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이번 설날도 코로나19 감염을 걱정해 대면 만남을 최소화하고 명절을 보낸 가족이 많았습니다.
차례와 세배, 요양병원 면회까지 모두 '비대면'으로 치러진 모습이었는데요.
이준엽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옷매무새를 단정히 다듬고 조상님께 절을 올립니다.
홍동백서 차례상이 아니라 빔프로젝터 스크린을 앞에 두고 치르는 신용철 씨 가족의 '랜선 차례'.
"세배 시작할게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세배는 화상으로 드리고, 세뱃돈은 모바일 '간편 송금'으로 보냅니다.
스피커로 덕담도 듣습니다.
[신언동 / 대전 용문동 : 올 한해에도 대전, 청주, 용인, 수원 우리 가족들 모두 건강하고 행복한 나날이 되기를 바란다.]
대전 본가를 비롯해 수원, 용인, 청주 등에 사는 16명의 가족이 마스크를 벗고 얼굴을 마주하기 위해 택한 방법입니다.
[신용철 / 경기 용인시 보라동 : 화상으로 모임 하는 걸 보고서, 그러면 우리도 차례 지낼 때 (화상으로) 같이 모이면 그래도 얼굴을 볼 수 있고… (명절에는) 시끌벅적하게 지내고 해야 하는데 사실 안타까움이 더 큽니다.]
"우리 사진 찍자 엄마. 엄마도 '브이'해. 웃어∼"
대가족이 돌아가며 면회실에 들어갑니다.
"빨리 코로나19가 끝나야 엄마랑 산책하고 그러지. 운동도 하고."
방역지침으로 유리 벽을 사이에 두고만 '비대면'으로 입원환자를 만날 수 있는 요양병원.
함께 식사하고 북적거리는 명절 대신, 교대로 인사만 겨우 드립니다.
[이광재 / 경기 성남시 백현동 : 아쉽지, 대면이 낫지. 비접촉으로 하니까 더 그런 거에요 이게. 부모님 손도 못 잡아보잖아. 그것도 하루에 한 번이 아니고 연휴 기간에 한 번. 이게 불편한 거지.]
"절하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가상세계인 '메타버스'에서 드리는 세배도 등장했습니다.
서울에 사는 이창현 씨는 12,000㎞ 넘게 떨어진 미국 플로리다에 사는 여자친구 부모님과 설빔을 차려입고 만났습니다.
[이창현 / 서울 신원동 : 좀 실제로 절을 하는 느낌도 들고, 서로 얼굴을 마주 보는 느낌도 들 것 같아서 이런 메타버스 공간에서 한 번 해보자.]
거리 두기 인원 제한으로 못 모이는 '방역 설날'.
벌써 두 번째라지만 답답함과 안타까움은 여전한 명절이었습니다.
YTN 이준엽입니다.
YTN 이준엽 (leejy@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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