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시청역 역주행 사고 이후에 많은 분이 인도를 걷다가 봉변을 당하진 않을까 걱정하실 텐데요.
그런데 이게 기우가 아닌 것 같습니다.
서울에 있는 방호울타리 중 대부분이 빠르게 달리는 차를 버티기엔 역부족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표정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달리는 차에 부딪힌 울타리가 산산이 조각납니다.
지난 1일 서울 시청역 교통사고 현장에 설치돼 있던 보행자용 방호울타리인데 9명의 목숨을 지키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무단 횡단을 막기 위한 용도로 설치돼 있어 돌진하는 차량으로부터 희생자들을 보호하지 못한 것입니다.
[서해남 / 서울 남현동 : 아무래도 그 사건 이후로 이런 도로를 걸을 때도 바깥쪽보다는 안쪽으로 걷는 습관이 자연스럽게 생긴 것 같습니다.]
반면 차량용 방호울타리는 경로에서 벗어나는 차량을 막는 용도로 설치됩니다.
시속 100km로 달리는 2톤 무게의 승용차에도 버틸 수 있습니다.
현재 서울에는 약 만2천 개의 방호울타리가 설치돼 있는데 그 중 17퍼센트만이 차량용 울타리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80퍼센트 이상은 차로부터 사람을 보호할 수 없다는 얘기입니다.
시청역 사고처럼 인도에 있는 보행자를 차가 들이받는 사고가 늘고 있지만, 그에 맞춘 보호 장치가 턱없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매년 사고가 반복적으로 일어나는데도 이렇다 할 조치를 취하지 않은 곳도 있습니다.
제가 나와 있는 이곳 사거리에서는 지난 3년간 차량이 보행자를 들이받는 사고가 서른 번 가까이 발생했습니다.
하지만 보시는 것처럼 인도 주변에는 울타리를 비롯해 아무런 보호장치가 설치돼 있지 않습니다.
전문가들은 보행자 위험지역에 대한 전수조사 이후에 견고한 방호울타리를 확대 설치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임재경 / 한국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전체 가로에 차량용으로 설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교통사고의 위험성이 높은 구간들은 조사해서 충분한 강도를 갖는 고강도 울타리를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는 있습니다.]
시청역 사고 이후 서울시와 경찰청은 방호울타리와 관련한 광범위한 개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YTN 표정우입니다.
촬영기자 : 이규
YTN 표정우 (pyojw032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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