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망명 난민, 역경 함께한 반려 다람쥐와 헤어질 처지

베네수엘라 난민이 역경을 함께 한 반려동물과 강제로 헤어질 처지에 놓였다.

23일(현지시간) AP 통신은 멕시코 마타모로스에 설치된 난민 캠프에서 6개월 만에 미국 망명 기회를 얻은 예이손(23)과 그의 반려 다람쥐 니코가 생이별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예이손은 베네수엘라에 머무를 당시 땅바닥에 떨어져 있는 새끼 다람쥐를 구조해 '니코'라고 이름 붙인 뒤 정성껏 보살폈다. 그는 미국 망명길에 오르면서 자신의 가족이 된 니코를 데려가기로 마음먹었다.

우여곡절 끝에 멕시코로 향한 예이손은 버스를 타고 이동할 때 검문을 피하고자 배낭 속에 니코를 숨겨야만 했다. 그러나 버스 운전사에게 다람쥐를 데리고 있다는 사실을 들키고 말았고, 동물 탑승료 명목으로 추가 비용을 요구받았다. 그는 휴대전화 기계를 35달러(약 6만 7천 원)에 팔아 애완동물 동반 비용을 지불했다.

난민캠프에 도착한 예이손은 이발 일을 하며 생계를 이어갔고 마침내 반년 만에 미국 당국으로부터 망명 절차 진행을 시작한다고 통보받았다. 그러나 방침상 동물들은 국경을 건너는 것이 허락되지 않아 니코와 헤어질 위기에 놓였다.

난민 캠프에서 일하는 자원봉사자들은 예이손이 니코와 함께 미국으로 건너갈 수 있도록 동물용 백신 주사를 놓아줄 수의사를 연결해 주는 등 노력하고 있으나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예이손은 인터뷰에서 "니코와 헤어진다면 가슴이 매우 아플 것"이라면서도 "그의 행복을 바라며, 나를 잊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YTN 정윤주 (younju@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