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수저도 부러워하는 흙수저? LH 광고 결국 '교체'

사회 2019-12-03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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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주거용지를 개발하고 질 좋고 저렴한 주택 공급을 목표로 하는 한국토지주택공사, LH의 광고가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청년층의 박탈감을 키웠다는 건데, 직접 보시죠.

광고는 모바일 채팅 화면 형식으로 만들어졌습니다.

A가 친구에게 부모님이 집을 얻어주실 테니 부럽다는 말을 하고요.

그러자 B가 오히려 A가 부럽다면서, 그 이유로 부모님 힘을 안 빌려도 되기 때문이라고 답하는 내용입니다.

대한민국 청년의 행복을 행복주택이 응원한다는 문구로 마무리되죠.

이 광고가 뭘 강조하려고 한지는 알겠습니다.

남들이 부러워할 만큼 행복주택이 저렴하다는 걸 강조한 건데, 문제는 혼자 힘으로 집을 마련해야 하는 행복주택 거주자를 부러워하는 대상이 부모님이 집을 얻어줄 여력이 되는 '금수저'라는 겁니다.

울고 싶은데 뺨을 때려주는 격이죠.

청년들은 어이가 없다는 반응입니다.

"너는 그런 데나 살아야지"라는 의도냐는 반응부터 "행복주택 이용하는 사람들도 한 방 먹이는 수준"이라는 비판이 잇따랐습니다.

이 광고는 청년층이 많은 서울지역 대학가 인근에 대거 설치됐습니다.

LH 측은 사과와 함께 재미있게 만들려 해봤다고 해명했지만, 안타깝게도 당사자는 재미있게 볼 수 없는 내용이었죠.

[LH 관계자 : 대학생 청년 계층을 주요 입주대상으로 하는 행복주택의 공급목적을 강조하기 위해 SNS 상황을 가정한 표현 방식을 사용했습니다. 해당 광고는 현재 철거 조치 중이며 행복 주택 정책 목표를 더 잘 전달할 수 있는 콘텐츠로 교체할 예정입니다.]

주거 문제에 가장 민감한 계층이 바로 청년층입니다.

요즘은 30대가 아파트 시장 큰 손으로 떠올랐습니다.

아파트를 산 사람들 가운데 30대가 31.2%로 가장 많다는 조사 결과가 나온 건데요.

문제는 일종의 '고육지책'이라는 겁니다.

요즘 청약 당첨됐다고 하면 주변에서 축하해줄 정도로 인기가 높습니다.

하지만 30대는 당첨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좌우하는 요소가 자녀 숫자와 무주택 기간이기 때문인데요.

특히 무주택 기간은 만30살부터 카운트하기 때문에 15년 이상이라는 만점 요건을 채우는 건 30대는 불가능합니다.

물론 20대에 가정을 꾸리면 그때부터 무주택 기간을 쳐줍니다, 하지만 청약되려고 결혼 일찍 하고, 아이를 더 낳자는 결심은 쉽지 않죠.

그렇다고 40대 중반까지 버티자니 더 집값이 오를 것 같고, 앞으로 벌 날이 많다는 걸 위안 삼아 은행 대출을 껴 가면서 집을 사는 겁니다.

"우리 집은 화장실만 내 거다"라는 자조적인 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그러다 보니 자산과 수입을 지금도 보금자리 주택 등 일부 청약 상품에 반영하지만, 범위를 확대하고 그 기준은 더 세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과거 40~50대에서 이제는 30대, 특히 20대까지 주택의 잠재적 수요자로 떠오른 만큼 주택정책은 물론 광고까지 수요자의 마음을 더 헤아릴 필요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박광렬 [parkkr082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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