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공정 계약 관행 만연...저작권법 개정안 국회 계류

사회 2023-03-19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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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만화 '검정고무신' 故 이우영 작가 사망으로 출판 업계의 불공정 계약 관행을 둘러싼 비판이 커지고 있습니다.


출판사들이 작가를 사업에 끌어들이면서 이른바 '꼼수 계약'을 쓰는 관행을 막기 위해 저작권법 개정안이 이미 발의됐지만, 국회에 계류돼 있습니다.

황보혜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캐릭터 대행사가 만화 '검정고무신' 원저작자인 고 이우영 작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근거는 무엇일까?

지난 2007년 10월, 대행사 장 모 대표와 이우영 작가가 서명한 계약서를 들여다봤습니다.

"사업권은 이 작가의 작품활동을 통해 파생된 모든 저작물에 대한 저작권과, 여기서 파생된 모든 2차적 사업권을 포함한다"는 문구가 선명합니다.

이어, 3년 뒤에 체결한 양도각서 두 건에도 "일체의 작품활동과 사업 관련 모든 계약에 대한 권리를 양도한다"는 표현이 들어가 있습니다.

작가가 '2차적 저작물', 즉 원저작물을 바탕으로 만든 창작물과 관련해 모든 권리를 넘기고, 작품 활동을 할 때도 사업자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창작자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하게 설정된 조항인데,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정연덕 / 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일체의 권리를 넘긴다는 것 자체로는 불공정한 소지가 많습니다. 다만 서명 날인을 했기 때문에 그 계약서 자체로는 유효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앞서 '구름빵'으로 유명한 백희나 작가 역시 비슷한 일을 겪었습니다.

작품이 성공했는데도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했다며 출판사를 상대로 저작권 소송을 냈지만, 대법원에서 결국 패소했습니다.

신인 시절, 천850만 원을 받고 출판사에 저작권을 넘기는 이른바 '매절 계약'을 체결했던 게 발목을 잡은 겁니다.

때문에 2차 저작물 사업을 미끼로 작가들에게 불공정한 계약을 맺게 하는 출판업계 관행을 두고 부당하다는 비판이 이어지지만, 현실은 별로 변한 게 없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내놓은 표준계약서 역시 어디까지나 권고에 불과합니다.

[김기태 / 세명대학교 디지털콘텐츠창작학과 교수 : 2차적 저작물 권리는 저작권자에게 있다고 명시한 정부 고시 표준계약서가 있습니다. 다만 권고사항인 만큼, 작가들은 계약할 때 저작물 이용조건과 범위를 구체적으로 정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창작물에 대한 포괄적 양도를 금지하도록 하는 저작권법 개정안은 지난 2018년 발의됐다가 20대 국회 임기가 끝나며 자동 폐기됐습니다.


또, 창작자가 저작권을 이용자에게 넘겼어도 수익에서 큰 차이가 나면 추가 보상을 청구할 수 있게 하는 개정안 역시 2년 넘게 국회에 계류돼 통과 여부가 불투명합니다.

YTN 황보혜경입니다.



YTN 황보혜경 (bohk101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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