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인테리어 공사 중 폭발로 4명이 숨지고 7명이 다친 군포시 아파트 화재 소식, 어제 전해드렸는데요.
더 큰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 마침 현장에 있었던 사다리차 업체가 소방차가 도착하는 사이 주민 3명을 구했습니다.
소중한 목숨을 구했지만, 더 구하지 못해 죄송하다며 눈물을 떨궜습니다.
김경수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시커먼 연기가 솟구치는 아파트 12층.
난간에 위태롭게 매달려 있는 20대 여성 쪽으로 고가사다리가 다가갑니다.
잠시 뒤 짐칸에 오른 여성이 불길과 연기를 피해 무사히 내려옵니다.
불이 났을 당시 마침 주차장에 있던 사다리차로 주민을 구하는 모습입니다.
사다리차 업체를 운영하는 한상훈 씨는 공사 자재를 올려주려고 기다리던 중 폭발음과 함께 불길이 치솟는 걸 목격했습니다.
[한상훈 / 군포 아파트 화재 '사다리차 의인' : 4번째 폭발 났을 때 밖으로 불이 막 뻗쳐서 나오는 게 보였어요. 아주머니께서 베란다 쪽으로 손 흔들면서 '여기 사람 있다'고 '살려달라'고 얘기하셔서 보고 나서 구할 수 있는 사람이 저밖에 없으니까….]
바닥으로 유리 조각과 잔해가 떨어지는 위험한 상황이었지만, 살려달라는 목소리에 망설일 틈이 없었습니다.
여성을 구한 뒤 15층에서도 손을 흔드는 게 보였습니다.
사다리차 정상 작동 범위는 14층까지였지만, 망가질 걸 각오하고 더 높였습니다.
[한상훈 / 군포 아파트 화재 '사다리차 의인' : 그냥 망가지면 어차피 고치면 되니까 '일단 사람부터 구하자.' 그 생각으로 그냥 했죠.]
덕분에 고등학생 남매도 무사히 땅을 밟았습니다.
남매 중엔 수능을 코앞에 둔 고3 학생도 있었습니다.
[한상훈 / 군포 아파트 화재 '사다리차 의인' : 예전에 어떤 사다리차 기사님이 빌라 5층에서 화재 났을 때 거기서 사다리차로 구하셨다는 기사를 봤어요. 만약에 이런 화재가 있으면 '나도 바로 구해드려야겠다' 이런 생각을 항상 (했어요.)]
손등이 까진 것도 모를 정도로 분주히 움직이며 3명을 구해냈지만, 정작 한 씨는 그날 밤 잠을 제대로 이룰 수 없었습니다.
[한상훈 / 군포 아파트 화재 '사다리차 의인' : 창밖으로 손짓만 하셨었으면 제가 충분히 구할 수 있었던 거였는데 제가 15층까지 (사다리) 뽑았던 상태여서 충분히 구할 수 있었는데 못 구해 드려서 너무 죄송하더라고요.]
거듭 죄송하고 마음 아프다는 29살 청년.
이런 화재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간곡한 바람을 전했습니다.
YTN 김경수[kimgs85@ytn.co.kr]입니다.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YTN은 여러분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YTN을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온라인 제보] www.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