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초창기 인터뷰에서 제가 그릇이 얼마만 한 사람인지 궁금하다는 얘기를 한 적이 있어요. 그 질문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고 생각해요. 배우로서 ‘드림’이요? 현재에 안주하거나 안정적인 선택을 하지 않고 도전하고 싶어요. 저를 계속 절벽으로 밀었을 때 그 이상의 것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청춘의 얼굴 그리고 ‘로맨틱 코미디의 장인’. 배우 박서준 씨가 새로운 얼굴을 하고 관객 곁으로 돌아왔다. 영화 ‘사자’ 이후 4년,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 이후 3년 만의 팬들과의 만남이다.
그가 주연을 맡은 영화 ‘드림’은 전직 축구선수 홍대(박서준)와 열정 없는 PD 소민(아이유)이 집 없는 오합지졸 선수들과 함께 국가대표가 돼 홈리스 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 지난 2010년 홈리스 월드컵에 첫 출전했던 이들의 실화를 모티브로 창작됐다.
박서준 씨는 사기꾼 어머니의 합의금을 갚기 위해 연예계에 진출할 마음을 먹고, 이미지 쇄신을 위해 마음에 없는 재능기부를 하며 홈리스 국가대표들의 코치로 활약하는 홍대 역할을 자신 것으로 소화하는 데 성공하며 극에 입체감을 더했다.
오랜만의 복귀이자 가슴 뭉클한 감동 드라마로 돌아온 박서준 씨. 그와 18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갖고 작품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너무 설레는 것 같아요. 너무 오랜만에 관객들 만날 생각에 기대가 되는데, ‘관객들을 만나는 느낌이 뭐였지?’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익숙했던 느낌인데 오랫동안 없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죠. ‘드림’뿐 아니라 아직 선보이지 못하고 있는 많은 한국 작품이 많은데 관객을 만나면서 좋은 시간이 됐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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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드림'에 출연한 배우 박서준·아이유 ⓒ플러스
이날 박서준 씨는 오랜만의 복귀에 대한 기분 좋은 설렘을 전하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영화 ‘스물’, ‘극한직업’, 드라마 ‘멜로가 체질’ 등 이병헌 감독의 오랜 팬이었다는 그는 “감독님의 영화는 혜성 같이 등장한 작품 같았다. 함께 현장에서 작업을 하면 어떨지 궁금해서 고민 없이 제안을 수락했다”라고 출연 계기를 전했다.
극 중 홍대는 자신을 ‘만년 2등 팔자’라고 생각하며 열등감을 느끼기도 하는 인물. 실제 박서준 씨는 배우 생활을 하며 열등감을 느낀 적이 있을까?
콤플렉스와 열등감은 성장의 무기이자 발전의 계기라고 생각한다는 그는 끊임없이 오디션에서 쓴맛을 맛보았던 신인 시절을 회상하며 “자꾸 작아지는 듯한 열등감에 시달리기도 했었다”라고 고백했다.
이어 박서준 씨는 “당시에는 힘이 너무 많이 들어가고 독기 또한 너무 많았던 것 같다. 되려 포기하려는 순간 마음이 가벼워졌고, 다른 이들도 저를 한층 더 편하게 보며 반응이 왔던 것 같다. 부러워하면 끝이 없기에 지금은 나만의 것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순간순간 최선을 다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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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드림'에 출연한 배우 박서준 ⓒ어썸이엔티
이병헌 감독의 작품답게 그는 이번 영화에서 빠른 리듬감의 대사를 제 것으로 만들며 아이유 씨와 유쾌한 케미를 만들어 냈다. 이러한 과정이 힘들지는 않았을까?
처음에는 쉽지 않았지만 열린 마음과 유연한 자세로 임했다는 그는 “감독님 특유의 호흡이 있었고 그것을 소화하려고 노력했다. 쉬운 과정은 아니었지만 무리한 요구가 아니었기에 또 하나를 배워간다는 마음으로 받아들이려고 하니 자연스럽게 됐던 것 같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으로 연기 호흡을 맞춘 아이유 씨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평소 아이유 씨에 대해 진중하고 깊이 있는 감정 연기를 하는 배우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는 박서준 씨는 “함께 호흡을 맞춘다는 것에 처음부터 기대를 컸다. 힘이 있는 연기부터 가벼운 연기까지, 아이유 씨는 하나를 잘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든 잘하는 배우라 호흡은 기대 이상이었다”라며 그에 대한 애정을 전하기도.
최근 한국 영화의 연이은 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인 만큼, 국내 극장가가 ‘드림’에 거는 기대감은 상당하다. 박서준 씨는 이처럼 흥행에 대한 부담감에 대해 “영화가 잘되려면 기본적으로 영화도 좋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상황, 시기, 심지어는 계절이나 날씨 등 흥행을 좌우하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는 것 같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연기, 인터뷰, 홍보 등 제가 할 수 있는 건 최선을 다하지만 이외에 다른 부분은 절대적으로 관객의 선택인 것 같다. 때문에 부담을 갖기보다는 그저 많은 분이 영화를 즐기고 한 분이라도 더 극장을 찾아 주시길 바라는 마음”이라며 솔직하고 담백한 자신의 생각을 전하기도 했다.
영화의 제목이 ‘드림’(꿈)인 만큼, 인터뷰 말미 배우 박서준 씨의 꿈을 묻는 질문도 이어졌다.
“누구나 다 열심히 하겠죠. 저는 결과보다는 과정을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좋은 에너지와 노력이 과정에 모이면 좋은 결과로 이어진다는 것이 저의 철칙입니다. 때문에 결과가 어찌 되든 후회는 없는 것 같아요.”
자신에게 주어진 과정을 충실하게 사는 것, 현재의 삶에 최선을 다하고 늘 도전적인 선택을 하는 것이 인생의 목표이자 꿈이라는 박서준 씨는 지금 이 순간에도 자신의 알을 깨고 다시 한번 성장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YTN 김성현 (jam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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