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웅 숲·방탄소년단 숲·정국 숲·도영 숲·문빈 숲'
난지한강공원을 걷던 A 씨는 목적지를 찾기 위해 지도를 켰다가 놀라운 곳을 발견했다. 산책로인 줄만 알았던 주변이 스타들의 이름을 딴 숲으로 가득했기 때문이다. '방탄 숲', '세븐틴 숲' 등 그룹명을 딴 숲부터 '도영 숲', '윈터가든 숲', 정국 숲' 멤버 개인의 이름을 딴 숲까지 한강 곳곳에 스타 이름을 딴 숲이 존재했다. 이 숲들은 어떻게 조성되는걸까.
우선 도시 숲 조성을 진행하고 있는 서울환경연합은, 단체 혹은 팬클럽 이름 숲 조성에 대해 공식 카카오톡채널을 통해 문의를 남겨 주면 담당자가 연락을 준다고 안내하고 있다. 숲 조성은 기부를 통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숲 조성하려면 얼마나 기부해야 할까?'
많은 사람들이 숲 조성에 대해 가장 궁금한 점은 바로 기부 규모다. 일정 금액 이상 기부를 해야 숲 조성이 되는 건지, 아니면 기부 규모와 상관없이 기부만 진행하면 숲 조성이 되는지다. 이에 대해 서울환경연합 관계자는 YTN에 "스타 숲과 관련해서는 기준이 되는 예산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경우에 따라 달라 '통상적으로 얼마다'라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답했다. 서울환경연합 관계자는 "장소들이 많이 없다 보니까 어느 정도 규모가 나와야지만 진행이 가능하다"며 "즉 나무의 수량이 나와야지만 진행이 가능하다. 예를 들면 일반 동아리에서 한 20% 정도 나무를 심고 싶다고 하면 진행이 좀 어렵다. 통상적으로 작은 규모는 진행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우리가 일반적인 공원 같은 곳에 나무를 심는다고 하면, 거기에 따른 나무의 종류로 다를 거고, 거기에 들어갈 수 있는 나무 수량도 다르기 때문에 이게 딱 통상적으로 얼마라고 말씀드리긴 어렵다"며 "과거에 기업과 진행한 사례로 보면 '1인당 10만 원의 참가비로 묘목 다섯 그루 정도 제공한다' 이렇게 진행했던 적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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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환경연합 블로그
'한 번 조성된 숲은 영원히 지속될까?'
팬들이 본인이 응원하는 스타들의 생일, 데뷔 등을 축하하기 위해 진행하는 지하철 광고 등은 기간이 존재한다. 그렇다면 스타의 이름을 딴 숲은 영원히 지속되는걸까. 서울환경연합은 한 번 숲이 조성되면 계속 유지가 된다고 했다. 서울환경연합 측은 "당연히 나무를 심었는데 그걸 또 옮겨 심거나, 파내거나 이런것들을 하진 않는다"고 강조했다. 다만 예외의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현재 난지한강공원에 위치하고 있는 '정국숲4호'는 기존에는 이촌 한강공원에 조성됐었다. 이촌한강공원 쪽이 침수가 있는 지역이어서 난지한강공원쪽으로 옮기게 된 것이다. 서울환경연합 측은 '정국숲4호' 기부자께 안내를 드리고 기부자도 동의를 해주셔서 옮기게 됐다고 했다. 그 외에는 처음 숲을 조성했던 곳에서 여전히 나무가 자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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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지도 화면 캡처
'사후에는 어떻게 관리되고 있나?'
숲이 조성된 이후에는 서울환경연합이 상시적인 모니터링을 꾸준히 진행한다. 또 숲이 조성되어 있는 장소 관할 기관이 관수, 예초 등을 담당하고 있다. 해당 숲을 함께 조성한 팬들 또한 비정기적으로 방문해 숲을 함께 가꿔나가고 있다고 한다. 서울환경연합 측은 "트위터 등 SNS를 보면 숲을 방문한 후기들을 공유해주신 경우들이 많다"며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팬들들도 계신 거로 안다"고 했다.
실제 SNS를 살펴보면, 해당 숲 스타의 생일 등 기념일에 팬들이 함께 모여 찍은 인증 사진이나 피크닉을 즐긴 사진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또 네이버 지도 검색에도 블로그 후기가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한국을 찾은 해외 팬들의 성지순례 명소가 되기도 했다.
팬 대신 기업에서 진행해 주는 스타 숲도 존재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음악플랫폼 '멜론'은 내가 응원하는 아티스트의 이름으로 숲을 조성하는 친환경 프로젝트 '숲;트리밍'을 통해 스타 숲을 함께 조성하고 있다. 멜론을 통한 숲 조성은, 멜론 정기결제권을 이용하는 동안 '숲;트리밍' 페이지에서 좋아하는 아티스트 이름을 선택만 해두면 매월 결제금액의 최대 2%가 자동으로 적립된다. 이후 해당 아티스트 앞으로 총 2,000만 원이 적립되면 모든 금액이 서울환경연합으로 기부되어 서울시 내에 아티스트 이름을 딴 숲을 조성한다. 이렇게 조성된 숲이 '방탄소년단 1,2호 숲', '임영웅 숲', '세븐틴 숲'이다. 최근에는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숲', 'NCT 숲'이 조성됐다.
서울환경연합이 도시 숲 조성을 독려하는 이유는 뭘까. 이들은 가장 큰 이유로 '기후 위기 대응'을 꼽았다. 서울환경연합 측은 "(환경) 전체적인 문제에 대해 대응하고 그다음에 이 숲을 도시에다가 심기 때문에 그곳에 있는 동·식물이라던지 생물 다양성 증진에도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저희가 하고자 하는 목표를 갖고 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 이은비 기자
YTN 이은비 (eunbi@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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