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임금 사각지대에 놓인 노동자들에 대한 연속 보도, 여섯 번째입니다.
일하는 속도가 느리다는 이유로 법적으로 최저임금을 보장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최저임금법 사각지대에 놓여 저임금에 시달리는 장애인 노동자들의 실태를 황보혜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31살 중증 지체장애인 박재우 씨.
지난 2018년 5월 서울의 한 복지관에서 양말 포장과 칫솔·치약세트 조립 일을 시작했습니다.
평일 오전 10시에 출근해 오후 5시까지 2년 넘게 근무했지만, 복지관 측은 '직업 훈련'이란 이름으로 근로계약서도 쓰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번 돈은 한 달에 25만 원에 불과했습니다.
[박재우 / 중증 지체장애인 : (포장 몇 개 정도 했는지 기억하세요?) 한 450개?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일하는데 25만 원이 말이 되는 거냐 이렇게 생각하거든요.]
그렇다면 정식 근로계약을 맺은 장애인 노동자의 상황은 더 나을까?
발달장애인 김승욱 씨는 지난 2011년부터 5년 동안 장애인보호작업장에서 일했습니다.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꼬박 8시간 동안 빵을 만들고 양말을 포장하며 번 돈은 한 달에 15만 원이 전부입니다.
[김승욱 씨 보호자 : 근로자로 계약돼서 월급을 15만 원 정도 받았어요. 5년 정도 다니면서 살이 12kg 정도 빠졌어요. 그냥 다니는 거예요, 다닐 데가 없으니까.]
최저임금법 7조에 따르면 정신장애나 신체장애로 근로 능력이 낮다고 평가된 사람은 최저임금법 적용대상에서 제외됩니다.
고용노동부 조사 결과, 지난해 기준 법적으로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는 장애인 노동자는 9,060명으로, 월평균 임금은 37만 원 남짓입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고 정부는 지난해부터 장애인 노동자가 최저임금 이상 받을 수 있도록 일자리를 전환해주는 지원사업을 내놨지만, 관련 예산은 올해 더 줄었습니다.
장애인 직업 재활시설이 최저임금을 지급해야 하는 표준사업장으로 인증받을 수 있게 하는 법안도 지난해 7월 발의됐지만, 국회에 계류돼 있습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 : 임금을 직접 보전해주는 예산은 없고, 직업 재활시설도 표준사업장 인증을 받게 해주는 법 개정안이 국회에 발의되어 있거든요. 아직은 계류 중입니다.]
장애인의 노동력을 평가 절하하고 턱없이 낮은 임금마저 혜택처럼 여기는 사회.
차별적 인식이 담긴 장애인 최저임금 제외 규정을 서둘러 없애야 하는 이유입니다.
[김기창 / 중랑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 :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법 적용을 차등해서 받는다는 것 자체가 차별입니다. 최저임금법은 모두에게 동등하게 적용되어야 하고요. 중증장애인을 위한 맞춤형 공공일자리가 지속적으로 (확대되어야 합니다.)]
또 장애인 직업 재활시설에 대한 예산 지원을 통해 현실적인 임금 보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YTN 황보혜경입니다.
YTN 황보혜경 (bohk101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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