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반대하며 여론전을 펴는 국민의힘은 내부적으론 위성정당 창당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4년 전처럼 공천에서 탈락한 현역 의원 등을 위성정당에 꿔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데, 셈법이 복잡해진 제3지대도 '빅텐트론'에 다시 시동을 거는 모습입니다.
나혜인 기자입니다.
[기자]
국민의힘은 유권자가 이해하기 어려운 '준연동형' 선거제를 왜 유지해야 하느냐고 거듭 따져 물었습니다.
민주당이 4년 전처럼 운동권 위성정당과 손잡고 의회 독주를 이어가겠단 거라고 맹비난했습니다.
[한동훈 /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연동형 산식 아시는 분 계세요? 복잡해서 전문가들끼리만 알 수 있는 구조, 그리고 그게 왜 나은지 설명할 수 없는 그런 선거 제도를 왜 해야 합니까?]
하지만 '과반 의석' 민주당의 방침을 뒤집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내부에선 위성정당 창당을 위한 실무 준비 작업이 한창입니다.
이미 '국민의 미래'라는 유사 당명으로 창당 발기인 대회까지 끝내는 등, 속도는 오히려 민주당보다 빠릅니다.
설 명절 이후 공천 평가가 마무리되면 탈락하거나 불출마를 선언한 현역 의원들을 탈당시켜 위성정당으로 보내는 촌극이 재연될 거란 관측이 벌써 나옵니다.
난립할 비례 정당 사이에서 눈에 띄는 기호를 받으려면 적어도 원내 3당인 녹색정의당 의석보다 많은 7석 이상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윤재옥 / 국민의힘 원내대표 : 대통령 중심제 하에서 양당제가 기본적인 우리 정치의 골격입니다. 계산기 두드려가면서 이렇게 자꾸 꼼수를 부리려고 하니까 무리가 생깁니다.]
주판알을 두드리는 '제3지대' 세력들의 손길은 더 급해졌습니다.
소수 정당에 비교적 유리한 준연동형제가 유지돼도 거대 양당이 위성정당을 내면 효과가 반감되는 만큼, 일단 뭉쳐서 몸집을 불려야 한다는 공감대가 쌓이고 있습니다.
이낙연 전 대표가 이끄는 '새로운 미래'와의 공동 창당을 거부한 이원욱·조응천 의원이 '제3지대' 통합 공천관리위원회 구성을 제안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이원욱 / 무소속 의원 : 통합 공관위는 대통합의 합의 직후 구성한다. 개혁신당 2인, 새로운 미래 2인, 새로운 선택 1인, 원칙과 상식 1인을 추천하여 구성한다.]
'제3지대' 모든 세력의 지역구와 비례대표 후보를 함께 심사하자는 건데,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즉각 찬성한다고 호응했습니다.
[이준석 / 개혁신당 대표 : 개혁신당 차원에서 원래 준비하고 있던, 또는 생각하고 있던 공천 방향성이나 이런 것과 아주 비슷하기 때문에, 통합 공관위 형태로 진행된다고 하더라도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새로운 미래'와 금태섭 전 의원이 이끄는 '새로운 선택' 역시 일단 긍정적으로 논의에 참여하겠단 뜻을 밝혔습니다.
지지부진했던 '제3지대' 통합 논의가 선거제에 가닥이 잡히자 다시 불붙는 모습입니다.
여당과 마찬가지로, 거대 양당의 공천 국면이 마무리되면 탈락자 이삭줍기에도 경쟁적으로 뛰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YTN 나혜인입니다.
촬영기자 : 이성모 한상원
영상편집 : 임종문
그래픽 : 이원희
YTN 나혜인 (nahi8@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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