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3월 미국에서 돼지 신장을 성공적으로 이식받고 퇴원한 환자가 두 달 만에 숨졌습니다.
동물의 장기를 사람에게 옮겨 심는 '이종 이식'은 최근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온전한 성공 사례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장아영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3월 살아있는 환자로는 처음으로 돼지 신장을 이식받은 리처드 슬레이먼 씨.
앞선 실패 사례와는 달리 예후가 좋았고, 수술 2주 만에 퇴원하면서 장기 이식 환자들에게 큰 희망을 줬습니다.
[타츠오 카와이 /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의사 (지난 3월) : 신장으로의 혈류가 회복되자 신장이 즉시 분홍빛으로 변하며 소변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본 신장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신장이었습니다.]
의료진은 신장이 2년 이상 제대로 기능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지만,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병원은 환자 사망 소식을 전하면서, 원인이 장기 이식 때문이었다는 징후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레오나르도 리엘라 /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신장 이식 의료 책임자 : 세상을 떠나던 날, 병원에서 환자를 봤습니다. 우리는 혈액 검사와 소변 검사에서 신장이 잘 작동하고 있다는 증거를 얻었습니다.]
장기 이식 외에 다른 방법이 없는 환자 대부분은 누군가의 기증을 기다리다 세상을 떠나고 맙니다.
사람 대신 동물 장기를 이용하는 '이종 이식'이 주목받는 이유인데, 가장 큰 난관은 면역 거부반응입니다.
슬레이먼 씨도 거부반응을 최소화하기 위해 유전자를 변형한 돼지 신장을 이식받았고, 지난달 두 번째로 돼지 신장을 이식받은 환자는 돼지의 나비 모양 면역기관인 흉선까지 함께 이식받았습니다.
[리사 피사노 / 두 번째 돼지신장 이식 환자 (지난달 24일) : 그냥 기회를 잡았어요. 최악의 경우 저에게 효과가 없어도, 다른 사람에게는 효과가 있을 수 있잖아요. 아니면 다음 사람이나 그 다음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도요.]
그러나 지난해 돼지 심장을 이식받은 환자 2명이 두 달을 넘기지 못하고 숨지는 등, '이종 이식'의 성공 사례는 아직 없습니다.
하지만 연구진은 슬레이먼 씨의 사례로 돼지 신장이 최소 몇 주 동안 투석 없이 정상적으로 기능했다는 점을 입증했다며, 절실히 신장을 찾고 있는 환자들을 위해 연구 규모를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마이크 커티스 / e제네시스 최고경영자 : 슬레이먼 씨의 유산을 기릴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이 실험과 절차에서 배우고, 다음에 무엇을 할지 알리는 것입니다. 최악은 보수적으로 생각해 멈추는 것이죠.]
YTN 장아영입니다.
영상편집 : 이영훈
디자인 : 김진호
YTN 장아영 (jay2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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