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남편에게 이혼을 요구했다가 정신병원에 강제로 입원했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영문도 모른 채 두 달 넘게 병원에 갇혔던 여성은 법원에 인신보호구제 청구를 한 뒤에야 풀려날 수 있었습니다.
윤웅성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해 12월 17일, 양육 문제 등으로 다투던 남편에게 이혼을 통보한 지 일주일쯤 지났던 그날 밤,
갑자기 사설 응급구조사들이 집에 들이닥쳤습니다.
30대 주부 A 씨를 정신병원으로 데려가기 위해서였습니다.
[A 씨 / 주부 : 웬 남자 두 명하고 들어오더라고요. 갑자기 들어와서 저보고 정신병원에 가야 된다고….]
A 씨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했지만, 법적 보호자들이 동의한 '보호 입원'이라는 응급구조사들의 말에 개입할 수 없었습니다.
결국, A 씨는 강제로 차에 태워져 병원으로 향했습니다.
[A 씨 /주부 (지난해 12월 17일) : 저한테 왜 그러시냐고요. 왜 그러시냐고요. (휴대전화 하지 마세요. 하지 말라는 거예요. 지금 여기 집 아니에요. 좋게 이야기했어요.)]
정신건강복지법상 보호 입원은 2명 이상의 법적 보호자가 신청하고, 정신과 전문의가 입원이 필요하다고 진단한 경우에 가능합니다.
보호입원을 신청한 건 A 씨 남편과 시어머니.
병원 진료 기록에는 환각, 망상, 흥분, 우울증 등 각종 증상으로 입원이 필요하다고 적혀 있었습니다.
하지만 A 씨는 입원 과정에서 정신과 진료를 받은 적이 없다고 말합니다.
이전에 정신 질환을 앓은 적도 없었고 육아 휴직 전까지 멀쩡히 10년 넘게 한 직장을 다녔습니다.
[A 씨 / 주부 : 황당하죠. 말도 안 되고 (정신)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은 적도 없고 13년 가까이 회사 생활을 하고 있었고….]
하지만 A 씨는 영문도 모른 채 병원에 갇혀 진정제 등 향정신성 약을 먹으며 두 달 넘게 보내야 했습니다.
외부와 단절된 가운데 간신히 연락이 닿은 지인을 통해 법원에 인신보호구제 청구를 한 끝에 어렵게 자유의 몸이 된 겁니다.
[A 씨 지인 : TV에서만 보고 70~80년대에 이런 일은 있었다, 그런 얘기만 들었지. 지금 같은 시대에 이런 일이 있을 거라고는 전혀 생각을 못 했죠]
A 씨는 남편과 시댁 식구, 병원 관계자들을 정신건강복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했습니다.
취재진은 여러 차례 남편에게 연락을 취했지만, 답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해왔습니다.
경찰은 A 씨에 대해 범죄피해자 보호 조치를 하고,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YTN 윤웅성입니다.
촬영기자;홍성노
디자인;김효진
YTN 윤웅성 (yws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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