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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토해도 "질병 결석 불가"... 대학 채플 상식 밖 기준에 분노 [지금이뉴스]

지금 이 뉴스 2025.12.09 오전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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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통사고로 뇌진탕에 다리 깁스까지 했는데, 사고일이 채플 당일이 아니라 전날이라고 질병 결석 인정을 못 받았어요."

지난달 25일 대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올라온 글입니다. 최근 총학생회 선거에서 ‘채플 확대’ 공약을 앞세운 후보가 출마한 것을 계기로 일부 미션스쿨에선 해묵은 의무 채플 논란이 재점화됐습니다. 특히 졸업하려면 8학기 채플 이수가 의무인 이화여대 에브리타임엔 관련 불만과 경험담이 잇따랐습니다.

이화여대 3학년 A씨는 지난 2023년 11월 갑작스러운 심장 조임과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증상을 겪었습니다. 결국 자정에 대학병원 응급실에 실려가 격리 병동에 입원하고 수혈까지 받았지만, 그날 오전 10시 채플에 대한 질병 결석을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A씨는 지난달 27일 인터뷰에서 “당시 코안 쪽 혈관이 다 터져 입으로 피 토하며 쓰러졌다”며 “하루에 약 18알 먹으면서 그 다음 주 특별 보충 채플을 들었다”고 했습니다. 이어 “교목실에 입·퇴원 확인서를 제출했지만 직계존속 사망과 코로나 확진만 인정된단 답을 들었다”며 “병이 생긴 것도 하늘이 무너지는데, 고작 그런 일로 결석을 인정해줄 수 없단 학교 태도가 더 상처였다”고 말했습니다. 중앙일보는 이화여대 교목실에 결석 인정 기준을 문의했지만 “회신하기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채플 미이수로 추가 학기를 듣거나, 한 주 시간표에 같은 내용의 채플을 4번 몰아 듣는 사례도 있습니다. 에브리타임에는 ‘채플 대리 출석 2만원에 구한다’는 내용의 글도 종종 올라옵니다.

이화여대보다 기준이 낮지만 연세대·명지대 등도 졸업을 위해 4학기 채플 이수를 요구합니다.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에 따르면 국내 대학의 80%가 사립이고, 이 중 30% 이상이 종립대학입니다. 이런 학교들은 설립 이념과 종교 교육의 자유에 근거해 채플을 운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애초 취지와 달리 대강당 등에서 대규모로 진행되는 채플에선 출석 체크만 하는 식으로 흐르는 게 현실입니다.

의무 채플 논란은 오래간 반복돼왔습니다. 2005년에는 연세대 학생들이 강제 이수에 반대하며 1인 시위를 벌였고, 2007년에는 숭실대 학생들이 ‘종교의 자유 침해’라며 헌법소원을 내기도 했습니다. 같은 해 3월 헌법재판소는 이 헌법소원을 각하했습니다. 교육부 장관에게 채플 규정을 시정할 법적 의무가 없어 공권력이 개입할 수 없단 이유에서였습니다.

전문가는 채플 운영 방식의 유연화를 강조했습니다. 함승수 명지대 교육대학원 교수(사학법인미션네트워크 사무총장)는 “한군데 모여 이뤄지는 대규모 집체식 채플은 실효성이 낮다”며 “비종교인이 늘어나는 상황을 고려해 소그룹 채플이나 멘토링 등 학생 거부감이 적은 방식으로 건학 이념을 구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오디오ㅣAI 앵커
제작ㅣ최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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