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라디오(FM 94.5) [YTN 뉴스FM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일시 : 2023년 11월 17일 (금)
□ 진행 : 박귀빈 아나운서
□ 출연자 : 주재선 국민권익위원회 교통도로민원과 조사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박귀빈 아나운서(이하 박귀빈) : 슬기로운 생활백서, 매주 금요일은 국민권익위원회와 함께
생활 속 놓치고 있는 권리를 찾아봅니다. 여러분, 횡단보도를 가만히 보면요. 보도와 횡단보도 사이에는 턱이 있고, 보도가 좀더 높이가 높죠. 휠체어 타는 분, 유모차 끌고 가는 분은 어떻게 지나갈까요? 교통약자의 보행 안전을 위한 개선, 국민권익위 교통도로민원과 주재선 조사관과 이야기 나누어 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주재선 국민권익위원회 교통도로민원과 조사관(이하 주재선) : 네, 안녕하세요.
◇ 박귀빈 : 조사관님, 도로를 보면 차도 가장자리에 사람이 다니는 보도와 구분하기 위해서 경계석이 있잖아요. 횡단보도 앞쪽도 마찬가지인데, ‘횡단보도 경계석 낮춤’이 무엇인가요?
◆ 주재선 : 보통 보도와 횡단보도 사이는 턱이 약간 높은 경계석이 있는데요. 이 높이 차이 때문에 경계석을 낮춰서 경사로를 만들어 놓은 구간이 있습니다. 휠체어나 유모차, 자전거 등이 횡단보도를 건너기 위해서는 이 낮춤 구간을 이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낮춤 구간에 대해 과거 ‘도로안전시설 설치 및 관리지침’ 은 횡단보도와 같은 폭으로 낮춤 구간을 만들도록 되어 있었는데요. 이것을 ‘횡단보도 경계턱 전체 낮춤’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22년에 설치기준이 ‘교통약자법 시행규칙’으로 통합되는 과정에서 관련 규정이 삭제되었고, 현재는 낮춘 구간의 폭이 90cm 이상으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 박귀빈 : 그러니까 휠체어나 자전거 탄 사람이 통과할 수 있도록 횡단보도와 보도의 높이 차이를 줄인 구간이 90센티미터 폭 밖에 안된다는 거죠? 그럼 여러 명일 때는 길 건너기도 어려울 것 같은데요?
◆ 주재선 : 맞습니다. 휠체어 탄 사람, 자전거 탄 사람, 킥보드 탄 사람 다들 이쪽으로만 통행을 하게 되니, 병목현상 때문에 교통약자의 안전이 위협받는 상황이었죠. 더구나 지자체마다 기준도 제각각이었고요. 그래서 지난 3년간 국민신문고에 횡단보도 관련 민원이 약 3,800여 건이나 접수되었는데요. 일례로, ’22년 모 지자체가 신도시 개발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횡단보도 경계석 낮춤 폭을 최대 1.5미터 이하로 제한하고 있는 자체 지침을 적용해서 횡단보도를 설치하고 있었습니다. 동탄 같은 다른 신도시는 횡단보도 경계석을 횡단보도 폭에 맞춰 전체적으로 낮추어 설치하고 있는데, 여기는 1.5미터도 안되는 폭이었던 거죠. 그래서 보도의 굴곡이 심하고 경사로의 폭이 좁아 장애인, 노약자 등 교통약자의 보행안전이 위협받고 있으니, 지침을 개선해 달라고 호소하는 민원이 국민권익위에 접수된 적이 있었습니다.
◇ 박귀빈 : 많은 분들이 불편을 느꼈던 게 분명해 보입니다. 국민권익위가 생각한 해결 방안은 어떤 거죠?
◆ 주재선 : 국민권익위는 국토부에 횡단보도 경계턱을 횡단보도 폭에 맞추어 전체적으로 낮추고, 경계턱 낮춤 최소 유효 폭인 90cm를 그 이상으로 넓히는 방안을 마련해서 ‘교통약자법 시행규칙’에 반영하도록 권고했습니다. 조금 아쉬운 부분은, 이번 권고로 이미 설치된 경계석들을 전면 공사해서 바꾸기는 어렵다는 점입니다. 이것은 ‘설치’ 기준이다 보니 앞으로 새롭게 경계석을 설치하거나 보도 정비사업을 할 때 적용이 됩니다. 다만, 재정적으로 좀더 여유가 있는 서울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도별로 예산을 세워 보도 정비사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박귀빈 : 이번 권고 내용에 횡단보도 경계석 외에 점자블록 설치도 있다고요? 시각장애인의 안전을 위한 조치죠?
◆ 주재선 : 그렇습니다. ‘교통약자법 시행규칙’은 이동편의시설 중 여객시설 및 보도를 대상으로 점자블록 설치기준을 명시하고 있는데요. 지하철역이나 기차역 같은 여객시설에는 다양한 장소에 점자블록을 설치하도록 규정되어 있는 반면, 보도에는 횡단보도와 관련된 장소에만 점자블록을 설치하도록 되어 있어서 점자블록의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또, 점자블록과 다른 시설물과의 이격거리, 그러니까 얼마나 띄워놓아야 하는지에 대한 규정도 없는 상태인데요. 그래서 점자블록이 전신주 같은 구조물에 접해서 설치되거나, 주차구역 차량에 시각장애인이 충돌하는 일까지 발생하고 있습니다. 안전에 심각한 위협이 되는 거죠.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국민권익위는 차량 진출입부나 육교 입구같이 시각장애인에게 위험한 장소에 점자블록을 설치하도록 했고요. 점자블록과 보도의 다른 시설물이나 지장물 사이의 이격거리를 구체적으로 법규에서 정하도록 했습니다.
◇ 박귀빈 : 이번 개선권고로 교통약자가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겠네요. 언제부터 시행이 되는 건가요?
◆ 주재선 : 국토교통부가 개선 권고에 공감한다는 의사를 표시했고요. 용역을 시행해서 이를 토대로 ’24년 말까지 ‘교통약자법 시행규칙’을 개정하겠다고 했습니다. 대중교통이나 보도블록, 승강기 이런 것들은 우리의 편의와 안전을 위해 만들어진 거잖아요. 그런데 누군가에게는 오히려 불편함과 고통이 되고 있습니다. 교통약자의 사회 참여와 복지 증진을 위해 교통약자가 일상생활에서 불편하게 느끼는 부분에 대해 행정기관이 세심하게 살펴봐 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박귀빈 : 알겠습니다. 이번 제도개선을 통해 교통약자를 배려하고, 보행 안전을 보장하는 문화가 정착되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국민권익위 교통도로민원과 주재선 조사관이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주재선 : 네, 감사합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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