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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총리까지 '소녀상' 철거 압박..."있을 수 없는 일" 비판 잇따라

2022.05.12 오후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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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본 기시다 총리가 베를린에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 철거를 압박한 것을 놓고 비판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세운 소녀상을 총리까지 나서 없애려 하면서 전쟁 책임을 지우려는 일본의 속내가 또다시 드러난 셈인데요.

도쿄 이경아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2020년 9월 독일 베를린에 위안부 소녀상이 세워진 직후부터 일본 정부는 철거 압력을 넣기 시작했습니다.

일본 입장은 다르다며 설치 다음 달 열린 독일 외교장관과의 회담에서도 이 문제를 직접 거론했습니다.

[모테기 도시미츠 / 당시 일본 외무성 장관 (2020년 10월 6일 기자회견) : (독일 외교장관과) 그 건에 대해 의견 교환을 했습니다. 베를린 거리에 소녀상이 있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에는 기시다 총리까지 나서 독일 숄츠 총리에게 철거를 요구했습니다.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윤석열 대통령이 보낸 정책협의단과 만난 지 이틀 만의 일입니다.

[마쓰노 히로카즈 / 일본 관방장관 : 총리는 위안부상이 계속 설치돼 있는 것은 매우 유감이라는 취지로 말하면서 독일 측에 협력을 재차 요청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겉으로는 위안부 문제에 일본군이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다고 인정한 '고노 담화'를 계승한다고 밝혀 왔습니다.

하지만 교과서에서 '종군 위안부'라는 표현을 '위안부'로 고치도록 하는 등 사실상 고노 담화를 무력화시켰습니다.

아베 정권 이후 전쟁 책임을 지우려는 노골적인 시도가 이어지면서 일본 내 소녀상 전시마다 협박과 방해가 이어졌습니다.

전시 관계자는 총리의 철거 요청을 "표현의 자유에 대한 침해이자 민간단체에 대한 정치 개입"이라며 있을 수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오카모토 유카 / '표현의 부자유전' 도쿄 실행위원회 공동대표 : (소녀상 같은) 기념물은 이런 일이 다시 없도록 하기 위한 것입니다. 예를 들어 '홀로코스트'에 대한 기념물을 일본에 세우려고 할 때 독일 총리가 세우지 말라고 한다면 어떤 생각이 들겠습니까?]

소녀상 철거 요구에 대한 독일 총리의 반응은 "좋지 않았다"고 산케이신문은 전했습니다.

소녀상 건립을 주도한 현지 시민단체 '코리아 협의회'는 이런 행태가 "일본이 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라고 스스로 부정하는 일"이라며 비판했습니다.

베를린 소녀상 설치 기한은 오는 9월 28일까지.


현지 시민단체가 영구 설치를 추진하는 가운데 일본 정부의 집요한 철거 로비도 이어질 것으로 보여 한일 간 대화에 미칠 영향이 주목됩니다.

도쿄에서 YTN 이경아입니다.



YTN 이경아 (kale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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