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아베 전 일본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뒤 태평양전쟁 전몰자를 우크라이나에서 싸우다 숨진 사람들에 비유했습니다.
'고귀한 희생이 나라를 지켰다'고 말했는데 당시 전쟁을 시작한 것은 다름 아닌 일본이라는 걸 잊은 걸까요?
도쿄 이경아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아베 전 일본 총리가 올해도 야스쿠니 신사 봄 제사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지난 2020년 가을 총리직에서 물러난 뒤 매년 찾고 있는 겁니다.
아베 씨는 참배 후 취재진을 만나 "나라를 지키기 위해 숨진 영령에 존경을 표하려고 참배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우크라이나 사태를 언급했습니다.
[아베 신조 / 전 일본 총리 : (우크라이나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걸고 싸우고 있습니다. 고귀한 희생 위에 조국이 지켜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을 염두에 두면서 참배했습니다.]
'고귀한 희생'이란 말로 야스쿠니에 묻힌 전몰자를 우크라이나에서 싸우다 숨진 사람들에 비유한 셈입니다.
우익 성향의 다카이치 자민당 정조회장 역시 비슷한 인식을 드러냈습니다.
[다카이치 사나에 / 일본 자민당 정조회장 : 우크라이나 참상을 보면서 일본 국민과 영토와 주권을 지키기 위해 가혹한 상황 아래 숨져간 영령을 생각하고 추도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전쟁을 일으킨 일본과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는 오히려 정반대 입장입니다.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놓고 전쟁을 미화한다는 비판이 이어지는데 더 나아가 엄연한 역사적 사실까지 외면한 겁니다.
일본 정치권은 오히려 이번 사태를 군비 확장의 명분으로 적극 활용 하고 있습니다.
[기시 노부오 / 일본 방위성 장관 : 힘에 의한 일방적 현상 변경을 특히 동아시아에서 용인할 수 없습니다. 이번 우크라이나 침략 사안을 바탕으로 새로운 국가 안보 전략을 만들어 갈 것입니다.]
집권 자민당은 적 기지뿐 아니라 사령부까지 사실상 선제공격 할 수 있게 국가안보전략에 반영할 것을 정부에 제언하기로 했습니다.
또 앞으로 5년 안에 방위비를 지금의 배 수준인 GDP의 2%까지 끌어올리도록 요구할 방침입니다.
도쿄에서 YTN 이경아입니다.
YTN 이경아 (kale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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