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복지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일부 직원을 대상으로 한 1박 2일짜리 자체 행사에 4천만 원이 넘는 돈을 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승진자 교육이란 명목이었는데 정작 고위급 직원들은 늦은 새벽까지 술을 먹고 다툼을 벌이다 연수시설 기물을 파손하기도 했습니다.
김태민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복지부 산하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보건 정책을 연구·개발하는 공공기관으로 운영예산은 전액 정부 지원금입니다.
진흥원은 지난해부터 승진 대상자들을 위한 축하와 교육 목적의 행사를 열고 있는데 여기 드는 비용이 한 번에 수천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7월에는 1박 2일 국내 교육에 4천만 원을 넘게 썼습니다.
세부 프로그램을 살펴봤더니 전문강사 2명의 리더십 강연 외에는 손 글씨 수업, 축구 등 업무와 관련 없는 활동이었고 참석 인원도 29명에 불과했습니다.
이틀 치 강사료만 무려 6백만 원.
여기에 운영비는 천3백만 원, 인건비는 천5백만 원이 넘게 들었습니다.
진흥원 측은 수의 계약을 맺은 외부 전문 업체의 프로그램 개발 비용이 모두 포함된 예산이라고 해명했습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관계자 : 단순히 1박 2일 동안의 교육 비용이 아니라 승진자 리더십 과정 설계, 교육프로그램 개발 및 운영 등 약 1개월간의 승진자 교육 전반에 관한 비용입니다.]
하지만 지난해에도 같은 업체에 하루짜리 승진 교육을 맡기면서 2천5백만 원을 지급했는데 프로그램은 올해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교육 기간, 연수시설에서 고위급 직원들이 늦은 새벽까지 술자리를 벌인 것도 모자라 다툼 끝에 연수시설 기물을 파손하기도 했습니다.
[연수시설 관계자 : (테이블이) 손상을 좀 입어서 어떻게 된 거냐고 했더니 직원들이 거기서 술을 마시고 얘기하다가 좀 그런 게 있었다…. 청소할 때 보면 병이라든지 컵 등이 이렇게 깨진 게 좀 있어서….]
해당 직원은 YTN과의 통화에서 평소 친한 동료 사이에 사소한 말다툼이었을 뿐이라며 술값 역시 직원들이 나눠서 부담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승진교육 참가자 : (같이 20년 근무한) 친구기 때문에 서로 언성 (높인 게) 있었던 거지,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거든요. (테이블이) 엎어지면서 바닥에 찍힌 거거든요. 유리컵도 같이 엎어지면서 깨진 거고 기물이 파손된 건 아니거든요.]
보건산업진흥원 측은 불미스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재발방지책을 마련하겠다고 고개를 숙였습니다.
하지만 이미 지난 7월 자체 조사에 착수하고도 두 달이 넘도록 별다른 징계는 내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공공기관이 내부 행사에 관행처럼 거액의 나랏돈을 쓴 것도 모자라 직원 사이 음주 다툼까지 벌인 건 납세자들의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이는 대목입니다.
이에 따라 공직사회 전반의 기강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힘을 얻을 것으로 보입니다.
YTN 김태민입니다.
YTN 김태민 (tm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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