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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 생태계 회복 시계 '제로'...산사태 등 2차 피해 우려

2022.03.19 오전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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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내에서 가장 오랫동안 계속된 산불로 기록된 이번 동해안 산불로 서울 면적의 40%가 넘는 산림이 잿더미로 변했습니다.


산림 생태계가 예전 수준으로 회복되려면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가늠조차 어려운데요.

다가오는 장마철 산사태 등 2차 피해도 우려됩니다.

송세혁 기자가 산불 피해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방화로 산불이 시작된 곳으로부터 8km 떨어진 동해시의 한 야산.

높이 10m 안팎의 아름드리 소나무 수십만 그루가 숯덩이로 변했습니다.

나무껍질이 새까맣게 타버렸습니다. 이렇게 살짝 만져도 검은 숯가루가 묻어 나오는데요.

불에 탄 나무는 대부분 다시 살아나기가 어렵습니다.

검게 그을린 토양은 몇 번을 파내야 갈색 흙이 나옵니다.

시커멓게 탄 바위는 조금만 힘을 줘도 맥없이 부서집니다.

불은 꺼졌지만 매캐한 냄새가 여전히 코를 찌릅니다.

온통 잿더미가 된 숲 속에선 생명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3년 만에 또다시 화마가 덮친 강릉 옥계면으로 가봤습니다.

3년 전 산불이 났던 피해 지역입니다. 복구가 진행 중인 산림이 이번에 또 산불 피해를 당했습니다.

애써 심은 묘목 수만 그루는 불에 타 죽어가고 있습니다.

[김수동 / 강원도 강릉시 옥계면 : 이제는 더 탈 산도 없고 나무도 없습니다. 주민으로서 진짜 너무 안타깝습니다.]

다가오는 장마철도 걱정입니다.

산불 지역 계곡의 토사 유출량은 일반 산지보다 최고 4.2배나 많습니다.

나무와 풀이 탄 데다 토양마저 물을 제대로 흡수할 수 없을 정도로 황폐해졌기 때문입니다.

특히 산불이 발생한 뒤 1∼2년 사이에 산사태 위험이 가장 큽니다.

[서준표 / 국립산림과학원 산불산사태 연구과 : 민가나 보호시설 중심으로 해서 인명과 재산 피해 방지를 위한 사방 복구 사업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재와 나뭇가지 등이 다량으로 하천이나 바다에 흘러들면 수질 오염에 따른 수중 생태계 2차 피해도 우려됩니다.

산불은 야생동물에게도 재앙입니다.

인기척에 놀란 고라니가 화상을 입어 몸이 성치 않은 듯 힘겹게 달아납니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산불 피해 지역 곤충은 14년, 나무는 30년, 토양은 100년이 지나야 회복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역대 최장기간 이어진 이번 동해안 산불이 휩쓴 산림은 2만5천 ha,


서울시의 40%가 넘는 엄청난 면적의 산림 생태계에 심각한 상처를 남겼습니다.

예전 수준으로 되돌아가기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지금은 예측하기조차 힘듭니다.

YTN 송세혁입니다.


YTN 송세혁 (shsong@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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