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검찰이 '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 수사에 속도를 내는 데에는 핵심 인물인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 역할이 크다는 견해가 지배적입니다.
결정적인 통화 녹음파일이 발견됐고, 일부 사실관계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인데요.
이러한 모습이, 대장동 개발 비리 수사 과정에서 입장을 바꾼 유동규 전 본부장과 비슷하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임성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대장동 수사 초기 유동규 전 본부장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 최측근인 정진상 전 실장의 지시로 핵심 증거인 휴대전화를 버릴 정도로 사건 은폐에 적극적이었습니다.
이랬던 그가 최근에는 대장동 개발 뒷얘기를 상세히 폭로하며 '이재명 저격수'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자신을 비롯해 당시 실무자들을 잘 모른다고 발뺌한 이 대표에게 실망한 게 주된 이유로 전해졌는데, 유 전 본부장의 변심은 결국 이 대표 기소로까지 이어졌습니다.
[유동규 /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지난해 10월) : 형제들이라고 불렸던 사람들의 생각이나 내용이…. 이 사건 터지고 난 다음에, 원래 이제 좀 어려울 때 진면모를 본다고 하잖아요. 제가 생각했던 것들은 상당히 다르구나….]
이번 민주당 돈 봉투 의혹이 불거진 데에도 유 전 본부장처럼 한 사람의 태도가 바뀐 게 주효했단 게 검찰 안팎의 평가입니다.
바로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입니다.
이 전 부총장은 사업가 박 모 씨로부터 10억 원대 뒷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 돼 1심에서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받았습니다.
수사 과정에서 검찰은 이 전 부총장의 휴대전화에서 3만여 개에 이르는 통화녹음을 확보했는데, 이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돈 봉투 의혹 정황을 포착했습니다.
검찰의 추궁에 이 전 부총장도 일부 사실관계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고, 이를 토대로 검찰은 피의자들을 특정하고 일사불란하게 압수수색과 소환조사에 나섰습니다.
이에 대해 정치권 등에선 이 전 부총장이 10억 뒷돈 수사를 받을 때 소극적이었던 민주당에 느낀 실망감에 수사에 협조한 것 아니냔 관측이 나오기도 합니다.
다만 이 같은 해석이 무성해지자, 이 전 부총장은 변호인과의 접견에서, 돈 봉투 의혹 수사에 협조하고 있다는 건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검찰은 윗선으로 꼽히는 송영길 전 대표로 차근히 포위망을 좁혀가고 있습니다.
특히 검찰이 확보한 녹음파일에는 강래구 회장이 이 전 부총장에게 '송 전 대표가 같이 일하는 사람들에게 직접 금품을 줬다'는 취지로 말한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YTN 임성호입니다.
영상편집 : 양영운
그래픽 : 홍명화
YTN 임성호 (seongh12@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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