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부가 협의체를 만들고 의사를 상대로 설득과 압박을 이어가고 있지만, 의료 현장 주변의 파열음은 더 거세지는 분위기입니다.
의사는 물론 병원 종사자, 의대생에 더해 환자들까지 불만을 터뜨리는 가운데 의대 병원의 외래 진료 축소도 시작됐습니다.
김주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의과대학 강의실에 있어야 할 의대생들이 법원 앞에 섰습니다.
충북대 의대생 160여 명이 정부와 충북대 총장 등을 상대로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바꾸지 말라고 가처분 소송을 낸 겁니다.
이들은 애초 의대 정원을 2천 명 늘리겠다는 윤석열 정부의 정책에 과학적 근거가 없다면서 총장이 정원 확대를 받아들이면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준성 / 충북대학교 의과대학 학생대표 : 지금도 카데바(해부용 시신) 한 구에 8명씩 붙어서 해부학 실습을 하고 있습니다. 임상 설비도 두세 개 기자재를 가지고 돌려가며 연습하는 실정입니다. 증원 강행으로 인한 학습권 침해와 의학 교육의 퇴보는 자명합니다.]
앞서 정부는 의대 증원 숫자를 대학마다 일부 자율로 돌릴 수 있게 하는 한편 원점 재검토 주장에 선을 그으며 의료계를 압박했지만, 오히려 곳곳에서 반발이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당장 집단 사직서를 낸 의대 교수들의 행보가 가장 큰 문제입니다.
정부는 모든 사직서의 효력이 오는 25일 발생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지만, 의대 교수들은 사직만이 방법은 아니라고 맞서고 있습니다.
전국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도 이미 의대 교수들은 연이은 근무와 당직으로 버티기 어려운 수준이라며, 만약 사직을 못 하게 한다면 대신 진료와 수술을 줄이는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환자들의 불만도 극에 달했습니다.
환자 단체들은 말기 암 환자의 치료조차 중단되는 극단적인 상황에 처해 있다면서, 의사에게는 사회적 대화 참여를, 정부엔 사태 정상화를 위한 결단을 촉구했습니다.
[김성주 / 한국중증질환연합회 회장 : 이 지루한 진흙탕 싸움에 왜 우리 환자만 희생을 봐야 하는가? 타협이든 양보든 이 사태를 하루빨리 끝낼 수 있는 대책을 강구해 더 이상 환자들이 피눈물을 흘리지 않도록 해주길 바란다.]
이런 가운데 충남대병원과 세종충남대병원이 의료진의 피로도를 이유로 이번 주부터 매주 금요일 외래진료를 휴진하기로 했습니다.
정부와 의사들이 여전히 타협점을 전혀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다른 의대 병원들의 진료 축소가 이어질 가능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YTN 김주영입니다.
영상편집 : 김현준
디자인 : 박유동
YTN 김주영 (kimjy081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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