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번 설 연휴는 어느 때보다 물가 때문에 걱정이 많은 명절인데요.
특히 과일 가격이 많이 오르며 정부가 협의체까지 구성했지만 단기적 효과는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김선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해 여름부터 치솟기 시작한 과일값.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먹는 사과는 이번 달 무려 95%, 지난해보다 두 배가량 올랐습니다.
설 수요를 감안해도 올라도 너무 올랐다는 반응입니다.
[이채현 / 서울 화곡동 : 제가 체감하기에는 고기보다 과일이랑 채소 가격이 훨씬 비싼 것 같아요.]
그렇다고 과일 농가가 돈을 버는 것도 아닙니다.
[박연순 / 한국과수농협연합회 전무 : 과수는 연년생 작물이라 비료나 농약이나 인건비가 계속 들어갈 수밖에 없거든요. 농민들은 사과값이 올랐다고 해서 수익을 더 올리는 것은 아니에요.]
과일 가격이 폭등한 이유는 생산량이 대폭 줄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태풍과 우박, 탄저병까지 서너 가지 재해가 겹치며 주요 과일 생산량이 급감했습니다.
문제는 앞으로 자연재해가 더 많아질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정부도 부랴부랴 협의체를 만들었지만 시설투자 등 장기적인 대책이 대부분입니다.
[지수아 / 농림축산식품부 원예경영과 사무관 ; 신품종을 많이 보급해서 자연재해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하겠고요. 농가들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차세대 과원 투자를 확대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단기적으로 내놓은 수입 과일 물량 확대는 더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농가는 물론 장기적으로 소비자들까지 힘들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김한호 /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 : 국내산이 좋다고 생각했는데 수입산 소비해 보니까 수입산도 좋거든. 소비자들 선호도가 수입산으로 넘어가고 그러다 보면 국내생산 기반은 위축되고 국내 소비기반도 위축되고 이게 악순환을 낳게 되는 거죠.]
기후문제로 더욱 어려워진 물가정책, 민심 달래기에 급급하기 보다 현명한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입니다.
YTN 김선희입니다.
촬영기자 : 이승주
그래픽 : 기내경
YTN 김선희 (sunny@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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