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울의 노른자 땅으로 불리는 송파구에서 아파트 건설을 추진 중인 지역 주택조합이 부당하게 설립 인가를 받은 사실이 감사원 감사에서 적발됐습니다.
땅 주인 동의 없이 토지사용승낙서를 제출하는 식으로 인가 요건을 맞춘 건데, 감사원은 조합 인가 취소 여부를 결정하라고 통보했습니다.
이승배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송파구에 있는 주택가입니다.
주변 3만2천 제곱미터 땅에 930세대 규모의 20층짜리 아파트 건설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두 곳이 지난 2015년과 2016년 지역 주택조합 설립 인가를 받았습니다.
양쪽 조합원을 합치면 5백 명에 달합니다.
그런데 감사원 감사 결과 주택 조합 설립을 인가받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해당 조합들이 구청에 냈던 257명의 토지 사용승낙서를 확인해보니 유효 기간이 넘는 승낙서가 9건 발견됐습니다.
작성 일자가 따로 없이 복사본으로 제출된 승낙서도 52건 확인됐는데, 이 가운데 3건은 다른 조합 설립을 위해 작성됐던 서류였습니다.
5년 전에 작성했던 서류를 땅 주인 동의 없이 복사해 제출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감사에서 확인된 부당 승낙서만 빼도 조합 설립 인가 요건인 사업부지 확보율 80%에 미달한다고 감사원은 밝혔습니다.
하지만 송파구는 서류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두 조합에 설립 인가를 내줬습니다.
주택법에 따르면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설립 인가를 받은 주택조합에 대해서는 인가를 취소할 수 있습니다.
감사원은 업무를 소홀히 한 구청 직원 2명에게 주의를 요구하고, 부당하게 설립 인가를 받은 조합에 대해 인가 취소 여부를 결정하라고 통보했습니다.
[강재구 / 감사원 국민제안감사1국 제3과장 : 토지를 매수할 자금이 없어서 사업 계획 승인을 신청조차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더구나 조합 설립 인가가 취소되지 않고 사업을 추진할 경우에 신규 조합원이 모집돼 오히려 추가 피해자가 발생하고….]
해당 조합은 2년 전 전임 대행사 대표가 지인을 조합장으로 세우고 4백억 원 가까운 돈을 횡령하는 사건이 발생해 현재는 새로운 집행부가 운영하고 있습니다.
[조상호 / 현 지역 주택조합장 : 과거 인허가 상의 하자로 (인가) 취소를 피할 수 없다면 조합은 추가적인 피해를 막기 위해서 구청과 최대한 협력해서 사업을 정상화하도록 노력을 할 거고요….]
아직 청문 절차가 남아 있긴 하지만, 토지주를 뺀 나머지 조합원들이 가입비 등으로 2억 원 넘게 돈을 낸 상태여서 인가 취소로 이어진다면 진통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YTN 이승배입니다.
촬영기자: 이현오
그래픽: 김진호
YTN 이승배 (sbi@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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