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랑천이 흐르는 철새보호구역입니다.
물닭과 청둥오리, 흰죽지 등 겨울 철새가 모여앉아 쉬고 있습니다.
그런데 바로 옆에 산책길을 만드는 공사가 한창입니다.
물가 주변에 있는 갈대도 듬성듬성, 새가 쉬기엔 턱없이 부족합니다.
[조윤휘 / 철새 보호 활동가 : (철새는) 가까이 다가가면 멀리 도망가고 그러거든요. 그만큼 예민하기 때문에. 솔직히 느끼기엔 철새보호구역이 아니고 관청에서 하는 건 철새퇴치구역을 만들어간다 생각하거든요.]
안양천이 흐르는 다른 보호구역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철새를 위해 조용히 해달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지만, 무용지물입니다.
이곳은 철새보호구역입니다.
하지만 보이는 것처럼 누군가 불법으로 텃밭을 가꿔놓았고, 그 옆에 보면 주민들을 위한 체육시설이 설치돼있습니다.
철새에게 필요한 모래와 풀숲도 줄었습니다.
지방자치단체가 주민 편의를 이유로 하천 주변을 콘크리트 블록으로 덮어 정리했습니다.
그나마 탐조대를 만들어놓긴 했지만, 철새에겐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최 영 / 서울환경연합 생태도시팀장 : 사람이 다니는 길은 그래도 확실히 구분한다거나 철새 관찰은 철새들에게 무언가 영향을 미치지 않을 정도의 범위에서…. 더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그런 환경을 어떻게 조성할 수 있을까. 어떻게 만들고 유지할 수 있을까 초점을 맞춰야 하지 않을까 싶고요.]
우리나라를 찾는 철새의 종류와 개체 수는 꾸준히 줄고 있는 상황.
그나마 조성된 철새보호구역마저 하나둘 제 기능을 잃어가면서 도심을 가르는 철새는 쉴 곳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YTN 권준수입니다.
촬영기자ㅣ심원보
자막뉴스ㅣ이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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