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8월, 속리산 근처 숙박업소에서 생활해오던 50대 지적 장애인이 실종 20일 만에 산에서 실족사한 상태로 발견된 일이 있었는데요.
경찰 수사 결과 장애인이 머물던 숙박업소의 업주는 그동안 장애인을 폭행하고 장애인 연금도 횡령해 왔던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성우 기자입니다.
[기자]
슬리퍼를 신은 한 남성이 어딘가로 빠르게 걸어갑니다.
지난 7월 속리산 입구의 한 숙박업소에서 20년 넘게 살다 실종된 50살 송 모 씨의 실종 당일 모습입니다.
지적 장애가 있던 송 씨는 속리산 법주사에서 열린 축제를 보러 갔다 실종됐고, 20일 만에 산 정상 부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당시 송 씨는 산속을 헤매다 실족해 숨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경찰은 송 씨가 사라진 뒤 5일 가까이 지나서야 실종 신고가 들어온 점을 수상히 여겼습니다.
경찰은 숙박업소 CCTV 영상이 모두 삭제된 점을 확인하고, 송 씨가 실종되기 직전 두 달 치 영상을 확보해 복원작업을 벌였습니다.
복원된 영상에는 숙박업소 업주 A 씨가 송 씨를 여러 차례 폭행하는 모습이 담겨 있었습니다.
[경찰 관계자 : 형사들이 모텔에 나가보니까 공교롭게 CCTV가 다 삭제가 된 거예요. 이상하다, 뭔가 있다 싶어서 (숨진) 그분 명의로 된 장애인 등록 여부를 확인해봤죠.]
또 업주 A 씨가 송 씨의 장애인 연금 등을 자신이 관리해주겠다며 몰래 빼돌려 사용한 정황도 확인했습니다.
경찰은 A 씨가 이런 방법으로 수천만 원을 횡령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행정복지센터 관계자 : 지금 사장님이 다시 오셔서 수급자 신청이라든지 장애등록을 다 도와주셨어요.]
경찰은 A 씨를 장애인복지법 위반과 횡령 혐의로 구속하고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A 씨는 송 씨에 대한 폭행 혐의는 계속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단순 실종 사망사고로만 묻힐뻔한 사건의 이면에는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폭행과 갈취 범죄가 감춰져 있었습니다.
YTN 이성우입니다.
YTN 이성우 (gentlele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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