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 권력서열 3위인 하원의장이 해임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지난 주말 셧다운을 피하기 위한 임시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불만을 품었던 공화당 강경파의 반란이 성공했습니다.
워싱턴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권준기 기자!
미 하원의장 해임 결의안이 가결됐다고요?
[기자]
미 하원에서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에 대한 해임결의안 투표는 찬성 216, 반대 210으로 가결됐습니다.
공화당 강경파 의원 8명과 의장 해임을 당론으로 정한 민주당 208명이 찬성표를 던지면서 해임안이 통과됐습니다.
대다수 공화당 의원들이 해임에 반대했지만 매카시 의장을 지키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이로써 대통령과 부통령에 이어 권력서열 3위인 하원의장이 자리에서 물러나는 미국 역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지게 됐습니다.
[앵커]
그런데 하원의장 해임을 공화당 강경파 의원들이 주도한 거라고요?
[기자]
사태의 발단은 지난 주말 임시예산안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비롯됐습니다.
연방정부가 문을 닫는 셧다운 사태를 코 앞에 두고 민주당과 공화당이 좀처럼 합의안을 내지 못하자 매카시 의장은 쟁점 예산을 빼고 45일짜리 임시 예산안을 처리했습니다.
결국, 가까스로 예산안을 처리하며 셧다운을 피했지만 공화당 강경파들은 매카시 의장이 민주당과 야합했다며 반발했습니다.
실제로 임시예산안에 공화당은 40% 넘게 반대한 반면 민주당은 99%가 찬성했습니다.
이에 따라 공화당 강경파인 맷 게이츠 의원이 해임 결의안을 발의했고 초유의 의장 해임 사태로 이어진 겁니다.
표결에 앞서 토론에서 해임안을 낸 게이츠 의원은 신뢰할 수 없는 매카시 의장이 의회를 혼란에 빠뜨렸다며 새로운 리더십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앵커]
의장 해임 표결에서 민주당은 어떤 입장을 취했습니까?
[기자]
민주당 원내대표인 하킴 제프리스는 표결에 앞서 의원총회를 열고 해임안 찬성을 당론으로 정했습니다.
공화당 내전의 책임은 공화당 강경파에 있다며 해임안에 찬성할 것을 당론으로 전달한 겁니다.
결국 쪼개진 공화당과 달리 민주당은 재석 의원 전원이 찬성표를 던지면서 하원의장이라는 축출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만들었습니다.
미국 언론들은 민주당이 공화당 내부에서 일어난 자중지란에서 굳이 매카시 의장을 구할 이유가 없었을 거라고 분석했습니다.
[앵커]
의장 해임으로 혼란이 불가피할 것 같은데 당장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이번 일의 화근이 됐던 임시예산안에서 여야 간 이견이 가장 컸던 게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이었습니다.
결국 바이든 행정부가 요청한 240억 지원 예산을 모두 뺀 채로 임시 예산안을 통과시켰는데, 의장이 해임되면서 추가 논의가 조속히 진행되기는 어려울 전망입니다.
표결이 있기 전 백악관에서는 의회에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을 서둘러 편성해달라고 촉구했습니다.
존 커비 국가안보회의 조정관은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일본, 유럽 정상화 통화를 했고 우크라이나 지원에 한 뜻이라며 우회적으로 의회를 압박했습니다.
하지만 의장이 해임되면서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은 물론 다음 달 17일에 효력이 끝나는 임시예산 이후 정식 예산안에 논의도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 됐습니다.
또 이번 일로 공화당 강경파의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공화당 주류에서도 민주당을 더 신뢰할 수 없게 되면서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기대하기 힘들 거라는 관측에도 힘을 더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YTN 권준기 입니다.
YTN 권준기 (jkw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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