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가리골 계곡
조선시대 예언서 혹은 비결서인 정감록에 의하면 전쟁, 질병, 기근의 삼재가 침범할 수 없는 곳, 삼재불입지지라 하여 전국에 사람살기 좋고, 사람 살릴만한 길지를 정해 10승지라고 하는 곳이 있다. 소백산, 속리산, 지리산 등 대부분 명산의 깊은 산속지역인데 그때 시대상을 감안하면 아마 세상과 거리를 둔 깊은 산골에서 전쟁과 전염병에 노출되지 않고 농사 일구며 마음 편히 살아는 가는 것을 가치 둔 것이라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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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곡 작은 돌탑
10승지는 아니지만 인제 방태산 주변으로 3둔 4가리라 하여 사람살기 좋은 길지로 정한 곳이 있다. 살둔, 월둔, 달둔의 3둔 마을과 방태산 지계곡인 적가리, 아침가리, 연가리, 명지가리의 4가리를 그렇게 말한다.
이런 인문학적 길지의 느낌을 안고 4가리중 하나인 아침가리골 계곡 트레킹에 나서 본다. 서울-양양고속도로 인제IC에서 나오면 오지치고 그리 멀다는 느낌 없이 방동교에 내린다. 산행모드가 아닌 물길 트레킹이라 주요 물품은 방수팩에 담고 방동 약수터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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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가리골 트레킹 안내도
작은 공원으로 조성된 방동약수는 300년전 심마니가 이곳에서 60년생의 씨가 달린 산삼을 뜻하는 육구만달을 캤는데, 그 자리에서 약수가 솟았다는 전설이 있다. 한국의 명수로 지정될 만큼 위장병 치료와 소화증진에 효과 있다고 하며 철 성분이 많아 물맛이 무겁고 약간 탁한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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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동약수
약수터 위에서 계곡을 건너 다시 마을 길 따라 방동리 고개로 오른다. 아침가리골 가는 길은 산 하나 높이에 해당하는 830여미터의 방동고개를 넘어야 되는 길이다. 방동고개 탐방안내소를 지나 이제 조경동 다리로 내려가는 길에는 자작나무숲을 비롯해 마타리, 등골나물 등 야생화가 길가에 화사하게 피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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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동리 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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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타리
고개 아래로 내려오면 조경동 다리(조경교)가 있고 쉼터가 나온다. 여기서부터 좌측으로 흘러내리는 물길이 아침가리골의 시작이고, 다리 건너는 첩첩산속이라 아침 한때만 해를 볼 수 있어 그때 밭갈이를 한다고 하는 아침가리(조경) 마을이 폐교된 조경분교와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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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경동 다리
아침가리골로 내려간다. 아침가리골은 아침가리 마을(조경동)에서 따온 것으로 보여지고, 여기서부터 약 6km에 걸쳐 흐르는 계곡수는 방태천에 합류되어 내린천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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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가리골 시작
물길을 따라가는 트레킹이다 보니 길이 있기도 하지만 없으면 물 흐름대로 진행하면 되고 5~6번 정도 계곡을 건너는 구간이 나오므로 부담 없이 가기 위해선 하반신은 물에 빠진다는 생각으로 진행하면 편하다. 아울러 물속 돌들이 미끄러울 수 있고 너덜지대가 많기에 샌들이나 무거운 중등산화 보다는 트레킹화나 운동화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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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맑은 계곡수
최근 비가 와서 계곡다움이 느껴진다. 맑고 청정하며 원시성을 풍기는 유순한 계곡이 하얀 암반과 주변 울창한 숲과 조화를 이루며 이어진다. 작은 폭포와 지류가 합류하고 초록빛 물결과 작은 소, 담이 계속 이어진다.
전반적인 느낌은 삼척 덕풍계곡과 비슷하지만 여기는 깊은 소나 아찔한 위험구간이 없는 비교적 평탄한 계곡이고 물길 건널 때 조금 주의하면 누구나 걸을 수 있는 곳이라 하겠다. 다만 출입금지로 되어 있는 뚝발소라는 곳은 큰 바위와 암반 사이 협곡처럼 물살이 강하게 소용돌이 치는 곳이라 뛰어 들거나 수영을 하면 위험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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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뚝발소
비슷비슷해 보이는 계곡 모습을 보면서 하류로 내려서면 사방댐이 있고 순해진 물길은 우측 방태천과 합류한다.
다리건너 상가지역으로 가면 진동2교가 나오고 아침가리골 트레킹은 여기서 끝난다. 무더운 여름날 딱 어울리는 아침가리골 트레킹 추억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계곡의 청정함과 깨끗함도 우리가 책임지고 보존하고 물려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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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가리골 하류
제공 = 국내유일 산 전문채널 마운틴TV (명예기자 김기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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