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1년 전 북한 목선이 삼척항에 정박한 뒤에야 부랴부랴 현장에 달려가던 우리 군의 모습 기억하시죠.
이번엔 아예 무시했습니다.
지난달 중국인들이 밀입국할 때 타고 온 보트가 13번이나 군 감시 장비에 찍혔는데, 아무도 눈길을 주지 않았습니다.
김문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를 출발한 레저용 보트가 충남 태안 앞바다에 도착한 건 지난달 21일 오전.
1.5톤의 작은 크기였지만 맨 처음 군 해안 레이더에 6차례 등장합니다.
운용병이 이를 보지 못한 사이 부근을 배회하던 보트는 해안복합감시카메라에 4번이나 찍혔습니다.
이번엔 보트를 확인했지만 일반 레저 보트로 판단해 경계를 거뒀습니다.
이후 이 보트는 해안선을 따라 태안 의항리 방파제로 향했고, 이 과정에서 또 군의 열영상 감시장비, TOD에 세 차례 포착됐습니다.
그러나 이번엔 낚싯배로 오판했습니다.
그러는 사이 해당 보트는 해안에 도착했고 배에 타고 있던 8명은 유유히 사라졌습니다.
앞서 한 달 전 태안 의항 해수욕장에서 발견된 고무보트 역시 해안 레이더에 포착됐지만 운용병이 보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군 당국은 경계작전의 과오를 인정한다며 경계망을 보완하고 관할 부대 사단장과 군 관계자를 엄중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삼척항 북한 목선 무단 진입사건 당시 정경두 국방장관이 대국민 사과를 하며 경계 강화를 강조했지만, 비슷한 기강해이는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YTN 김문경[mkkim@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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