황에서 나온 결과라 이전 통계와는 단순 비교할 수 없다고 진화에 나섰지만, 논란의 여지는 남아있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해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김평정 기자!
86만 명이 늘어서 750만 명에 육박했다는 이 사상 최고 수준의 수치, 어떻게 하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까요?
[기자]
네, 정부가 비교하면 안 된다고 강조한, 지난 자료와 함께 보면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1년 사이 얼마나 늘었냐를 기준으로 비교해보면, 지난해는 3만 6천 명 늘었는데 올해는 86만 7천 명이나 늘었습니다.
증가 폭이 무려 24배나 대폭 커진 겁니다.
지난해 이전에도 전년 대비 증가 폭이 이 정도로 큰 적은 없었습니다.
증가 폭도 그렇고 그 결과로 나온 비정규직 규모 역시 사상 최대 수준이어서 논란이 일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앵커]
그래서 이번엔 통계청장이 이례적으로 직접 브리핑까지 하면서 이번 통계의 특수성을 강조했죠?
그런데 통계라는 것이 이전과 어떻게 변화해오는지 비교해봐야 의미가 있을 텐데 비교하진 말라는 말이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기자]
네, 사실 브리핑 전날부터 뭔가 심상치 않다는 분위기가 있었습니다.
원래 통계청 브리핑은 통상 해당 통계를 맡은 부서에서 하거든요.
그런데 하필 비정규직 규모가 나오는 통계를, 이례적으로 통계청장이 직접 한다고 브리핑 전날에 기자단에 공지가 된 겁니다.
그래서 결과가 이전과 사뭇 다르게 나오겠구나 하는 예상이 있었고요.
실제로도 그렇게 결과가 나왔습니다.
강신욱 통계청장도 이를 의식한 듯 이번 통계는 국제노동기구 ILO의 권고를 따라 기간제 기준을 강화했기 때문에,
그동안 포착되지 않았던 기간제 근로자가 대거 편입된 특수한 결과라고, 브리핑을 시작하며 배경설명부터 강조했습니다.
[앵커]
그럼 조사방식 변경 때문에 늘어난 기간제 근로자가 얼마나 되는지를 따져서 이 수치를 제외하면 지난 조사와 비교할 수 있는 비정규직 규모가 나오지 않을까요?
[기자]
네, 조사방식이 바뀌어서 더 포착된 기간제 근로자의 수가 35만에서 50만 명이라고 통계청은 설명했습니다.
그래서 전체 증가 폭인 86만 7천 명에서 이 수치를 빼면 되는데, 그러면 36만 7천에서 51만 7천 명이 나옵니다.
따라서 조사방식 변경이란 변수를 제외하더라도 비정규직이 지난해보다 최소 36만 명가량은 증가했다는 계산이 가능합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전체 임금근로자의 수가 늘었기 때문에 비정규직 규모도 함께 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그렇다고 해도 비정규직이 늘었다는 건 결국 고용의 질이 나빠지고 있다는 해석도 낳을 수 있는데요. 어떤 분석들이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네, 그런 해석들이 실제로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정부가 올해 6월까지 공공부문에서 15만 7천 명의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했거든요.
그렇다면 통계에서 비정규직이 늘어난 규모보다 민간부문에서는 더 많이 비정규직이 증가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또, 정부가 만든 노인 공공일자리가 비정규직 증가에 한몫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여기에 비정규직 월평균 소득이 정규직의 절반 수준에 여전히 머물러 있다는 점도 고용의 질이 나아지지 않고 있다는 해석에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YTN 김평정[pyung@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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