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금리 인상에 집값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2030 세대의 이른바 '영끌' 매수 열풍이 식고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를 사들인 2030의 비중은 관련 통계 집계 시작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최기성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노원구에 있는 3천 세대 규모 아파트 단지입니다.
전용면적 84㎡ 기준 2020년과 2021년에는 한 달에 많게는 10건 가까이 매매 거래가 이뤄지던 곳입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이뤄진 거래는 2건뿐이고, 최근 거래에선 직전 거래보다 1억 원 정도 가격이 하락했습니다.
주변 공인중개사들은 매수를 주도하던 2030 세대 발길이 거의 끊긴 걸 주요 원인으로 꼽고 있습니다.
[인근 공인중개사 : 그때(지난해)는 문의하시는 분도 많았고 부모님하고 같이 오신 분도 있고, 여러 가지 부동산에 관심이 많으니까 이것저것 물어보러 오시는 분도 많았고…. 그런데 지금은 전화 자체가, 문의 자체가 아예 없어요.]
최근 몇 년 동안 부동산 시장을 주도했던 2030 세대의 매수세 감소는 서울뿐 아니라 전국에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입니다.
2030의 서울 아파트 매입 비중은 지난 6월 24.7%로, 해당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지난 2019년 1월 이후 가장 낮습니다.
한창 집값이 오르던 지난해 7월엔 전체 거래의 절반 수준인 44.8%까지 치솟기도 했습니다.
전국으로 범위를 넓혀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지난 6월 2030이 차지하는 매매 비중은 27.1%로, 올해 3월부터 계속 하락하고 있습니다.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젊은 층 매수 심리가 크게 위축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함영진 / 직방 빅데이터랩장 : 대출받는 것이 쉽지 않아진 데다 주택 시장 위축으로 시세 차익에 대한 기대가 낮아지면서 2030 세대의 주택 매입 비중이 감소하고 있습니다. 대출에 따른 금융 비용 부담은 늘고 주택 가격은 하락이 예상되면서….]
특히 집값 상승기 때 2030이 적극적인 거래에 나섰던 지역에서는 5명 가운데 1명이 매수 1년 이내에 집을 되팔았습니다.
서울에서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도봉구가 19.6%로 가장 높았고, 강북구가 17.2%였습니다.
[김진유 / 경기대학교 도시·교통공학과 교수 : 대출을 끼고 매입을 한 경우에는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이자 부담이 높아지니까 시세 차익을 거두더라도 이자를 내고 나면 별 의미가 없는 투자가 되기 때문에 얼른 손절매를 한다고 봐야죠.]
정부가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에게 집값의 최대 80%를 대출해주겠다고 했지만, 이자 상환 부담과 집값 하락 우려로 매수 심리가 회복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대규모 주택 공급 계획이 발표되면서 2030 세대가 매매 시장보다는 청약이나 임대 쪽으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예측합니다.
YTN 최기성입니다.
YTN 최기성 (choiks7@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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