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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미루는 내연남 살해 후 쌍둥이 동생과 얼굴 똑같이 성형한 여자의 말로

2024.11.19 오후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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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미루는 내연남 살해 후 쌍둥이 동생과 얼굴 똑같이 성형한 여자의 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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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4.5 (06:40~06:55, 12:40~12:55, 19:40~19:55)
■ 방송일 : 2024년 11월 19일 (화)

■ 진행 : 이원화 변호사
■ 대담 : 한진구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이원화 변호사(이하 이원화) :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됐던 걸까 생각하게 되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한때 연인이었던 A 씨와 B 씨는 아마도 첫 만남부터가 그렇지 않았을까요? 지인의 소개로 만나 서로에게 애틋한 감정이 생겼다는 A 씨와 B 씨. 남녀 사이에 감정이 생긴 게 뭐 그리 대수냐 싶겠지만 문제는 B 씨가 이미 결혼을 한 유부남이라는 사실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두 남녀는 결혼을 전제로 계속해서 내연관계를 이어갔다고 하죠. 그렇게 2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당신을 사랑한다며 이혼하겠다던 남자는 시간이 지나도 좀처럼 이혼할 기미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119에 직접 신고 전화를 건 사람은 바로 내연녀 A 씨였습니다. 하지만 경찰 조사를 한 번 받고 난 후 A 씨는 종적을 감춰버렸는데요. 어찌 된 일인지 A 씨를 찾아내기란 쉽지 않았다고 하죠. 그리고 그럴 수밖에 없는 아주 놀라운 사실이 밝혀졌는데요. 과연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요? 사건 X파일 지금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 X파일 이원화입니다. 오늘도 로엘 법무법인 한진구 변호사와 함께합니다. 변호사님 어서 오세요.

◇ 한진구 변호사(이하 한진구) : 네 안녕하세요. 로엘 법무법인의 한진구 변호사입니다.

◆ 이원화 : 모든 사건이 그렇습니다만 정말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졌던 것 같다 이런 생각이 많이 드는 그런 사건이었던 것 같습니다.

◇ 한진구 : 이 사건의 첫 단추를 한번 보시면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범인 김 모 씨는 지인의 소개로 당시 유부남이었던 A 씨를 만나게 되었는데요. A 씨는 유부남이었는데 어찌된 일인지 두 사람은 결혼을 전제로 약 2년 동안 내연 관계를 이어갔습니다.

◆ 이원화 : 변호사님도 뭐 사건 많이 다뤄보셔서 아시겠지만 언젠가 이혼하고 당신이랑 살 거다 이렇게 이야기하고 정작 이혼을 하지 않는 이런 케이스들 정말 정말 많죠?

◇ 한진구 : 네 그렇습니다. 배우자가 있는 쪽에서 내 결혼 생활은 사실상 끝났다며 곧 이혼할 것 같이 이야기하지만 끝내 이혼도 하지 않고 그렇다고 내연관계도 청산하지 않고 부정행위를 이어가는 경우를 저도 많이 보았습니다. 그런데 오늘 저희가 다룰 이 사건도 비슷한 경우라고 보이네요.

◆ 이원화 : 아무튼 다시 사건으로 돌아와 보겠습니다. 말씀해 주신 대로라면 햇수로는 2년 내연관계를 이어온 거잖아요. 굉장히 오래 지속이 됐겠네요.

◇ 한진구 : 네 그렇습니다. 그런 내연 관계가 2년씩이나 이어져 온 것인데요. 유부남인 A 씨가 역시나 본처와 이혼하지 않으면서 점점 내연 관계는 악화하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 이원화 : 쉽지 않죠.

◇ 한진구 : 그러던 어느 날인 2014년 1월 9일에 이 사건이 발생하게 된 것인데요. 당시 A 씨는 술을 마신 채 범인 김 씨의 오피스텔에 찾아갔습니다. 그런데 A 씨가 본처와 이혼하지 않는 것에 대한 불만이 가득했던 김 씨는 왜 이혼을 하지 않느냐며 A 씨에게 따졌고 두 사람은 언쟁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 이원화 : 그게 언쟁으로 시작했지만 몸싸움으로까지 이어졌던 모양이죠.

◇ 한진구 : 네 두 사람은 언쟁을 이어나갔는데 이 다툼은 곧 심한 몸싸움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범인은 몸싸움 도중에 집 안에 있던 흉기로 돌연 A 씨를 찔렀던 것입니다. 한편 여성은 곧바로 119에 신고를 하였습니다. 신고 시간은 9일 새벽 1시 2분으로 기록되어 있는데요. 경찰과 구급대원이 현장에 도착하였을 때 A 씨는 이미 사망한 뒤였습니다.

◆ 이원화 : 그래도 뭐 도주하지 않고 신고를 바로 했네요. 이 사람이.

◇ 한진구 : 네. 흉기로 피해자를 찌른 범인이 바로 신고를 했다는 것을 보고 저는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겠다는 것인가 했는데요. 그런데 범인은 신고를 하면서 A 씨가 흉기로 스스로를 찌른 것이라고 이야기했다고 합니다. 이어진 경찰 조사에서도 범인은 A 씨가 스스로 자해를 했다고만 진술하였다고 하는데요. 그런데 당시 담당 경찰관에 따르면 사건 현장에는 약간의 다툼 흔적도 있었다고 합니다. 이에 대하여 사망 원인을 자세하고 명확하게 밝히기 위해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A 씨에 대한 부검을 의뢰하였습니다.

◆ 이원화 : 부검 결과가 어떻게 나왔습니까?

◇ 한진구 : 예상하셨겠지만 부검 소견은 타살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었고, 특히 흉기에 찔린 각도를 보았을 때 자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한편 경찰은 당시 유력한 용의자로 이미 범인인 김 모 씨를 지목하고 있었던 상황이었는데요. 부검 결과가 나왔으니 이제 추가 조사를 하여야 하는 시점이었는데 여기서 문제가 발생했던 것입니다.

◆ 이원화 : 무슨 문제였죠?

◇ 한진구 : 조금 전에 말씀드렸던 사건 당일에 이어진 경찰 조사를 마친 범인이 조사를 마친 직후 귀가하자마자 바로 도주하여 잠적하였던 것입니다. 경찰이 추가 조사 등을 위해 급하게 집에 찾아가 봤지만 범인은 집에도 들어오지 않았고, 또 나중에 확인해 보니 범인은 조사를 마친 후 바로 보유하고 있는 예금 등에서 모두 현금을 인출하고 추가로 현금 서비스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이원화 : 아무래도 수사를 받다가 자신에게 혐의가 있는 걸 들킬 것 같다 이런 생각을 하고 도피 자금을 마련해서 도망을 간 것 같아요.

◇ 한진구 : 네 아무래도 사건 현장에 자신의 범행에 관한 증거나 단서들이 많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범인이 얼마나 치밀하게 숨었는지 시간이 지나도 범인인 김 모 씨의 행적이 도무지 나오지 않았습니다. 더군다나 다른 사건과는 다르게 이 사건에서 범인을 찾기 힘들었던 결정적인 또 하나의 이유가 있었습니다.

◆ 이원화 : 뭐였을까요?

◇ 한진구 : 네, 바로 이 범인에게는 일란성 쌍둥이 여동생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범인이 도주하며 잠적했을 당시 범인의 쌍둥이 동생도 함께 잠적하였던 것인데요. A 씨가 사망하고 또 경찰 조사를 받은 직후 범인은 수사망이 빠르게 좁혀올 것이 두려워져 이내 쌍둥이 동생과 도주할 것을 계획합니다. 그리고 더 놀라운 것은 도주 기간 중 범인은 성형 시술을 받아 쌍둥이 동생과 외관상 이전보다 더 똑같아졌다는 것입니다. 이야기만 들어도 수사기관이 얼마나 수사에 난항을 겪을지가 예상되는 대목인 것 같습니다.

◆ 이원화 : 무슨 영화 같은데요?

◇ 한진구 : 네 이렇게 성형 시술까지 하여 외모가 거의 같은 일란성 쌍둥이가 있으면 당연히 수사가 어려워질 수밖에 없는데요. 예컨대 어렵사리 범인의 행적을 발견하여도 이것이 과연 범인 자신의 행적인지 쌍둥이의 행적인지를 면밀히 파악하고 움직여야 하는데 이것이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만약 섣불리 검거에 나섰다가 범인이 아닌 쌍둥이였다는 것으로 밝혀지면 범인은 더 꽁꽁 숨을 것이니 말이죠. 또한 이 사건에서 범인과 쌍둥이 동생의 경우 당시 담당 경찰관에 따르면 자신들의 명의로 무엇인가를 사용한 것이 하나도 없으며 휴대전화든 신용카드든 다 사용하지 않고 현금으로 결제하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오피스텔 거주 등 꼭 명의를 사용하여야 할 일이 있다면 철저하게 쌍둥이 동생의 명의로 활동하였다고 합니다.

◆ 이원화 : 쌍둥이 여동생까지 도와주면서 굉장히 치밀했던 걸로 보이는데 그런데 어떻게 잡히게 된 거죠?

◇ 한진구 : 네 이렇게까지 철저하게 도피하였던 범인이 검거된 계기는 의외로 허술하였던 것인데요. 바로 쌍둥이 동생의 이름으로 신청된 도시가스와 케이블 방송이 확인되었던 것입니다.

◆ 이원화 : 1년 넘게 도피 생활이 이어지다 보니까 아무래도 이제 잡힐 일이 없겠다 방심을 했던 것 같고 이게 이제 뭐 신청된 지역이나 이런 것들이 좀 다르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이 들어요.

◇ 한진구 : 네 아무래도 범인 입장에서는 1년 넘게 성공적으로 도피 생활을 하다 보니 다소 긴장이 풀렸을 수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경찰은 해당 지역 일대 편의점 CCTV 등을 분석해 범인의 거주지를 특정할 수 있었고, 이렇게 꼬리가 밟히고 소재가 파악된 범인은 경찰에 검거되었습니다. 곧이어 범인 김 모 씨는 살인 혐의로 구속되었고 A 씨를 살해하였다는 범죄 사실로 구속 기소되었습니다.

◆ 이원화 : 재판 결과는 어떻게 나왔죠?

◇ 한진구 : 네 이 사건의 1심 판결문을 보면 피고인 김 모 씨는 피고인이 피해자를 위협하고자 부엌칼을 든 사실과 피해자가 부엌칼에 왼쪽 가슴을 찔려 사망한 사실은 인정하나 피고인은 살인의 고의를 가지고 피해자를 부엌칼로 찌른 사실은 없다고 주장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피고인의 주장에 대하여 이 사건을 맡은 서울서부지방법원 담당 재판부에서는 피고인에게 미필적으로나마 살인의 고의가 있었음이 인정된다고 보아 살인의 점에 대하여 유죄로 판단하며 김 모 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하였습니다. 재판부는 판결 이후에서 당시 흉기가 A 씨의 두꺼운 외투를 뚫고 관통한 점 등으로 비추어 상당히 강한 힘으로 찌른 것으로 판단되고 그런 행위로 피해자가 사망할 수 있다는 것을 예견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하여 검사는 징역 10년은 너무 가벼운 판결이라며 항소하였습니다.

◆ 이원화 : 그렇죠 징역 10년은 좀 가볍다고 보이네요. 이 여성의 말은 자신 때문에 죽은 건 맞지만 애초에 죽일 생각이 아니었다라는 거잖아요.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 이건데 그리고 재판부는 이걸 받아들이지 않았던 거고요.

◇ 한진구 : 네 1심 재판부는 그러한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그대로 살인죄를 인정하였던 것입니다. 한편 검사가 항소하여 진행된 항소심을 맡은 서울고등법원 담당 재판부는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의 징역 10년형을 유지하였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범행 직후 도피 자금을 마련하여 상당 기간 도피하는 등 죄책이 매우 무겁다라고 하면서도 피고인이 피해자와 다투던 중 우발적으로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점, 피고인이 자신의 범행을 뉘우치면서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있는 점, 피고인에게 별다른 범죄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이유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였습니다. 이 판결에 대하여 변호사로서의 생각을 조금 덧붙이자면요. 피고인은 자신에게 살인의 고의가 없으니 살인죄가 적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였던 것 같습니다. 살인죄가 적용되기 위해서는 행위 당시 살인의 고의가 있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고 또 고의 유무를 판단하기 위한 여러 이론적 논의가 있겠지만 실무적으로는 사건 당시 상황을 보고 피고인의 고의 유무를 판단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는 범인이 흉기로 A 씨의 왼쪽 가슴 부위를 찌른 점 그리고 찌른 강도가 상당히 강했던 점 등에 비추어 봤을 때 행위 당시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 이원화 : 형량에 관해서 조금 말씀을 드리자면 10년이라는 형량이 물론 이제 뭐 과거이기 때문에 지금이랑 동일선상에서 놓고 판단을 할 수는 없지만 좀 가볍게 보이는 건 사실이에요. 살인인데. 근데 이 어쨌든 피고인이 그 당시에 피해자와 내연관계를 유지를 하면서 장기간 동안 이혼할 거라는 그런 믿음을 가지고 시달려왔다는 거 이런 부분이 범행의 동기로서 어느 정도는 좀 참작이 되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이 들긴 합니다. 그런데요 궁금한 게 쌍둥이 여동생이 있었잖아요. 사건 들여다보면 범죄자의 도피를 도운 정도가 아니라 그 이상이다 이 말입니다. 처벌을 받았습니까?

◇ 한진구 : 네 범죄자의 은닉이나 도피를 도운 경우에는 우리 형법상 범인 은닉죄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는데요. 이 사건에서 그 쌍둥이 동생은 처벌을 받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범인 은닉죄는 친족 또는 동거의 가족이 본인을 위하여 범한 때에는 처벌하지 않는다는 형법의 규정이 있기 때문입니다.

◆ 이원화 : 가족이라고 해도 죄가 성립되지 않는다. 심지어 살인범을 이거 동의할 수 없다는 생각 가진 분들도 많으실 것 같은데요. 변호사님 생각은 어떠세요? 그리고 해외에도 이런 법이 있나요? 혹시

◇ 한진구 : 네 변호사님 말씀대로 이거 동의 못하겠다는 청취자분들 많으실 것 같습니다. 제 생각에는 범인 은닉 또는 범인 도피가 치안을 악화하고 국가적 법익을 침해하는 가볍지 않은 범죄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으나 사실 범인의 친족으로 하여금 범인을 숨겨주지 않고 적극적으로 경찰에 신고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그 입장에 서서 생각했을 때는 어려울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참고로 해외의 경우에도 유사한 규정이 있습니다. 독일에서는 우리나라의 범인 은닉죄와 유사한 처벌 방해죄를 규정하고 있는데요. 독일에서도 친족을 위하여 처벌 방해 행위를 한 경우에는 처벌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합니다.

◆ 이원화 : 사건 엑스파일 오늘은 자신의 내연남을 살해한 뒤 성형 시술을 받고 무려 1년 3개월 동안이나 도피 생활을 이어갔던 마포 내연남 살인 사건 살펴봤습니다. 내연관계라는 도덕성이라든지 죽음으로 이어진 폭행이라든지 이 부분을 떠나서요. 이 사건을 살펴보면서 가장 마음이 쓰였던 건 사망한 남성의 가족이었습니다. 마음 편히 슬퍼할 수도 분노할 수도 없었을 가족들에게 남겨진 그 마음의 상처는 도대체 어떻게 보듬어줄 수 있는 걸까요? 세상에 법과 제도로 어쩔 수 없는 것들이 너무 많은 것 같습니다. 오늘 저희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여러분은 모두 변호 받아 마땅한 사람들입니다. 사건 X파일 여러분 고맙습니다.


YTN 김세령 (newsfm0945@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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