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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3.5% 동결...열 번째 묶인 금리, 언제 풀리나?

2024.04.12 오후 05:14
물가 상승률 목표치 수렴 확신 이후 금리 인하
농산물·기름값 뛰며 물가 경로 불확실성 커져
가계부채·부동산 PF 등 경제 리스크 상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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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늘 기준금리를 연 3.5%로 또 동결했습니다.


벌써 열 번째 동결인데요, 금리 인하 예측을 가리는 요인들은 무엇인지, 국내외 경제 상황과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경제부 나연수 기자 나왔습니다. 안녕하세요?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벌써 열 번째 기준금리 동결입니다.

이번 결정의 배경부터 짚어볼까요?

[기자]
한국은행의 물가상승률 목표치는 2%입니다.

물가 수준이 이 목표치로 수렴한다는 확신이 들면 금리 인하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두 달 물가상승률은 3%대이고, 최근 농산물 가격과 기름값이 뛰면서 도대체 이 물가가 어떤 흐름으로 갈 것인가 예견하기가 더 어려워졌습니다.

이건 미국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예측 시점도 최근 뒤로 밀리고 있어요.

지금 우리나라와 미국 금리 차가 2%p로 역대 최대로 벌어져 있는 상태인데, 물가도 잡히지 않은 상황에 굳이 연준보다 앞서 금리를 낮출 이유가 없습니다.

가계부채나 부동산 PF 부실도 여전히 우리 경제 불안요소로 남아 있고요.

그래서 금통위원들은 만장일치로 금리 동결 결정을 내린 거고요.

향후 석 달 후 금리에 대해서는 지난 2월 회의 때와 같은 의견들을 유지했습니다.

이창용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가운데 5명은 석 달 후에도 3.5% 금리를 유지하는 게 적절하다는 견해를 냈습니다.

나머지 1명은 금리 인하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이었는데요,

기조적으로 물가는 둔화 추세이고, 내수부진에 대한 대응도 필요하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앵커]
금리가 이렇게 오래 동결된 적이 또 있었나요?

[기자]
한은이 콜금리 목표제를 도입한 게 지난 1999년인데요.

지금까지 최장기 기록은 2016년 6월 9일부터 2017년 11월 30일까지, 1년 5개월 21일입니다.

당시 금리가 1.5%에서 1.25%로 내려갔다가 다시 1.5%로 올라오는 데 그만큼의 시간이 걸렸고요.

이번에는 반대로 긴축 기조죠, 지난해 1월 금리가 3.5%로 올라간 뒤 1년 4개월째 유지되고 있습니다.

금리 인하 기대 시점은 가장 이른 게 오는 7월이니, 3.5% 금리가 최장기 동결 기록을 새로 쓰지 않을까 싶습니다.

[앵커]
7월 인하설은 지난 연말부터 나오던 얘기인데요.

미국의 상반기 금리 인하를 전제한 전망이었어요.

그런데 말씀하신 것처럼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 시점도 늦춰지는 분위기라고 하니, 우리 전망에도 변화가 있을까요?

[기자]
지금은 금융통화위원 전부 하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을 예단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게 꼭 미국이 금리를 내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긴 어렵습니다.

지금으로선 미국의 통화정책보다는 국내 요인을 보고 정책을 결정할 여력이 있는 상황이라는 게 이 총재 설명인데요.

관건은 유가입니다.

유가 변동에 따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연말 2.3% 수준에 도달하지 못한다면 금리 인하가 어려울 수도 있다는 겁니다.

한은이 현재의 통화정책 기조를 얼마나 오래 유지할까를 보기 위해 기자들이 특별히 주목하는 게 있는데, 바로 결정문의 미묘한 수식들입니다.

통상 "당분간" 유지하겠다 하면 석 달, "상당 기간" 유지하겠다 하면 여섯 달 정도로 해석합니다.

최근에는 이걸 넘어서 "충분히 장기간"이라는 표현이 계속 등장했는데, 이번에는 장기간이 빠지고 "충분히"라는 표현으로 바뀌었어요.

이게 바로 하반기 금리 인하를 한다, 안 한다, 어느 한쪽의 메시지를 전하지 않기 위해서 고른 '절반의 표현'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 총재의 말 들어보시죠.

[이창용 / 한국은행 총재 : 한국은행이 '금리 인하에 깜빡이를 켰다', 이런 표현을 많이 들었는데, 사실 깜빡이를 켰다는 것은 차선을 바꿔서 좌회전하려고 준비하고 있는 거 아닙니까. 이건 한다는 얘긴데, 지금 저희 상황을 말씀드리면 깜빡이를 켠 상황은 아니고, 계속 앞으로 가려고 하다가 깜빡이를 켤까, 말까를 자료를 보고 고민하고, 그다음에 소비자물가 상승률 움직임을 보고, 그다음에 깜빡이를 켜야 한다고 생각하면 차선도 바꾸고 준비를 하겠는데….]

[앵커]
결국, 이 시점에 한은의 금리 인하 전망에 가장 주효한 변수가 된 게 '유가'로군요.

요즘 주유하기가 겁날 정도입니다.

기름값 얼마나 오른 건가요?

[기자]
오늘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은 리터당 1,681.71원입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리터당 1,560원대였습니다.

서울은 이보다 훨씬 높아서, 리터당 평균 1,753.85원입니다.

경윳값은 전국 평균 1,555.91원, 서울 평균 1,639.35원이고요.

국제유가 상승세 여파가 본격적으로 미치고 있습니다.

산유국 협의체인 오펙 플러스가 올해 상반기 감산 정책을 이어가기로 했고, 중동 지역 지정학적 불안까지 겹쳤습니다.

그나마 이달 말까지 유류세 인하 조치가 연장된 상태라 지금 이 정도인데, 이후에 서민 부담은 더 가중될 전망입니다.

정부는 일단 석유제품 가격 점검에 나섰는데요.

기획재정부 1차관 발표 들어보시죠.

[김병환 / 기획재정부 1차관 : 최근 국제유가 변동성 확대에 편승하여 석유류 등의 과도한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범부처 석유시장 점검단의 현장점검을 강화하는 한편….]

정부는 유류세 인하를 연장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지만, 그만큼 재정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어 고심하고 있습니다.

[앵커]
요즘 알뜰주유소 앞에 주유 기다리는 줄도 더 길어졌어요.

[기자]
오늘 저희 김태민 기자가 서울 화곡동에 있는 알뜰주유소 다녀왔는데, 주유기 앞이 비어있질 않더라고요.

장바구니 물가도 올랐는데, 같은 값이면 기름 한 방울이라도 더 넣으려는 운전자들이 많죠.

오늘 정부가 정유회사 4곳과 석유협회, 알뜰주유소 업계와 석유시장 점검회의를 열었습니다.

알뜰공급사와 알뜰주유소는 전체 주유소 판매가격과 비교해 리터당 30~40원 인하된 가격에 석유제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또 정부도 올해 안에 알뜰주유소 40개를 추가 선정해 조금이라도 서민 물가 부담을 낮춰보겠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고공행진 하는 게 또 있죠. 달러 가치도 올랐습니다. 오늘 또 상승 마감했다고요?

[기자]
네, 원·달러 환율은 오늘 1,370원을 훌쩍 뛰어넘었습니다.

어제보다 11.3원 더 올라 1,375.4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어제 9원 넘게 급등해 1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어제 상승분보다 더 오른 겁니다.

미국 생산자물가지수 상승률이 예상치를 밑돌았지만, 연준의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달러 값 상승을 부추겼습니다.

코스피는 1% 가까이 내려 2,680선에서 턱걸이 마감했고요,

코스닥지수는 소폭 올라 860선을 회복했습니다.


[앵커]
네, 오늘 한국은행이 결정한 기준금리와 유가, 환율과 증시까지 두루 짚어봤습니다.

나연수 기자, 고맙습니다.


YTN 나연수 (ysna@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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