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여야가 최근 도심을 가로지르는 철로를 지하로 내리고 지상 부지를 개발하는 이른바 '철도 지하화 공약'을 앞다퉈 내놓고 있습니다.
총선을 앞두고 표심을 겨냥한 거란 해석이 나오는데, 정작 재원 마련 방안엔 물음표가 달렸습니다.
김대겸 기자입니다.
[기자]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서울 신도림역에서 '철도 지하화'를 약속한 건, 국민의힘이 비슷한 정책을 공약한 지 불과 하루 만이었습니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처럼 이 대표도 직접 현장을 찾았습니다.
[이재명 / 더불어민주당 대표(어제) : 철도 때문에 사실 제일 문제가 편의성은 있는데 완전히 도심을 갈라버리잖아요. 넘어 다닐 수도 없고….]
철로를 지하로 내려 분진과 소음 피해를 줄이고, 지상 부지에 주거복합단지 등을 개발해 수익을 내겠다는 구상입니다.
부산, 대전, 호남 등 광역 철도망과 GTX 예정 구간 등 지하화 범위도 전국으로 넓혔는데, 여당 공약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개발 이슈'를 띄워 총선 표심을 자극한 걸로 보이는데, 문제는 수십조 원에 달하는 재원 조달 방안입니다.
여야 모두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하며 '민간 자본'으로 충분하단 입장인데,
[한동훈 /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그제) : 그 자체에서도 사업계획이 많이 생기지 않겠습니까? 주택이 생길 수 있고 공원이 생길 수 있고 상가가 생길 수도 있지 않겠어요? 그러면 그 부분을 민자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대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개호 /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어제) : 80조 원 내외의 사업비가 소요될 것으로 그렇게 추산합니다. 별도의 예산 투자는 저희가 고려하지 않고 있습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민자 유치에 의해서….]
건설업계 위기설까지 불거진 현재 부동산 시장을 고려하면, 민간 투자를 제대로 유치할 수 있을지 의심의 눈길이 적지 않습니다.
[김현수 / 단국대 도시계획부동산학부 교수 : (철도) 상판 부지가 비싸게 매각되고 그 주변 지역의 집값 상승이 후끈해져야 굴러가는 민자 유치가 가능하기 때문에 굉장히 제한적인 범위밖에 될 수 없고….]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은 흐지부지돼 가던 수도권 인접 도시들의 서울 편입, 이른바 '메가시티론' 논의에도 다시 불을 지폈습니다.
[배준영 / 국민의힘 의원(어제) : 제가 세 가지 법안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이 세 가지 법안은 김포, 구리, 하남시의 (편입) 법안을 저희가 이미 냈습니다.]
민주당은 사탕발림 거짓말이라고 맹비난했지만, 수도권 여론 추이를 신경 쓸 수밖에 없습니다.
여야 모두 정치적 명운이 걸린 4월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각종 개발 공약을 경쟁적으로 쏟아내고 있습니다.
듣기엔 좋은 정책일지 모르지만, 재원 마련 등 구체적인 실현 방안이 없다면, '포퓰리즘'이란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YTN 김대겸입니다.
촬영기자 : 이상은 박재상
영상편집 : 송보현
그래픽 : 이원희
YTN 김대겸 (kimdk1028@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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