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키이우 콘서트장 급습해 남성들 강제 징집

심각한 병력 부족에 시달리는 있는 우크라이나의 모병관들이 수도 키이우 중심가에서 젊은 남성들을 강제로 끌고 가 입대시키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소셜미디어에서 확산하고 있습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지난 12일 우크라이나 인기 록밴드 오케인 엘지의 공연이 열린 키이우 시내 실내경기장 앞에서 모병관들이 강제로 서류 검사를 진행하려다 젊은 남성들과 충돌했습니다.

모병관들은 현장에 있는 남성 전원을 대상으로 서류 검사를 진행하면서 검사를 거부하거나 문제가 있는 서류를 제시한 사람들을 즉석에서 입대시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셜미디어에 공유된 한 영상에는 "내게서 물러나라"고 외치며 끝까지 저항하던 남성이 결국 모병 데스크로 끌려가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우크라이나 모병관들은 인근 쇼핑센터와 인기 레스토랑 앞에서도 같은 검사를 진행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습니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3년째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는 심각한 병력 부족에 시달리면서 올해 4월엔 징집 기피자 처벌을 강화하고 징집 대상 연령을 '27세 이상'에서 '25세 이상'으로 확대했습니다.

또 최근엔 러시아와 마찬가지로 죄수까지 징병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입대를 꺼리는 분위기가 팽배해진 까닭에 병력난은 여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올렉산드르 다닐리우크 연구원은 "군에 동원되는 것이 죽거나 장애인이 돼서야 퇴역할 수 있는 일방통행 티켓으로 여겨지기 시작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서방 정보기관은 이번 전쟁에서 러시아군이 65만 명이 넘는 사상자를 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군 사상자는 그 3분의 1 혹은 4분의 1 수준일 것으로 추산되지만, 전쟁 전 전체 인구가 약 3천500만 명이란 점에 비춰보면 결코 적은 수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또 징집에 대한 공포가 커지면서 목숨을 걸고 국외로 탈출하는 남성들도 속출하고 있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습니다.



YTN 유투권 (r2kwon@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