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일기] 청소년 울리는 연 1,000% 고금리사채 '대리입금'

개미일기 2021-08-0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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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대상으로 연이율 1,000%에 달하는 고금리 불법 대부업이 유행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일명 ‘대리입금’으로 불리는 불법 고금리 사채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트위터나 유튜브 등 SNS를 통해 아이돌 상품이나 게임 아이템 등을 살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행위로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댈입’이라는 줄임말로 통한다.

금융감독원은 2019년 6월부터 대리입금 광고 제보를 받고 피해 신고까지 받았는데 광고 제보 접수 건은 2천여 건이 넘지만, 실제 피해 신고는 단 2건에 불과했다.
청소년들이 돈을 빌린 사실을 주위에 알리려 하지 않기 때문에 피해 규모에 비해 신고가 미미한 것.

이들 대리입금 업자들은 같은 또래 청소년처럼 친근한 말투로 ‘사채업자’가 아닌 지인이나 친구처럼 굴며 경계심을 푼다. 소개 사진을 인기 아이돌 사진으로 한다든지, 자신도 같은 가수를 좋아하는 팬인데 안타까워서 대리입금을 하겠다는 말로 SNS에 대리입금 광고 글을 올리고 돈이 필요한 청소년을 유인해 10만 원 내외의 소액을 짧은 기간 동안 빌려준다.

아직 경제 관념이 정립돼 있지 않은 청소년들은 10만 원 미만 금액에 대한 이자라 크게 부담이 가지 않다고 여기는 경우가 많지만, 단기간 이자율을 따지만, 무려 20~50%나 되고, 이를 연이자로 환산하면 무려 1,000% 이상 수준이다.

대리입금은 ‘이자’라는 말을 잘 사용하지 않고 ‘수고비’나 ‘지각비’ 등 용어를 쓰면서 마치 지인 간 금전 거래인 것처럼 가장한다.
‘수고비’는 원금에 부과하는 이자를, 지각비는 말 그대로 돈을 늦게 갚을 때 늘어나는 이자를 뜻한다.
지각비는 하루 단위로 이자를 갱신하는 것이 아닌 시간 단위로 계산해 시간당 적게는 1천 원에서 많게는 1만 원까지 지각비를 부과하는 사례도 있다.
대리입금의 본질은 소액 고금리 사채…금융감독원에서 공개한 실제 사례는?

(사례1)
00 고등학교에 다니는 청소년 A군은 3일간 10만 원을 빌리고 이자까지 합쳐서 14만 원을 상환했는데 36시간 동안 연체에 대한 지각비 5만 원(시간당 1천500원)을 추가로 요구받았다. 대리입금업자가 시도 때도 없이 핸드폰으로 돈을 갚으라며 협박 전화를 해대는 등 불법 추심에 시달렸다.

(사례2)
B양은 좋아하는 아이돌 굿즈를 사려고 SNS를 통해 여러 명에게 2만 원에서 10만 원씩 대리입금을 이용했다. 상환하지 못해 계속 돌려막다가 결국 이자를 포함해 무려 400만 원을 변제했다.

(사례3)
고등학생인 C군은 사행성 게임에 빠져 일주일에 이율 50%, 연이율로 치면 무려 2,600%인 대리입금을 통해 돈을 빌리다가 결국 4년간 빚이 3,700만 원으로 불어났다.

현행 법정금리 최고 연이자가 20%인 걸 고려하면 대리입금 이자율은 많게는 1,000%에 이를 정도다.
주로 여성 청소년 노려 범죄노출 위험...대리입금은 해주는 것도 '불법'

신용증명이 어려운 청소년들이 ‘대리입금’을 이용할 때에는 보통 개인 정보를 제공한다. 핸드폰 번호나 주민등록번호는 기본이고 다니는 학교나 얼굴, 집 주소까지 모두 대리입금 업자에게 전달된다.

돈을 갚지 않으면 이를 빌미로 학교에 찾아간다거나 부모님께 다 말하겠다는 등의 협박이 시작된다. 특히 여자 청소년은 대리입금의 주요 표적이다. 대리입금을 해준다는 계정들은 남자를 받지 않는다는 조건을 거는 경우가 많다.

대리입금 계정 운영자는 돈을 쉽게 받기 위해 주민등록증을 손에 들고 알몸 사진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고 돈을 갚지 못하면 성범죄나 폭행 협박을 하기도 한다. 단순히 불법 고금리 사채의 문제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더 흉악한 범죄 피해를 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대리입금의 또 다른 문제는 대리입금을 해주는 청소년들, 즉 운영자도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점이다. SNS에는 용돈 벌이로 대리입금을 해주고 이자를 챙기는 청소년도 종종 있다.

SNS에 광고를 올리고 여러 명에게 반복적으로 대리입금을 해주는 경우, 대부업법 및 이자제한법 등을 위반할 소지가 있다.
또한, 대리입금 과정에서 정보 주체의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받고 이를 이용해서 추심하는 행위는 개인정보 보호법 등을 위반할 소지가 있어 한마디로 정식 대부업으로 등록되지 않은 불법 대부업자가 되는 셈이다.

게다가 돈을 빌려주는 상대가 청소년인 걸 알고 일부러 돈을 빌리고 갚지 않는 사기 행위도 빈번해 돈만 잃는 사례도 나온다. 대리입금을 해주고 이자로 용돈 벌이를 하겠다거나, 급하게 돈이 필요한 온라인상 지인을 보고 돈이 필요한 사람을 도와준다는 생각으로 대리입금을 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행위다.

한편,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은 오는 8월 11일까지 대리입금을 집중적으로 단속한다고 밝혔다. 의심되는 계정은 암행 점검 즉 돈을 빌리려는 고객으로 가장해 거래 자료를 확보한 뒤 가담자를 검거하는 방식으로 단속한다고 밝혔다.

대리입금을 이용한 후 제때 돈을 갚지 않는다고, 개인정보인 휴대전화 번호나 집 주소, 학교를 SNS에 유포한다고 협박을 당하면 즉시 학교 전담경찰관이나 선생님, 또는 부모님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빨리 말할수록 오히려 협박이나 범죄 위협에 시달리지 않을 수 있고 구제 방법도 함께 고민할 수 있게 된다.

친근하게 지인 간 돈거래인 것처럼 위장하지만 엄연한 불법 사금융이니 금융감독원의 불법 사금융 피해신고센터(전화번호:1332)에 연락하시거나 금융감독원 홈페이지(www.fss.or.kr)를 통해 신고하는 방법도 있다. 금감원 홈페이지에서는 민원신고 항목에 들어가 불법금융신고센터의 불법 사금융 개인정보 불법 유통 신고를 하면 된다.

금감원은 7월부터 10월까지 4개월을 불법 사금융에 대한 범부처 일제 단속 및 신고 기간으로 정하고 최고금리 위반 반환청구 및 불법 추심 피해구제를 위한 '채무자 대리인 무료지원 사업'을 운영 중이다.

YTN 김잔디 (jandi@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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