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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파일] '불사조' 조코비치, "제가 역대 최고라고요?"

와이파일 2021.07.13 오후 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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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파일] '불사조' 조코비치, "제가 역대 최고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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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묘인들이 들으면 난리가 나겠지만, 어렸을 때 호기심 때문에 고양이를 약 1미터 높이에서 한번 던져 본 적이 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야옹!' 하는 기합과 함께 털끝 하나 다치지 않고 멋지게 착지하더군요. 알고 보니, 고양이는 어떤 동물보다 유연한 척추로 자기 키 9배 높이에서 낙하해도 다리를 아래쪽으로 비틀 수 있답니다. 실제 서양에는 "고양이는 9개의 목숨을 가지고 있다(A cat has nine lives)."라는 말이 있습니다. 놀라운 유연성과 높은 담장을 자유자재로 거니는 운동 능력, 그리고 유럽의 중세 시절 '죽지 않는 존재 마녀들이 고양이를 키우며 마술을 부린다'는 종교적 편견이 작용했겠죠.

"조코비치는 죽여도 또 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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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파일] '불사조' 조코비치, "제가 역대 최고라고요?"
떨어지는 고양이..반사적으로 다리로 착지합니다

어제 윔블던 우승으로 메이저 20회 우승 타이기록을 세운 조코비치. 코치 이바니세비치는 조코비치를 바로 이런 고양이에 빗댔습니다. "조코비치는 9개의 목숨을 갖고 있어 27번은 죽여야 한다"고요. 한마디로 이길 수 없는 불사조, 아니 '불사묘(不死猫)'라는 비유였습니다. 이바니세비치가 누구냐고요? '원샷 원킬' 왼손 캐논 서버, 2001년 윔블던에서 사상 처음으로 와일드카드로 출전해 우승했던 크로아티아의 테니스 레전드입니다. 영화 '윔블던'(마블 작품 스파이더맨의 여친으로 나왔던 커스틴 던스트가 '여주')도 이바니세비치의 동화 같은 일화가 모티브가 됐습니다.

GOAT 논쟁.."남들이 알아서 해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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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파일] '불사조' 조코비치, "제가 역대 최고라고요?"
왼쪽 'X맨'이 이바니세비치..서브 한방이면 추풍낙엽

이른바 '빅 3'의 역대 최고 선수(Greatest Player Of All Time, 줄여서 GOAT..'염소'와 같습니다) 논쟁에서도 한발 앞서게 됐습니다. 메이저 최다승 수는 페러더 나달과 같지만 나이가 어리고, 역대 최장 세계 1위, 총상금액, 그리고 마스터스 우승 횟수, '빅3'간 상대 전적에서 모두 앞서는 조코비치는 사실상 최후의 승자를 예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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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파일] '불사조' 조코비치, "제가 역대 최고라고요?"
올 초 호주오픈 상황..역전이 눈앞입니다

"I consider myself best and I believe that I am the best..but whether I`m the greatest of all time or not, I leave that debate to other people..We have different racquets, technology, balls, courts, it`s just completely different conditions that we`re playing in so it`s very hard to compare tennis, say, from 50 years ago to today. 승자의 여유일까요. 겸손이 느껴집니다.
'거미줄 수비'..'노잼' 무결점 테크니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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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파일] '불사조' 조코비치, "제가 역대 최고라고요?"

흔히 조코비치를 무결점 선수라고 합니다. 역대 최고 백핸드를 기본으로 연체동물 같은 유연성(앞으론 고양이라고 해야겠군요)으로 통곡의 벽을 만든 뒤, 상대를 무장해제시킵니다. 유일한 단점이라면 페더러 나달의 역동성에 비해 보는 재미가 덜하다는 것인데, 뭐 이기기만 하면 할 말은 없는 거죠.
식단 교체와 서브 교정..끊임없는 변화가 원동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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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파일] '불사조' 조코비치, "제가 역대 최고라고요?"
아시죠? Serve에는 '음식을 차리다'라는 뜻도 있다는 것

천하무적, 금강불괴인 듯 보이는 조코비치도 힘든 시절은 있었습니다. 팔꿈치 부상을 당한 뒤 2018년 속도보다는 정확성을 위주로 지금의 간결한 서브 폼으로 바꿨고(사실 남자 게임은 서브가 제일 중요한데, 대단한 모험이었죠) 몸에 맞지 않는 불용성 곡류 단백질 글루텐을 모두 제거하는 식단으로 약한 체력 문제도 해결했습니다. 평온해 보이는 백조가 물밑에서 쉬지 않고 물갈퀴질을 하듯, 끊임없는 변화를 꾀한 것이죠.
'디저트처럼 달콤한' 윔블던 잔디 "잔디 맛 조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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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파일] '불사조' 조코비치, "제가 역대 최고라고요?"

이번 윔블던 때도 우승 이후 특유의 잔디 시식 세리머니를 했는데, 어렸을 때부터 꿈꾸던 윔블던 첫 우승 때 먹어봤던 잔디 맛이 디저트처럼 달콤해서 그 뒤 습관이 됐다고 하는군요. 거 참, 농약 문제는 없는건지.
52년 만의 '캘린더 그랜드슬램' 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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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파일] '불사조' 조코비치, "제가 역대 최고라고요?"
83세 로드 레이버 옹의 리즈 시절..지금도 VIP석 단골손님

코로나19 등 안전 문제가 걸리는 걸까요? "도쿄올림픽 출전 가능성은 50대 50"이라고 했는데, 아닌게 아니라 서양 선수들은 올림픽 메달에 목매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앤디 머리가 우승했을 때, 제가 인터뷰했던 영국인들의 반응은 "올림픽 금메달이 뭐 대단해? (페더러에게 진) 윔블던을 먹었어야지." 였으니까요. 8월 30일 시작하는 US오픈에서만 우승하면 한 해 4개 메이저 대회를 석권하는 '캘린더 그랜드 슬램'을 이루는 조코비치. 이른바 '골든 그랜드슬램' 보다는 지난 69년 로드 레이버 이후 52년 만의 대기록을 겨냥하는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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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파일] '불사조' 조코비치, "제가 역대 최고라고요?"
조코비치의 역동적 서브 모션

노파심에 말씀드립니다. 갈릴레이가 피사의 사탑에서 했던 낙하 실험처럼 제 호기심에 혹사당했던 저희 집 고양이는 다행히 천수를 누렸습니다. 개띠이긴 하지만 저 자신도 'dog lover'보다는 'cat person'에 가깝습니다. 와이프만 허락한다면 언젠간 '집사'의 꿈도 이루고 싶습니다.(사진제공 AP / 윔블던 홈피 / 조코비치 SNS / 연암서가)


YTN 서봉국 (bksuh@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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