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피해자 측이 곧 국가인권위원회에 직권 조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입니다.
회견에 앞서 피해자와 고 박 전 시장이 근무했던 서울시청부터 국가인권위원회까지 행진 시위도 벌일 계획입니다.
자세한 상황, 취재기자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박희재 기자!
잠시 뒤 피해자 측이 행진 시위를 진행한다고요? 현장 분위기 전해주시죠.
[기자]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가운데, 피해자 측을 지원하는 기관 관계자 등 시민들이 20명 정도가 모여있는데요.
모두 보라색 우산을 펼쳐 들고 있습니다.
관계자는 보라색이 '여성'과 '정의'를 상징하는 의미로 참가자들 모두 이 우산을 들고 행진할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했던 피해자 측이 국가인권위원회 조사를 촉구하는 행진을 앞두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 행렬은 잠시 뒤인 오전 10시쯤 이곳에서 출발해 걸어서 약 15분 거리에 있는 국가인권위원회 건물까지 이어질 예정입니다.
이후 10시 반부터는 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엽니다.
피해자 측은 인권위에 박 전 시장과 관련한 성추행과 방조 의혹에 대해 '직권 조사'를 요구하고 있는데요.
이는 통상적인 '진정' 조사와는 다릅니다.
인권위 직권 조사는, 피해자에 대해 인권이 침해된 근거가 있을 때 위원회가 직권으로 조사에 착수하는 방식인데요.
피해자가 진정을 제기하는 범위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조사보다, 조사 영역이 더 넓어질 수 있습니다.
[앵커]
이후 인권위 조사 방향은 어떻게 될 거로 보시나요?
[기자]
일단 인권위가 직권으로 조사에 나서게 된다면요.
앞서 제기된 성추행 의혹은 물론 서울시 내 성추행 피해자 보호 절차 등 시스템 전반에 대해 폭넓게 조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진정이 아니라 인권위 직권으로 조사가 이뤄지기 때문입니다.
조사는 3∼4개월 가까이 더 걸릴 수도 있는데요.
인권위는 조사 과정에서 서울시 등 관계기관에 필요한 자료 제출이나 사실 조회를 요구할 수 있고, 관계자에게도 출석을 요구해 진술을 들을 수 있습니다.
서울시도 지난 22일 피해자 측이 진행한 2차 기자회견 직후, 인권위 조사가 이뤄진다면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다만, 인권위 조사는 강제력이 없다는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물론 조사에 불응할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거나 수사기관에 의뢰해 자료를 확보할 수 있지만 이미 경찰 수사가 다방면으로 진행 중인 상황인데요.
그럼에도 피해자 측이 인권위 조사를 택한 이유는 앞서 기자회견에서 밝힌 대로, 단순히 성추행 의혹과 방조한 관계자들을 사법처리하는 데서 더 나아가, 성추행 피해가 발생했을 경우 침묵하거나 방조할 수밖에 없었던 구조 자체를 규명하고, 또 공공기관이나 고위선출직 공직자 아래에서 근무하고 있지만, 혹시 묵인됐을지도 모를 피해 상황을 선제적으로 발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인 것으로 보입니다.
인권위 역시 국가적인 이슈가 된 만큼 조사에 들어가게 될 경우, 실질적인 조사 결과를 내놔야 할 부담이 있을 거로 보입니다.
저는 이후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다시 현장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지금까지 서울시청 앞에서 YTN 박희재[parkhj0221@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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