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연내에 메르코수르(남미공동시장)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유럽 농가의 반발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현지 시간 13일 벨기에 브뤼셀의 EU 본부 앞에서 농민 200여 명이 트랙터를 끌고 와 깃발을 흔들며 유럽연합과 메르코수르 간의 무역 협정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고 전했습니다.
시위 참가 농민들은 그동안 줄곧 자유무역 협정에 반대해 왔다며 "이 협정은 농민들에게 공정한 가격을 제공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남미와 FTA를 가장 반대하는 곳은 프랑스로, 프랑스 상·하원과 유럽의회 의원 622명은 전날 일간 르몽드를 통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앞으로 FTA에 반대하는 공개서한을 보냈습니다.
이들은 서한에서 "프랑스가 제시한 세 가지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는데도 EU 집행위가 몇 주 내에 협정안을 EU 이사회와 의회에 제출해 승인받을 준비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앞서 프랑스는 EU로 수입되는 상품이 아마존 열대우림 등 생태계 파괴를 악화하지 않도록 보장해야 하고 파리기후변화협정, EU의 위생·환경 기준을 메르코수르 국가도 동일하게 지키도록 하는 거울 조항을 도입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프랑스 의원들은 "1999년 EU와 메르코수르 협상이 시작된 이래 이베리아반도 크기의 아마존 삼림 벌채가 이뤄졌다"며 현재 남미의 상황은 파리협정과 양립할 수 없다는 게 프랑스 의원들 의견입니다.
이들은 프랑스의 농약 살포량은 ㏊당 3.6㎏인 반면 브라질은 6㎏이며,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에서 사용되는 50만 종의 농약 중 약 150종은 유럽에서 금지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유럽에서 금지된 항생제와 같은 가축 성장 촉진제도 남미에서는 여전히 광범위하게 사용된다고 비판했습니다.
의원들은 "이런 환경, 건강. 동물 복지 기준의 격차로 유럽 소비자 건강이 심각히 위험해지고 EU의 엄격한 규제를 적용받는 우리 농업 생산자는 불공정 경쟁해야 한다"며 "이런 이유로 우리는 이 협정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메르코수르는 아르헨티나, 브라질, 파라과이, 우루과이, 볼리비아로 구성된 남미경제공동체로 EU와 메르코수르는 20년에 걸친 FTA 협상 끝에 2019년 원론적인 합의를 이뤘지만 EU가 환경보호 의무 등 새로운 조건 추가를 요구하면서 교착 상태에 빠졌습니다.
하지만 최근 양측이 논의를 재개하면서 연말에 최종 서명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앞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18일 브라질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 유럽만 준비되면 협정에 서명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유럽은 약 2억6천 명의 소비 시장을 가진 메르코수르와 FTA 협정을 체결할 경우 EU 기업의 상품과 서비스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미국과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이 커지는 상황에서 EU와 남미 간 전략적 동맹을 강화하고 글로벌 무역에서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할 중요한 기회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YTN 김잔디 (jandi@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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