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배우, 감독, 뮤지션 등 연예계 종사자들이 인공지능(AI)에 의한 직업 대체를 우려하며 정부의 대처 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일본 연예종사자협회는 "AI에 의해서 직업을 잃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국가를 상대로 자신들의 권리를 보호할 수 있는 법 정비를 요구했다고 NHK, 아사히 신문 등이 10일 보도했다.
이와 관련 8일 도쿄에서 열린 회견에 참석한 한 배우는 "며칠 촬영으로 모습과 움직임을 스캔할 수 있고 어떤 연령대, 성별로도 합성할 수 있다고 들었다. 이대로 가다가는 완전히 수요가 없어지지 않을까 두려움이 있다"라고 말했다.
한 스턴트맨은 "위험한 장면을 AI 합성으로 대체하고 인력을 줄이면 기술은 승계할 수 없고, 현역 스턴트맨은 사활의 문제에 봉착한다"고 토로했다.
후카다 코지 영화감독은 "영화업계는 배우, 스태프, 감독 모두 프리랜서 입장에서 참여하고 있다"며 "그 불안정성이 AI 기술 발달로 인해 더욱 가속화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음악업계에서도 AI에 관한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 일본음악저작권협회(JASRAC)는 3월 AI가 만든 곡과 저작권에 대한 온라인 토론회를 열었다.
이마이 료스케 음악 프로듀서는 "인간과 AI의 차이가 좁혀지고 있다"며 "내 곡을 완전히 모방한 AI를 다른 사람이 사용해 같은 곡을 쓸 수 있게 되는 것이 아닌가. 학습 속도에 따라서는 오히려 추월당할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사토 야마토 변호사는 "앞으로는 실제 배우가 연기를 하지 않아도 그들의 모습이나 목소리를 이용해 자동으로 영화나 드라마, 노래, 애니메이션이 생성될 가능성이 있다"며 연기자의 모습과 목소리, 움직임에 관한 권리를 명문화해 보호하거나 AI가 생성에 사용한 데이터의 경우 창작자들에게 대가를 지불하는 등의 법 정비 필요성을 강조했다.
AI의 소설창작 프로젝트를 주도한 바 있는 마쓰바라 히토시 도쿄대 정보공학과 교수는 "영상이나 음악을 생성하는 AI는 아직 성능이 낮지만, 개발 초기에는 사람이 만든 작품을 꼭 필요로 한다"며 “영상이나 음악을 AI에 학습시킬 때, 일정한 비용을 공적 기관에 납부해 문화 예술 진흥 기금으로 만드는 새로운 구조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전했다.
협회 대표인 모리사키 메구미는 "문화예술 분야 종사자들의 활동과 권리를 보호할 수 있는 규칙 마련이 필요하다"며 "국가에 AI를 이용한 콘텐츠 생성 등을 할 때 초상, 목소리, 연기에 관한 권리 등도 법률로 명문화할 것을 요청했다"라며 "또 어떤 데이터를 바탕으로 생성했는지 공개할 의무, 창작자 대가 지불 의무 등을 요구하는 요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YTN 최보란 (ran61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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