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울시장에 도전하는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는 서로에 대해 'MB 시즌 2', '박원순 시즌 2'라며 공세를 벌였습니다.
박 후보는 오 후보의 내곡동 의혹을 부각하고, 오 후보는 고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행 사건을 상기시키며 상대에게 부정적인 이미지를 씌우기 위한 전략으로 보입니다.
김대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공식 선거운동 첫날, 민주당 박영선 후보의 메시지는 '이명박 시즌 2'인 오세훈 후보가 당선돼선 안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오 후보는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 서울시를 운영하며 4대강에 적극 찬성하는 등 정권의 실책을 함께 한 인물이라는 비판입니다.
[박영선 /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지난달 25일) : 우리는 이명박 시즌 2를 결코 용납할 수 없습니다. 그동안 우리가 피땀, 눈물로 힘겹게 이뤄왔던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경제민주화, 정의를 다시 후퇴하게 둘 수는 없지 않습니까, 여러분.]
이에 오세훈 후보는 박 후보는 '박원순 시즌 2'라며 맞불을 놨습니다.
이번 보궐 선거가 고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행 사건에서 비롯됐다는 점과 민주당의 '피해호소인' 호칭 등 2차 가해 논란을 상기시키며 박 후보에게 책임을 묻는 전략입니다.
[오세훈 /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지난달 25일) : 박원순 시즌 2가 되면 제가 제일 가슴 아프게 생각하는 분이 한 분 계십니다. 지난번 박원순 시장에게 성추행을 당하고, 지금 소리 없이 숨죽이고 누가 다음 시정을 맡을 것인지 조용히 지켜보고 계시는 피해자분….]
이 같은 프레임 공방은 오 후보 내곡동 땅 의혹을 이명박 전 대통령의 BBK 사건에 빗대 부각하거나,
[박영선 /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지난달 31일) : 제 경험으로 보면 BBK 때도 똑같았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 BBK 얼렁뚱땅 거짓말하다가 선거 며칠 전에 증거물 동영상이 나왔습니다.]
지금까지 서울시와는 다른 부동산 정책을 공약한 박 후보의 신뢰를 흔드는 데에도 활용됐습니다.
[오세훈 /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지난달 25일) : 박영선 후보가 당선되면 저는 박원순 시즌 2라고 생각하는데, 여러분 동의하십니까? 재개발·재건축을 무조건 막아온 박원순 시정이 그대로 계속되면 여러분, 그것이 바람직한 서울시정입니까?]
박 후보는 또 재선 시장 경험을 강조하는 오 후보를 향해 무상급식 반대로 사퇴한 전력과 전시 행정으로, 이미 10년 전 '실패한 시장'이라며 공격했습니다.
[박영선 /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지난달 25일) :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개혁과 공정을 바라는 일 잘하는 새로운 시장이냐, 아니면 거짓말하는 실패한 시장이냐, 바로 그런 선거입니다, 여러분!]
오 후보는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불만, LH 사태 등으로 들끓는 민심을 바탕으로 정권 심판론에 힘을 싣기 위해 '박 후보는 문재인 아바타'라는 프레임을 내세웠습니다.
[오세훈 /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지난달 24일) : 문재인 정부는 그동안 많은 실정과 무능을 거듭해왔습니다. 저는 실정과 무능의 대명사 '문재인 아바타'인가, 박영선 후보에게 묻고 싶습니다.]
두 후보 모두 자신의 약점을 감추기 위해 상대에게 부정적 이미지를 씌우는 데 집중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는 가운데, 이 같은 네거티브 공세가 유권자를 움직이는 효과를 거둘지 관심입니다.
YTN 김대근[kimdaegeu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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