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지명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진 이동관 대통령실 특보가 이명박 정부 청와대 홍보수석이던 시절 KBS 내부 인사에 개입한 정황이 담긴 문건이 나왔습니다.
정부에 비판적인 성향의 KBS 인사를 솎아내는 방향을 담아 국가정보원이 작성했는데, 이동관 특보 측은 당시 해당 문건을 본 적 없다고 대답했습니다.
우철희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010년 6월 작성된 'KBS 조직개편 이후 인적쇄신 추진방안'이라는 제목의 3장짜리 문건입니다.
작성 기관은 국가정보원, '청와대 홍보수석실 요청사항'이라고 명시됐습니다.
차기 방송통신위원장 후보로 거론되는 이동관 특보가 청와대 홍보수석일 때였습니다.
문건에는 면밀한 인사검증을 통해 좌편향, 무능·무소신, 비리연루 여부를 기준으로 인사 대상자를 색출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습니다.
중점고려사항 항목에서는 좌편향 간부를 반드시 퇴출해 좌파세력의 재기 음모를 분쇄해야 한다면서 대상자 명단까지 구체적으로 언급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와 4대강 사업 등을 보도한 시사프로그램 간부들을 반정부 왜곡보도 혈안, 편파방송 행태 방치 대상자로 규정했고, 실제 인사에도 반영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문건을 작성한 국정원 직원은 검찰 조사에서 청와대에서 이 보고서를 요청한 이유를 당시 정부 정책에 비판적인 성향의 KBS 내부 인사를 솎아내겠다는 것이었다고 진술했습니다.
홍보수석실 누군가가 문건 내용을 KBS 경영진에 전달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문건 내용 자체가 부적절하지만, 청와대 요청을 거부하기 어렵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불법사찰 등 재판 기록에 담겨있는 해당 문건은 배포 대상으로 홍보수석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당시 홍보수석이던 이 특보는 과거부터 해당 문건에 대해 요청한 적도, 보고받은 적도, 본 적도 없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표명해왔다고 밝혔습니다.
YTN 우철희입니다.
촬영기자 : 홍성노
그래픽 : 이은선
YTN 우철희 (woo72@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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