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트1 끝나고 시청자들의 질타에 당황했어요. 하지만 장현·길채의 굴곡들은 사랑 이야기에 반드시 필요한 지점이라 생각했어요."
올해 가장 큰 화제를 모은 MBC 드라마 '연인' 황진영 작가는 자신이 생각하는 진정한 사랑을 이렇게 표현했다.
'연인'은 지난 여름 첫 방송해 얼마전 인기리에 종영했다. 조선시대 병자호란 속 인물인 남녀 주인공 이장현(남궁민 분)과 유길채(안은진 분)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를 그린 황진영 작가가 드디어 작품 비하인드를 전했다.
두 사람이 결국 이뤄지지 못한 채 마무리 된 파트1 이후 시청자 반응은 분분했다. ‘장채 커플’이 안 이뤄지고 끝나서 너무 답답하다는 비난도 많았다.
이에 대해 황 작가는 "장현과 길채가 엇갈리고 심지어 길채가 구원무와 결혼까지 하게 되자 많은 시청자분들이 크게 당황하셨던 것 같다. 결혼을 예정하고 파트가 나뉘어져 더욱 뜨거워진 감도 있지만 '장현을 사랑하면서도 다른 이와 결혼한다는 게 말이 되지 않는다' '길채의 감정선을 이해할 수 없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러나 크게 걱정하진 않았다. 결혼이 사랑의 증명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장현과 길채는 손을 잡고 도망치던 순간, 봉놋방에서 서로를 마주한 순간, 이미 서로가 서로에게 유일한 연인임을 알았다. 장현 역시 길채가 자신보다 구원무를 사랑해서가 아니라, 가족에 대한 책임감과 원무에 대한 의리 때문에 결혼을 선택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했다.
또 "장현이 꽃신을 버린 것은, 길채가 자신을 사랑하는 것을 몰라서가 아니라 길채가 한 번 마음 먹은 것을 되돌리는 여인이 아님을 알기에, 길채를 곁에 둘 수 없는 것이 슬프고 서러워서였다. 그리고 저는 이런 굴곡들이 사랑 이야기, 즉 멜로 드라마에는 반드시 필요한 지점들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간절하지만 오해와 입장 차이로 멀어졌다가 더욱 간절해지면서 점점 사랑이 완성되어 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사랑하는 장현과 길채를 보고 싶은 시청자분들의 간절한 바람을 고려해 파트2에서 두 사람의 마음을 보여줄 만한 몇 장면을 추가하는 노력도 했다"고 말했다.
많은 이들의 애를 태웠지만, 결말은 결국 '해피엔딩'이었다. 앞선 시청자들의 반응이 결말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물었다.
황 작가는 "애초에 결말은 열어둔 채 대본을 쓰고 있었다. 1부 실패를 쫓아가며 사계절을 지나는 길채의 장면은 마지막 엔딩 기억을 잃은 장현을 찾아가는 길채를 염두해 둔 암시였다. 다만 길채의 여정이 장현을 만나는 것으로 끝나는지, 끝내 장현을 만나지 못할지는 답을 내리지 않은 채 오래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사실 비장하게 산화하는 장현, 그런 장현을 심장에 새기는 길채를 그리고 싶은 욕망이 더 컸다"며 "하지만 시청자들 뿐 아니라, 감독님과 배우, 가족들까지 한 목소리로 ‘해피엔딩을 원한다’고 말씀하다. 고민은 있었지만, 결정적으로 저를 움직인 것은 '장현과 길채가 너무 고난이 많았다'는 말이었다. 고난 끝에 큰 슬픔을 주는 것은 가혹한 일이라 생각했고, 저 역시 슬픈 결말의 영화나 드라마는 묘하게 상처로 남아 다시 돌아보기가 아프곤 했기에, 지금의 결말을 맺게 됐다"는 비하인드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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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터뷰]]()
사진=MBC
황 작가가 가장 마음에 깊게 담은 장면은 무엇일까. 원손을 데리고 뛰는 길채, 무사히 배에 탄 후 오랑캐에게 짓밟혀지는 백성들을 보는 길채와 은애, 방두네와 종종이의 모습이다.
"실제 인물 강빈과 원손, 그리고 가상인물인 길채가 겹쳐지는 씬이었습니다. 동시에 종종이를 위해 단도로 아낙을 찍어내는 길채의 양면성, 남겨진 백성들의 비극, 이를 보는 길채와 은애, 방두네 종종이의 망연한 표정 등이 살아나며 전쟁의 비극성과 주인공의 캐릭터가 잘 살아난 씬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 장면이 없었다면 지금의 '연인'도 없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연인'을 통해 대중에게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도 언급했다.
황 작가는 "메시지를 전하겠다는 생각을 먼저 한 적은 없었지만, 항상 재미도 있고 감동도 있는 이야기를 써야 한다는 욕심을 품었다"며 "장현과 길채, 그리고 두 사람과 얽힌 다양한 인물들이 살아낸 이야기를 통해, 병자호란과 포로들이 다시 생생해지기를 기대했다. 장현의 사랑과, 길채로 대표되는 포로들의 생의 의지가 감동도 주고 재미도 주기를 바랐다. 그 재미와 감동으로 마음이 포근해졌다면, 목적은 넘치게 달성한 것"이라고 말했다.
YTN star 공영주 (gj92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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