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독감백신 상온 노출 사고가 난 뒤 정부는 문제가 된 백신은 일선 병원과 보건소 등에 공급은 됐지만 접종된 경우는 없다고 밝혀 왔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의 조사 결과 네 개 지역에서 200명 가까이 이 백신을 맞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정회 기자입니다.
[기자]
정부가 상온 노출 사고를 인지한 건 지난 21일입니다.
문제가 된 만13세에서 18세용 230만 명분을 포함해 21일까지 각 병·의원과 보건소에 공급된 5백만 명분의 무료독감 백신 사용을 전격 중단시켰습니다.
이후 문제의 백신은 접종되지 않았다고 거듭 강조해왔습니다.
[정은경 / 질병관리청장(9월 22일) : 이 공급된 물량은 아직까지는 접종이 이루어지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사흘 만에 뒤집혔습니다.
[정은경 / 질병관리청장 : 현재까지 105명이 접종을 받은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접종이 확인된 지역은 서울, 부산, 전북, 전남 등 네 곳.
접종자는 만13세 이상으로 파악됐습니다.
더 놀라운 건 한 병원에서만 60여 명이 접종된 사실입니다.
국가접종사업 물량과 병원이 개별 계약한 물량을 구분해 쓰지 않아서라는 게 질병청의 설명입니다.
[정은경 / 질병관리청장 : 한 군데 병원에서 (국가사업 물량과 개인이 구매한 물량이) 같이 관리되는 일이 발생해서 전체 594명 접종 대상자 중 60명 정도가 정부 조달물량을 공급받아….]
하지만 정부의 중단 조치에도 문제의 백신이 어떻게 쓰일 수 있었는지 쉽게 납득이 안 됩니다.
더구나 전주에선 179명까지 접종자가 확인돼 정부 발표 숫자와도 맞지 않습니다.
[김신선 / 전주시보건소장 : (질병청이 조사를 하는 건가요? 179명은?) 아닙니다. 저희가 올려드리는 것이기 때문에요.]
질병청은 공문 전달이 밤늦게 이뤄진 데다 각 의료기관에 일일이 안내하지 못한 점도 있고 접종 예약을 한 사람 중 중단 사실을 모르고 접종한 사람도 있어서일 거라고 해명했습니다.
의료기관의 문제로 보긴 어렵다는 점을 인정한 셈입니다.
조사가 진행될수록 백신이 접종된 지역과 접종자 수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큽니다.
질병청은 문제의 백신을 접종한 각 병·의원에 대해 위탁계약을 해지하고 행정 조치하기로 했습니다.
접종한 사람들에 대해선 아직 이상 증상 신고가 들어오지 않았지만 계속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YTN 김정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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