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울 전철역에서 전동차가 아기가 있던 유모차만 태우고 엄마가 타기 전 출발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몇 달 전에는 유모차에 탄 아기와 엄마가 출입문에 끼어 다치는 사고도 있었는데요.
이런 사고가 반복되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황보혜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아기엄마가 유모차를 끌고 전동차가 오길 기다립니다.
전동차가 도착하고 사람들이 내리자 유모차부터 밀어 넣습니다.
이어서 엄마도 전동차에 오르려는데, 갑자기 출입문이 닫히더니 그대로 출발합니다.
어쩔 줄 몰라 발만 동동 구르던 엄마는 열차를 따라 냅다 뛰어갑니다.
경의중앙선 중랑역입니다.
정상이라면 승객이 탄 것을 확인하고 스크린도어가 닫혀야 하지만, 문이 열린 채 유모차만 싣고 출발해버렸습니다.
다행히 전동차에 타고 있던 시민이 아기를 데리고 다음 역에 기다리고 있었지만 놀란 마음은 쉽게 진정되지 않습니다.
[레티 엠미 / 중랑역 사고 피해자 : 계속 문을 열고 싶었지만 못했어요. 저는 상봉역으로 마구 달려갔어요. 만약 아기에게 문제가 있었다면 저는 살 수 없어요.]
코레일 측은 CCTV 사각지대라 기관사가 승객을 보지 못한 데다 일시적인 센서 오류까지 발생해 스크린도어가 열린 채 출발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전철역에서 승객이 미처 타기도 전에 전동차가 출발해 사고가 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해 12월 경의중앙선 이촌역에서는 유모차를 끌고 전동차에 타려던 여성이 아기와 함께 문에 끼이는 사고를 당했습니다.
옆에 있던 남편이 다급하게 전동차 문을 두드려 다시 열리긴 했지만, 유리창이 깨지는 바람에 재물손괴죄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기도 했습니다.
코레일 측은 당시 열차 승무원이 다른 곳을 감시하고 있어 고객 탑승 사실을 늦게 인지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사과했습니다.
[응웬티트 / 이촌역 사고 피해자 : 유모차를 끌고 들어가다가 아기 다리를 다쳤고, 그다음에 제 팔이 꼈어요. 남편이 조사를 받아서 너무 억울했어요.]
사고가 난 전동차들은 모두 기관사 1명만 탑승한 상태였습니다.
혼자 CCTV 모니터를 통해 모든 역의 승하차 상황을 일일이 확인해야 하다 보니, 승객을 놓치는 경우가 생기는 겁니다.
현재 코레일 전동차 12개 구간 가운데 7개가 1인 승무원 구간이라, 사고를 막기 위해선 2인 근무 체제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이송규 / 한국안전전문가협회장 : 센서가 작동하는 부분에 사각지대가 없도록 완전한 안전장치가 필요하고요, 1인 승무원 구간에서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데, 이를 보완하기 위해 2인 승무원 구간 확대가 필요합니다.]
특히 철도 사고는 인명 사고로 직결될 수 있는 만큼 스크린도어 등의 장애물 감지 센서 고장에 대비해 2·3차 안전장치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YTN 황보혜경입니다.
YTN 황보혜경 (bohk101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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